또 위기… ‘정도경영’ 빛 볼까

CEO In & Out /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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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정부의 수출규제에 반발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며 다이소에 또 불똥이 튀었다. 국민들 사이에서 ‘다이소는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있어 불매 브랜드 리스트에 추가돼야 한다는 여론이 나온 것. 다이소가 지분 보유사인 일본의 ‘대창’산업의 한국식 발음이라는 점에서 이런 오해는 더욱 깊어졌다.


박정부 아성다이소 대표이사. /사진=뉴스1 DB

◆좋은 상품=기업이미지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이 후회하는 지점도 이 부분이다. 그는 몇년 전 인터뷰에서 “다이소에 가면 ‘다있소’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다이소산업 브랜드를 갖다 쓴 것인데 생각해보니 경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이 한국에서 반일감정이 싹틀 때마다 혹여 다이소에 타격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유다.

다이소는 한국기업이다. 한국 다이소와 일본 다이소는 별개 회사다. 박 회장은 1997년부터 국내에서 ‘아스코이븐프라자’라는 생활용품매장을 운영해왔다. 이후 2001년 일본 다이소산업(대창산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투자받아 사명을 ‘아성다이소’로 바꿨다. 다이소산업의 지분은 34.21%로 나머지는 박 회장을 포함해 모두 한국 지분이다. 종업원도 모두 한국인으로 다이소를 한국기업으로 보는 데 무리가 없다.

아성다이소 측도 “일본 다이소와 같은 브랜드 이름을 쓴 건 맞다. 상품 독점 공급 협약을 맺으면서 로열티 없이 상표명만 가져온 것”이라며 “회사의 의사결정 및 직원들 간 교류를 전혀 하지 않으며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5년 전 브랜드 이름 교체를 고민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일본기업 논란에도 다이소가 국내 고객들 사이에서 ‘다있소’를 연상시키며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와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이소 매장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만 100개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9785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14년 56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251억원으로 늘었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다이소의 성장 비결은 ‘가격 경쟁력’이다. 500원부터 시작하는 3만2000여종 생활용품의 저렴한 가격은 고객의 발길을 가볍게 한다. 2000원 이하 제품 비중만 70%가 넘는다. 일본기업 논란이 있어도 고객이 ‘좋은 상품’에 반응했다는 얘기다.

이는 고품질·저가전략을 꾸준히 고수한 박 회장의 뚝심이 낳은 결과다. 2013년 적자에 허덕이던 다이소를 두고 업계는 “저렴한 가격 탓에 앞으로도 낮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박 회장은 고객가치 중심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저가 방침을 유지했고 5년 후 매출 2조원 회사로 성장시켰다.



◆‘정도경영’으로 논란 극복할까

박 회장은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을 가장 싫어한다. 저가상품이 많은 다이소의 특성상 저품질이 많다는 인식이 강해 저렴해도 제대로 만든 상품만 내놓자는 주의다. 이를 경영범주로 넓히면 '요령 피우지 않는 정도 경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다이소는 그동안 숱한 논란에 시달렸다. 2013년 다이소가 독도를 다케시마로 바꾸는 운동에 수익 일부를 후원하고 있다는 잘못된 소문이 돌았고 기업 이미지에 금이 갔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다이소가 영세상인들을 다 죽이고 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박 회장은 문제가 된 사람과 단체를 위해 정도적인 해결법을 제시했다.

2014년 다이소는 사단법인 독도사랑운동본부와 협약을 체결하고 수년간 후원금 지원, 독도홍보 등 독도사랑 사회공헌을 실시하며 ‘다케시마 후원’이 사실이 아님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또 시장 상인들과 마찰을 빚자 다이소는 2014년부터 직영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내던 전략에서 가맹사업에 주력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개인사업자가 기업의 브랜드를 빌려와 가맹점을 운영하는 것을 통해 상인들과 갈등을 줄이려 한 것이다. 또한 경기도 5개 전통시장에 다이소 매장을 냈다. 다이소의 제품력과 고객 유인력을 통해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였다. 수년간 영세상인을 위한 지원금도 냈다. 상생을 기본으로 한 경영리더십으로 위기를 타개했다.

다만 앞으로도 다이소는 반일정서가 고조될 때마다 일본기업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수 있다. 박 회장은 2014년 이전 인터뷰에서 일본 다이소산업에 단 한푼의 로열티나 배당금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4년부터 흑자전환하며 다이소는 일본투자사에 배당금을 지급했다.

아성다이소는 지난 3년간(2014~2016년) 지분 34%를 보유한 다이소산업에 15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물론 지분투자사에 이익이 난 후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수백억원이 일본으로 유출됐다는 사실은 다이소가 ‘일본기업이냐 아니냐’를 떠나 국민들 사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일본 다이소가 한국 다이소의 지분을 보유하는 한 계속해서 따라다닐 꼬리표가 될 수도 있다. 박 회장이 정도 경영의 리더십으로 ‘꼬리표’를 떼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로필
▲1944년 출생 ▲한양대학교 공업경영학 학사 ▲1988~현재 한일맨파워 대표이사 ▲1992~현재 아성다이소 대표이사 ▲2009~현재 한웰 회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601호(2019년 7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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