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일본기업? 한국기업?… 양국 불매운동에 '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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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롯데그룹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 불매운동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롯데는 양국에서 불매 대상이 됐다.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라는 제목의 일본어 포스터가 게재됐다. 이 포스터는 지난 2014년 일본에서 제작된 것으로 이번 한일 갈등이 계기가 되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국내에서 전개되는 불매운동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일본 내에서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해당 포스터에는 삼성과 LG, 대우, 농심, 하이트진로 등 국내 기업들과 제품들의 목록이 나열됐다. 이 중 포스터 왼쪽 상단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건 롯데다. 포스터에는 롯데와 계열사, 롯데리아, 코지코너, 레이디보덴,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브랜드명이 적혀있다. 

특이한 점은 롯데가 국내 불매운동 리스트에도 동시에 올라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상에는 롯데를 불매하자는 움직임이 크게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가 한국기업인가, 일본기업인가를 묻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는 롯데와 일본의 관계를 설명하거나 롯데 지배구조 표를 놓고 롯데가 일본기업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퍼지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일본기업 중 가장 감쪽같이 속이고 있는 기업이 롯데”라며 “야구는 응원해도 불매는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1414개의 리트윗을 받으며 공유됐다.

또 다른 이용자는 “롯데의 모든 상품을 불매해야 한다. 롯데는 절대 한국기업이 아니다”라며 “일본 상품이 국내를 침공한 전초기지가 롯데이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신동빈 롯데 회장은 막역한 사이다. 일본이 지배구조의 정점인 롯데가 어떻게 한국기업이겠냐”고 지적했다. 해당 글은 692개의 리트윗을 받고 퍼져나갔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일본산 제품뿐 아니라 롯데 제품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지난 5일 일본제품 판매 중단을 선언했으며 현재까지 동네마트, 편의점, 전통시장 등 상점 1만여곳이 동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롯데 제품 판매를 중단하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제작된 '한국 제품 불매운동' 리스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롯데는 일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은 롯데가 지분 49%를 가지고 있고 무인양품, 롯데아사히주류 등도 롯데와 일본기업의 합작사다. 이밖에도 롯데미쓰이, 롯데캐논, 롯데JTB, 한국후지필름 등이 있다. 특히 이 같은 브랜드들은 대부분의 매장이 롯데백화점·롯데몰 등 롯데 유통매장 내에 있어 불매운동의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불매운동 이후 롯데그룹의 시가총액은 2주 만에 1조원가량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유니클로코리아는 불매운동과 본사 임원의 발언 논란까지 겹치며 이달 들어 매출이 30% 가까이 빠졌다. 또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9일 일본 맥주 매출이 급감해 수입맥주 매출 2위를 기록했던 아사히가 4위로 떨어지는 등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배구조상으로도 일본과 관련이 깊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양대축으로 한다. 이 중 호텔롯데의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 일본 롯데계열의 투자회사가 80.21%를 갖고 있어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제외한 계열사 대부분이 한국법인인 롯데지주 지배를 받고 있다. 또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한다. 한국 롯데는 연간 10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반면 본 롯데그룹은 연매출이 4조원 수준이다. 계열사 수나 직원 수 등 고용에 있어서도 한국에 기여한 바가 더 크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된 롯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그럼에도 롯데의 국적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에서는 국내에서 번 돈을 일본에 가져다주니 일본기업이라는 시각이, 일본에서는 한국인이 세운 기업이니 한국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양립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경영권 분쟁 이후로 지주사를 설립해 70여개의 자회사를 둠으로써 일본과 연결고리를 끊었으며, 일본이 보유한 지분에 따른 최소한의 배당금만 지급하고 있을 뿐 한국 내에서 거둔 수익은 거의 100% 국내에 재투자하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번 한일 갈등을 대하는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6일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Value Creation Meeting)에 참석하면서 불매운동이 롯데에 미칠 영향, 한일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할 의향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VCM 2일차였던 17일에는 아예 기자들을 피해 출근했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롯데가 일본 관련 언급을 최대한 하지 않는 쪽으로 대응방안을 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은 silver@mt.co.kr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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