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뒷걸음, 일본차 불매운동… 국산차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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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풍동 수입차 전시장 거리. 사진=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이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로 성장세를 뒷받침하던 독일 브랜드들은 인증문제와 물량부족으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뒷걸음질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반일감정이 심화되면서 불매운동이 거세져 선전하던 일본 브랜드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국내 수입차시장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각종 변수가 난무하고 있다.


대형전광판에 나오는 일본 불매광고. /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역대급 성장’서 ‘역대급 최악’

지난해 연간 판매대수가 26만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성장한 국내 수입차시장.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대수는 23개 회원사 기준 10만9314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2.0% 감소한 수치다.

올해는 국내 수입차시장의 최근 5년간 상반기 판매대수 기록 중 최악이다. 2015년 11만9832대에서 2016년 11만6749대로 소폭 감소했지만 2017년 11만8152대, 2018년 14만109대로 재차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디젤게이트 사태 때보다 더 나쁘다. 2015년 폭스바겐그룹의 배기가스 인증논란 이후 2016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일부 모델의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그 여파가 고스란히 이어진 2017년 상반기에도 수입차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올해보다 좋았다.

업계에서는 전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로 디젤차가 주를 이루던 독일 브랜드들이 타격을 받아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9월부터 배출가스 인증방식이 강화됐다. 그동안 적용했던 유럽연비측정방식(NEDC) 대신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가 도입되면서 인증과정이 길어졌고 더 까다로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강화된 인증규정의 영향도 있지만 이를 담당하는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브랜드들이 신차 인증을 받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며 “지난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디젤모델의 비중은 현재 30.2%까지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또 하나의 악재가 찾아왔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다. 잘 나가던 일본 자동차 브랜드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판매활동 중인 일본 브랜드는 렉서스, 토요타,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이다.

이 브랜드들은 독일 브랜드가 주춤한 사이 대부분 선방했고 일본차 점유율을 지난해 상반기 14.5%에서 올해 상반기 20.4%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반일감정이 심화되면서 불매운동이 거센 상황이다. 겟차 기업부설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7월1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브랜드의 유효 견적건수는 1374건으로 집계됐다.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되기 전인 6월16일~30일 총 2341건의 견적건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40% 줄어든 것이다.

일본 브랜드들은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아직 명확한 피해규모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 관계자는 “아직 월 판매량 집계 전이라 직접적인 불매운동 여파를 언급하긴 어렵다. 물론 현 상황에서 적극적인 상품노출 및 홍보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불매운동, 반사이익 국산차로?

한·일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번 불매운동 사태를 놓고 한일 양국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단순히 ‘일본제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것에서 국산 대체품 찾기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과 함께 관심을 받고 있는 온라인 사이트 ‘노노재팬’에는 일본산 제품을 대체할 국산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는 토요타, 혼다, 닛산 등을 대체할 상품으로 현대·기아, 쌍용, 쉐보레 등이 명시됐다. 렉서스의 경우 제네시스 등이 대체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일본 브랜드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를 제외하면 수입차임에도 가격부담이 적어 비슷한 가격대인 국산차로 방향을 돌리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판매되고 있는 일본 자동차 모델(렉서스 제외)의 판매가격대는 2000만원 후반부터 5000만원 중후반대로 형성된다. 또 전기차,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등이 주력이다. 아직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일본 외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친환경차 모델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가격대가 높은 독일 및 스웨덴, 저렴하지만 인지도가 낮은 프랑스, 럭셔리 및 슈퍼카가 주를 이루는 이탈리아 브랜드 등을 제외하면 일본차를 대체할 만한 것이 사실 없다. 일본차를 구매하려던 가망고객들이 국산차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별로 저마다의 특색이 있다. 현 수준에서 가격, 상품성 등을 고려할 때 일본 브랜드를 대체할 다른 수입차를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며 “렉서스 등 프리미엄급 브랜드를 제외하면 오히려 국산차로 넘어가는 소비자들도 상당부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3호(2019년 7월30일~8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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