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웅의 여행톡] 몽골 대초원, ‘솔롱고스’의 두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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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오지 자전거여행
테를지국립공원·칭기즈칸 기마상, 대초원의 명소들


22일 오후 자전거와 여행객을 싣고 테를지강을 건너는 훈누캠프 승합차. /사진=박정웅 기자
구름 많고 흐림. 일기 예보는 빗나갔고 기대는 어긋났다. 몽골 자전거여행 첫째날인 22일(현지시간), 잡목조차 자라기 힘든 몽골의 대초원에 열대지방의 스콜 같은 폭우가 쏟아졌다. 비가 귀한 이곳에서 비는 반가운 손님을 몰아 오는 것이라 했거늘…. 하지만 자전거를 위해 오지를 찾은 객 입장에선 비는 여간 서운한 게 아니었다.

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도 마찬가지. 본래 하위르깅 디와에서 훈누캠프까지 약 55km가 이날의 여정이었다. 또 1인용 텐트에서 별을 보는 ‘낭만 캠핑’도 있었다. 몽골 초원에서도 오지로 치는 곳이 울란바토르 북동쪽 하위르깅 다와다. 이곳에서 테를지강을 따라 울란바토르의 젖줄인 툴강과 합류하는 지점 인근의 훈누캠프까지 라이딩에 거는 기대가 컸다.

폭우가 쏟아지기 전 테를지강 출발지점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여행객들. /사진=박정웅 기자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코스였으니 훈누캠프 측은 “전 구간이 유목민의 삶의 더께가 덮인 비포장도로”라고 했던 것. 국내의 잘 닦인 자전거도로나 깊은 산의 임도와는 차원이 달랐다. 훈누캠프는 “몽골인 자전거여행객들도 아는 이만 이곳을 찾는다”면서 “많아봐야 한해 1000명 남짓 된다”고 했다. 그랬으니 폭우에 접어야 하는 ‘솔롱고스’의 두 바퀴는 아쉬울 수밖에.

러시아산 사륜구동 승합차로 테를지강을 거뜬히 건넜다. 운전자의 실력과 담력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국내 유원지의 수륙양용차나 ATV는 저리 가라였다. 자전거를 타러 왔는지 오프로드의 신세계를 체험하러 왔는지 헷갈릴 정도의 스릴이었다.

22일 오전 라이딩 전 칭기즈칸 기마상을 탐방한 자전거여행객들. /사진=박정웅 기자
그때까진 좋았다. 출발지점에서 점심 도시락을 까먹고 난 뒤부터였다. 오전부터 낀 먹구름이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한 것. 그러다 말겠지 하는 마음은 모두 하나였다. 이내 굵은 빗방울로 변하더니 앞을 분간할 수 없는 큰비가 내린 것. 비포장길은 이내 흙탕물 천지로 변했다. 긴 여정엔 저체온증도 염려되는 상황. 몽골 첫 자전거여행은 1km 남짓에서 그쳤다.

첫 여정은 안전 우선이었다. 케이벨로 자전거여행객은 남녀 합쳐 20명. 현지 훈누캠프 측은 이들을 위해 의료진과 라이딩 안전 가이드 각각 2명 등 총 8명의 안전요원을 붙였다. 회수와 보급 등의 지원 차원에서 사륜구동형 승합차 3대가 동행했다. 출발 전에는 시청각실에서 상세 코스를 소개하고 안전사항을 공지했다.

22일 오전 라이딩 전 돌탑을 도는 자전거여행객들. 언덕 아래는 툴강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뿐이랴. ‘안라’(안전 라이딩)을 위한 그들 고유의 의식에도 함께했다. 출발 전 동행 차량에 우리로 치면 ‘고수레’를 했다. 갓 짜낸 신선한 우유를 차량 뒤에 세 번씩 뿌렸다. 또 이름 모를 언덕의 돌탑을 시계방향으로 세 번을 돌면서 하늘(텡거리)에 기도를 했다.

훈누캠프에서 승마 체험을 하는 자전거여행객들. /사진=박정웅 기자
전화위복이라고 했다. 오전오후 여정 내내 일행 모두 무탈했다. 자전거여행객들은 캠핑장 대신 복귀한 훈누캠프에서 승마와 반야(러시아식 사우나) 체험으로 피로를 녹였다. 또한 아쉬움까지 탈탈 털어냈다.

툴강을 따라 다시 테를지국립공원이나 가초르 코스가 남았다. 대신 오전에 들렀던 세계 최대규모의 칭기즈칸 기마상이며 세계자연유산인 테를지가 눈에 선하게 들어왔을 법했다. 초원에서 신선한 충격이었으리라. 기회는 또 남아 있다. 어쨌든 이곳은 쏟아지는 별들이 아름다운, 꿈에 그리던 몽골의 대초원 아니던가.
 

몽골=박정웅 park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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