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단골 맛집’ 소개하는 대기업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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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소통 바람이 분다. B2C기업뿐만 아니라 B2B까지 다양한 소통플랫폼으로 회사를 적극 홍보하는 데 한창이다. 임직원이 직접 브이로그로 회사생활이 어떤지, 회장이 자주 찾는 맛집은 어디인지, 새로운 연구센터 풍경은 어떤지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제품의 개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사례는 흔한 일이며 주주와의 소통은 필수 경영요소가 됐다. <머니S>가 재계의 새로운 소통 풍경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재계에 부는 ‘소통경영’ 신바람-①] “우리 업무는요”… 일과·문화 등 적극 홍보

기업들이 유튜브에 빠졌다. 국내 주요그룹들은 단순한 제품홍보를 넘어 회사생활, 조직문화 등 다양한 정보를 동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시청자와의 직접 소통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와 별다른 접점이 없던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가장 대중적인 홍보 플랫폼으로 떠오른 유튜브를 통해 소통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에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 백년기업의 초석을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화 재경본부 IR팀 일상 소개 브이로그. /사진=유튜브 캡처

◆인기 모으는 ‘브이로그’

# 평범한 직장인의 출근길. 파란색 셔츠에 검은색 백팩을 맨 한 남성이 손에 든 카메라를 통해 밝은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안녕십니까. 저는 ㈜한화 IR팀 김○○ 대리입니다. 오늘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IR팀 업무의 모든 것을 소개해 드릴게요.” 이후 이 남성은 출근부터 퇴근까지 하루의 모든 일과를 11분31초 분량의 영상으로 압축해 IR팀의 업무를 소개한다.

이 영상은 한화가 제작한 브이로그 중 한편이다. 한화는 지난해 11월부터 ‘한화인의 일상 한줄 Hlog’라는 타이틀로 브이로그를 제작해 한화생명 계리사, 한화갤러리아 청과MD, 한화건설 디자이너 등 다양한 계열사의 직군을 소개하고 있다.

브이로그란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개인의 일상, 의견, 생각을 동영상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브이로그는 다른 장르의 콘텐츠와 비교해 빈도수가 낮게 업로드되며 각본이 없는 특징이 있다. 또한 특정한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보다는 인플루언서의 일상, 의견이 올라오는 채널이 인기가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IP기술팀 일상 소개 브이로그. /사진=유튜브 캡처
LG사이언스파크 소개 브이로그. /사진=유튜브 캡처

기업의 채널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 기업의 임직원으로 유명 인플루언서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 선망하는 유명 대기업의 관계자가 직접 해당 기업과 직무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직무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담기 때문에 각 영상 댓글에는 해당 기업 입사를 목표로 하거나 동일한 직군을 준비 중인 취준생들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진다.

한화 외에 다른 기업들도 브이로그를 대표적인 홍보수단으로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삼성반도체에서 뭐하나?’라는 유튜브 영상으로 설비 엔지니어의 일상을 공개했고 LG는 회사의 역량이 집결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의 일상 등을 브이로그로 소개해 인기를 끌었다.

효성과 SK 계열사들도 브이로그를 비롯해 사업과 관련한 Q&A 영상으로 소비자들이 평소 알지 못했던 직장인의 일상이나 사업내용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회장 단골 맛집 소개 브이로그. /사진=유튜브 캡처

◆평판관리가 목적

두산그룹의 경우 박정원 회장이 평소 단골로 찾는 맛집을 시리즈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두산 관계자는 “사업 특성상 소비자와 접점이 많지 않은 기업이라 회사를 알리고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기획한 영상”라며 “콘텐츠가 점점 쌓일수록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은 시리즈로 제작할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이들 기업 외에도 현재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기업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룹차원에서 공식채널을 운용 중인 것은 물론 계열사별로도 자체적인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양산 중이다.

기업들이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유튜브가 가장 대중적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 4월 유튜브의 총 사용시간은 388억분으로 카카오톡 225억분, 네이버 153억분, 페이스북 42억분을 크게 앞질렀다.

성장세는 더욱 무섭다. 유튜브 총 이용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해 카카오톡(19%), 네이버(21%), 페이스북(5%)과 성장세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1인당 평균 사용시간도 1188분으로 지난해 4월 882분에 비해 35% 증가했다. 월사용자(MAU)도 3271만명으로 12% 늘었다.

이처럼 가장 대중적인 플랫폼으로 마케팅을 펼칠 경우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친근감을 쌓고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유튜브를 소통창구로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한은경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제품소개 영상을 넘어 직장인, 경영진의 일상을 영상으로 제작해 공유하는 이유는 결국 평판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평소 소비자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이해도와 신뢰감을 높이는 동시에 ‘나와 가까운 이웃’이라는 친근감을 형성해 평판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점만을 부각하기 위해 지나치게 꾸며진 모습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교수는 “보여주기식 홍보에 치중하기보다는 가감 없는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며 “단점은 단점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어야 해당 기업에 대한 더 높은 신뢰도가 쌓이고 평판이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2호(2019년 7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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