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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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량이 더해지면 분명 새로운 유통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

지난 6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직원들에게 손편지를 전달했다. ‘우리는 분명 다시 도약한다’는 메시지가 골자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매장 폐점과 직원 감축을 시도하는 데 따른 내부 불안을 다잡기 위함이었다. 손편지에는 6가지 경영과제도 담겼지만 ‘함께 나아가자’는 메시지가 돋보인 측면이 있다. 손편지에서 홈플러스만의 유통역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 임 사장이 강조한 유통역량을 공개했다. 기존 점포를 ‘온라인 기지화’시키는 역발상 혁신을 통해 유통강자로 변신하겠다는 각오다. 혁신을 바탕으로 한 홈플러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홈플러스 스페셜. /사진제공=홈플러스



◆‘똑똑한 모델’ 만든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인 대형마트가 온라인 물결 앞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편의점 등의 약진으로 업계 전체 매출은 지난해부터 하락세다. 이에 대형마트업체들에게 온라인사업은 필수가 됐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의 존재다. 보다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원하는 온라인 소비자를 총족시키려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반드시 필요했다.

이에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일찍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새로 지어 시장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보수적인 대주주와 함께 실적 하락세를 맞이한 홈플러스에게 새로운 온라인 물류센터 건립은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임 사장은 몇년 전부터 이를 대비한 역발상 점포를 기획했다. 기존 점포를 ‘온라인 물류센터화’하는 것.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하면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거액의 비용과 기간, 관리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점포가 전국 도심 곳곳에 입지해 있어 근거리 배송에선 따라올 경쟁 상대가 없다. 신선 품질, 배송 속도, 운영 효율 측면에서 가장 ‘똑똑한 온라인’ 모델이 되는 셈이다.

이런 역발상안이 가능했던 이유는 홈플러스가 점포를 만들 때부터 온라인 피킹 시스템과 물류를 염두에 두고 점포 후방(창고)과 물류차량 입출차 공간을 넉넉하게 지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쟁사의 경우 점포 후방이 좁아 점포에서 온라인 주문 물량을 소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온라인사업에 꾸준히 투자한 것도 홈플러스의 혁신에 힘을 실었다. 홈플러스는 2002년 대형마트 최초로 온라인사업 및 신선식품 배송을 시작해 당일 배송(2002년), 전문 피커 운영(2002년), 배송 동선 안내 시스템(2009년), 예약 시간 정시 배송(2010년), 스마트 가상 스토어(2011), 합배송(2015) 등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17년간의 꾸준한 투자로 국내 온라인시장에서 유일하게 4년(2015~2018) 연속 흑자를 봤다.

임 사장은 수년간 운영역량을 다져온 신선식품부문 경쟁력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 사장은 “신선식품은 단순히 음료, 제과를 하나 파는 것과 개념이 다르다”며 “신선도를 유지하고 온전히 고객 식탁으로 가져다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지난 20여년간 신선식품 운영역량을 다져온 홈플러스가 이 부문에서 타업체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사진제공=홈플러스

◆온라인서 성과 낼까

홈플러스는 지난해 온라인사업에서 매출 6000억원을 거뒀다. 올해는 온라인사업에 주력해 매출 1조원, 2020년에는 1조6000억원, 2021년에는 2조3000억원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물론 홈플러스의 이런 혁신안이 온라인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쿠팡이나 롯데, 신세계 등 기존 온라인강자들의 사업확대가 지속되고 동종업계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신세계와 롯데라는 대형 유통망을 기반으로 온라인사업을 무섭게 키우고 있어서다.

다만 혁신을 가한 홈플러스의 온라인사업이 조금씩 성과를 내는 점은 전망을 밝힌다. 현재 홈플러스는 온라인 배송이 크게 몰리는 지역에 점포 물류 기능과 규모를 보다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센터’(FC)를 구축해 커버하고 있다. 지난해 FC모델을 도입한 홈플러스 인천 계산점은 여러가지 지표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하루 200건 수준이던 계산점 온라인 배송 건수는 FC오픈 이후 7배가 넘는 1450건으로 증가했다. 피커 1인당 고객 주문 처리 건수도 기존 22건에서 30건으로 36% 뛰었다. 이에 올해 7월 계산점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늘고 당일배송률은 업계 최상위 수준인 80%를 기록했다. 온라인으로 고객을 사로잡자 매장을 찾는 발길도 덩달아 증가하며 오프라인 매출도 10% 이상 신장했다.



또한 새롭게 내세운 창고형 매장 ‘홈플러스 스페셜’의 실적이 순항 중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혁신형 점포 홈플러스 스페셜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만 뽑아 재탄생한 곳으로 지난해 6월부터 총 16개 매장을 전환 오픈해 올 6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신장률이 20%에 육박했다. 실적부진에 빠진 홈플러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것.

또 창고형 매장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온라인 창고형 마트 ‘더 클럽’도 지난달 25일 오픈 이후 4일(25~28일) 만에 11만 다운로드(안드로이드 기준)를 돌파하는 등 고객 반응이 뜨거운 상황이다.

다만 홈플러스는 ‘스페셜’ 점포 전환 시 매출 공백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점포 16개 스페셜 전환 시 매출과 영업이익의 하락을 맛 본 홈플러스는 올해 20~30개 점포 전환 시 실적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임 사장은 “점포 전환에 따른 매출 하락은 잘 알고 있는 부분”이라며 “온라인사업과 상품 차별화, 운영혁신을 가해 매출공백을 최소화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4호(2019년 8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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