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종주국 탈환, 'OO'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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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2일 경기도청에서 김용 경기도 대변인이 e스포츠 육성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청


스타크래프트로 시작한 e스포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글로벌시장의 주요 산업으로 우뚝 솟았다. e스포츠 후발주자로 뛰어든 중국과 미국이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성장을 거듭한 사이 우리는 규제와 부정적인 대중적 시선에 갇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부가가치 유발효과만 600억원이 넘고 시장규모가 1000억원에 가까운 국내 e스포츠산업은 기업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머니S>는 한국 e스포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산업 성장을 위해 필요한 개선책과 대안을 살펴봤다. 한국e스포츠협회를 이끄는 김영만 회장을 만나 산업적인 고민을 청취하는 한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성지인 ‘LoL파크’에 방문해 생생한 대회 현장을 취재했다.<편집자주>

[한국 e스포츠 어디로 가나-③] 외국은 달리는데 발 묶인 한국


정부가 게임 규제빗장을 풀면서 ‘e스포츠 종주국’ 지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동안 꾸준히 문제가 제기된 셧다운제와 성인 PC온라인게임 월 50만원 결제한도가 폐지되며 게임업계의 오랜 숙원이 풀렸다. 그러나 게임업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모든 업체에 고루 혜택이 갈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외에도 e스포츠강국으로 재도약하는 데 있어 여전히 과제가 많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부·업계 온도차… 중기 박탈감 우려

정부는 게임 관련 소비가 늘어나 e스포츠산업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일각에서는 이미 안정적인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있는 대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비주류 게임을 개발하고 있거나 수익원이 없는 중소기업에 박탈감을 안겨줘 연구개발(R&D) 의지를 꺾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e스포츠의 태동을 알린 한국이 빈약해진 종목 때문에 외산 게임으로 리그를 운영하거나 그마저도 경쟁국에 뺏기는 역설적인 상황이 도래할 것이란 비판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게임산업은 물론 e스포츠분야에서도 최강국이었는데 게임을 마약처럼 보는 부정적인 인식과 그로 인한 규제 때문에 추진력을 잃고 중국에 추월당하고 말았다”며 “인식과 규제만 바꿀 수 있다면 e스포츠는 얼마든지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라고 말했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인 만큼 업계에 힘을 실어준다면 앞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이 e스포츠시장을 선도하는 건 종목 순위에서도 드러나기 때문.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게임 토너먼트 대회 2위, 4위에 한국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머너즈워’가 이름을 올렸다. 넥슨의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의 결승전 티켓 1600장도 예매 시작 1분 만에 동날 정도로 뜨거웠다.

그러나 e스포츠는 고부가가치산업임에도 국민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e스포츠는 2016년 기준 국내에서만 생산유발효과 1637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633억원, 취업유발효과 1만173명 등을 창출했던 만큼 경제파급효과가 크다. 지속성장을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분석과 맞물리는 만큼 민간과 정부가 나서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경쟁국 투자 느는데 한국은 ‘지지부진’

그러나 최근 e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면서 업계는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2017년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삼성 갤럭시’는 우승 직후 게임단을 매각했고 ‘CJ 엔투스’는 LOL 프로게임단을 해체한 바 있다. 한국 e스포츠가 이전에 가졌던 덩치나 영향력은 완전히 쪼그라들었다. 글로벌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4.9%에서 2017년 13.1%로 감소했다.

투자가 얼어붙고 게임규제 이슈가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선 한국 e스포츠의 성장이 어렵다.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미국·중국 등 경쟁국은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이에 해외시장 공략은커녕 오히려 경쟁에서 밀려 내수시장까지 내주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업계를 감싸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오프라인 e스포츠 대회를 294차례 여는 등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시장에서 모바일게임 위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빠른 추격세에는 활발한 민관협력이 뒷받침한다. 이들은 e스포츠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특기생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유타대학교는 2017년 LOL 장학금제도를 마련했고 캘리포니아주 어바인대는 ‘오버워치’ 장학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특히 어바인대는 캠퍼스에 e스포츠 경기장인 ‘UCI e스포츠 아레나’를 짓는 등 이 분야의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오하이오주 애크론대는 세계 최대의 e스포츠 시설 유치를 공표했다.



중국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통하는 베이징대학도 지난해 e스포츠 과목을 개설했는데 120명 정원에 200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현재 중국에서 e스포츠 관련학과를 개설한 대학은 20여개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e스포츠 역량을 가졌음에도 국민 인식과 정부 태도 등의 탓에 대학에서는 아직도 e스포츠 관련학과보다는 게임 제작 위주의 학과 편제에 그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해외 경쟁국들의 약진 앞에 ‘e스포츠 강국’으로 명성을 날리던 한국이 흔들리고 있다. e스포츠를 포기하는 한국기업도 늘고 있다. 이에 게임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등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헤게모니가 미국, 중국으로 넘어갔다”며 “경쟁국서 공격적인 투자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회복할 관련법과 제도를 보완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0호(2019년 9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arhan@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기자. 제약·바이오·병원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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