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지환급금 0원'의 책임

 
 
기사공유

/사진=이미지투데이


무해지환급형 보험상품은 중간에 해지하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보장이 같은 조건에서 보혐료가 저렴한 이유다. 문제는 무해지환급형 보험을 길게는 2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당수 가입자가 중도해지 시 환급금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상품에 가입하지만 이내 그 이 사실을 곧 잊기 일쑤다.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험상품을 해지하게 될 때 큰 손해를 보는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까닭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0일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보험상품 가입 시 유의사항’을 안내하면서 저(무)해지환급금 보험상품에 관한 유의사항을 전달했다.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으니 가입할 때 주의하라는 내용이다.

이후 오래지 않아 금융당국이 저(무)해지 상품을 보완할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저렴한 보험료에만 치중한 나머지 상품 가입 과정에서 환급금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불완전판매’를 우려한 것이다.

20년을 유지하지 못하면 환급금이 제로(0)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생보사 상품의 25회차(2년) 계약유지율이 65%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20년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아직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가입기간에 따라 환급금을 차등지급하는 방식이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도해지 시 환급금 0원 기준을 손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저해지환급형 상품은 2015년 오렌지라이프(당시 ING생명)가 업계 최초로 내놓았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다른 생보사도 무(저)해지종신·건강보험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오렌지라이프가 저해지종신보험을 처음 선보일 때 업계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보험상품은 만기까지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보험료도 20~30% 저렴하기 때문에 납입보험료에 대한 부담도 덜어진다. 보험가입의 목적이 만기보장이지 중도해지 시 조금이라도 낸 보험료를 돌려받는 것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있다.

라인업도 다양하다. 무해지환급의 경우 20년 이내 중도해지 시 환급금이 0원이며 저해지환급의 경우 30%, 50%, 70%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환급금이 많아지면 보험료는 자연히 비싸진다. 기존 상품을 없애고 만든 것이 아니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오히려 넓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보험료는 경험생명표를 기반으로 산정된다. 어느 방안이던 환급금을 높이거나 중도해지 시에도 환급금을 일부 주도록 할 경우 보험료가 비싸질 개연성이 높다. 보험상품 특성상 어떤 경우든 중도해지 시 원금손실은 불가피하다. 생색내기식의 환급금 지급을 위해 보험료를 높이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다.

불완전판매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상품 자체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완전판매가 우려된다면 영업채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면 해결될 일이다. 상품 자체의 탓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상품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15년 보험상품 자율화를 도입했다. 부작용을 보완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적성선이 어느 수준일지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2호(2019년 7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1939.90상승 12.7318:01 08/19
  • 코스닥 : 594.65상승 3.0818:01 08/19
  • 원달러 : 1211.00상승 0.218:01 08/19
  • 두바이유 : 58.64상승 0.4118:01 08/19
  • 금 : 58.20하락 0.1318:01 08/19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