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표 초저가’ 이마트 살릴까

CEO In & Out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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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본격적인 ‘초저가 프로젝트’로 이마트 살리기에 나선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일부터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더 강화한 초저가 행사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선보였다. 상식적인 수준이 아닌 극단적으로 낮은 가격을 주문해왔던 정 부회장. 그의 초저가 전략이 드디어 몸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량매입으로 원가 혁신

이마트의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상시적 초저가 구조를 선보인다. 다른 유통업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품질을 갖춘 상품이 상대적으로 30~60% 저렴하다. 가격도 한번 정해지면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 이마트의 설명이다. 먼저 와인, 다이알 비누 등 30여개 상품을 선보인 후 올해 200개, 앞으로 500개까지 초저가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 중 와인의 가격은 4900원. 와인의 종류와 품질에 따라 가격대가 다르지만 시중에서 판매하는 저가 와인과 비교해도 무려 50% 이상 저렴하다. 지난해 이마트는 칠레산 와인을 6000~7000원대에 판매하면서 뜨거운 고객반응을 경험했다. 더 낮은 가격이면 소비자들이 반응할 것이라는 게 정 부회장의 생각이다.

정 부회장의 초저가 전략은 정확한 원가분석과 유통구조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4900원짜리 와인은 이마트 직원이 직접 칠레를 방문해 만든 작품이다. 평소 3000병 수준이던 계약량을 300배 늘려 약 100만병의 와인을 계약했다. 압도적인 대량매입으로 원가를 낮추고 초저가를 실현했다.

다이알 비누도 대량매입을 통해 35%가량 가격을 낮췄다.(3900원·8개) 기존 이마트 다이알 비누는 연 3만개가량 판매됐지만 이번에는 아시아지역 단일 유통사 최대 물량인 연간 50만개를 계약했다. 정 부회장은 대부분의 제품을 평소보다 5~10배 추가 매입해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뉴스1 DB

또한 이마트는 기존 제품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프로세스를 세분화해 각 단계별 원가절감 방법을 찾았다. 아울러 해외 생산을 위한 소싱처 발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 거래처뿐만 아니라 원가경쟁력을 갖춘 신규 소싱처를 꾸준히 찾아다닌 것. 이런 방식으로 세계 2위의 땅콩 산지이자 생산원가 경쟁력이 높은 인도의 신규 소싱처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이마트서 판매되는 땅콩 관련 제품은 기존 판매상품보다 최대 50% 저렴하다.

초저가 행사는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압도적인 대량 매입을 통한 원가구조 혁신이 아닌 납품업체와의 협약을 통한 단기성 할인행사에 그치고 있다. 반면 정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신세계의 다양한 유통망을 활용해 초저가 전략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고 더욱 물 오른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업계가 이번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상시 초저가 판매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국내 유통업체는 몸집이 큰 신세계를 비롯해 롯데 정도밖에 없다”며 “이번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신세계의 유통노하우가 총집결된 혁신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품목수’ 늘려 결국 이길까

정 부회장이 연초부터 초저가를 외친 것은 국내 소비시장의 변화 때문이다. 국내 유통시장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가격 전쟁이 치열하다. 특히 온라인쇼핑이 강세를 보이고 전통적인 유통강자 대형마트들은 실적부진에 시달린다.

동종업계 경쟁자인 홈플러스 역시 '유통구조 혁신'을 외치며 몸부림을 친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점포의 ‘온라인 물류기지화’를 발표하고 “유통 구조 혁신으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올(all)라인 매장을 만들어 온라인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역시 창고형 마트를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전환하고 배송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한창이다.

이마트 역시 초저가를 내세워 부진을 떨치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창사 이래 최초로 2분기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4조58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9%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역성장은 피했지만 초저가 할인 여파로 영업이익은 80.5% 급감한 185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부회장 입장에서 신세계그룹의 절대적인 매출비중을 차지하는 이마트가 무너질 경우 타격이 크다. 변화하는 유통업의 기조를 읽고 초저가로 고객을 끌어오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번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단순한 할인행사를 넘어 이마트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상시 초저가 행사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이 적용되는 판매 품목수를 점차 늘리겠지만 현재는 30여가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커머스업체들이 수백만개 이상의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는 것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품목수를 얼마나 빨리 늘리느냐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 부회장은 이커머스와의 경쟁을 ‘상식을 파괴한 가격’으로 이겨낸다는 입장이지만 이 과정에서 납품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마트 측은 “유통구조 혁신으로 가격을 낮춘 것이지 납품업체에 부담이 가는 것은 아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프로필
▲1968년생 ▲서울대 서양사학과 ▲브라운대 경제학과 ▲삼성물산 경영지원실 입사 ▲신세계 전략기획실 이사대우 ▲신세계백화점 경영전략실 상무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담당 부회장 ▲신세계그룹 대표이사 부회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605호(2019년 8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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