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요구에 귀 막은' SM엔터, 더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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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대장주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SM엔터)가 3대주주인 KB자산운용이 보낸 주주 요구에 ‘모두 거절’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실망감이 퍼져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M엔터가 7월31일 장 마감 후 주주제안을 사실상 거부하자 다음날인 8월1일 주가가 8.05% 하락했다. 이날 장중 3만15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앞서 행동주의펀드를 운용하는 KB자산운용은 지난 6월5일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라이크기획을 SM엔터에 합병하라고 요구했다. 등기임원도 아닌 이수만 SM엔터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음악 자문 등을 명목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 받아가 회사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진=뉴시스 DB

KB자산운용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SM엔터 영업이익의 44%에 해당하는 금액이 라이크기획으로 흘러들어갔다. SM엔터가 이 회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최근 19년 동안 965억원이다. KB자산운용은 SM엔터가 이 회사를 합병하면 이 자금이 이익으로 잡히므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본업과 무관한 식음료(F&B) 사업을 운영해 적자가 커지고 있는 점도 개선할 것을 줄곧 요구했다.

◆주주요구 외면한 ‘SM엔터’

이와 관련해 SM엔터는 7월31일 주주서한 답변서를 통해 라이크기획이 법인 형태가 아니므로 법률적으로 합병이 성립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SM엔터는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통해 H.O.T, S.E.S부터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EXO, 레드벨벳 등에 이르는 글로벌스타와 콘텐츠를 배출했다”며 “핵심적 요소인 프로듀싱 계약을 갑작스럽게 종료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자칫 SM엔터의 글로벌 영업중단 및 사업경쟁력 손상 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그간 SM엔터는 미래를 향한 계속적인 성장과 이를 위한 투자에 역점을 둬 배당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며 “그 필요성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SM엔터는 적자를 지속하는 식음료 사업 정리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이라며 반발했다. SM엔터는 “이 사업은 엔터테인먼트와 관광·레저로 연결돼 중단기적으로 투자와 인큐베이션이 필요하므로 단기 성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회사도 주주들의 점증하는 요구를 알고 있어 향후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와 회사 이익의 주주환원을 조화할 수 있는 방안, 예컨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검토하겠다”는 두리뭉실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주주들이 요구한 경영개선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증권가 “SM엔터, 경영진 위한 회사”

증권업계는 이번 주주제안에 대한 SM엔터의 답변에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위해 운영되고 있음을 비판하며 투자자의 신뢰도 쉽게 회복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SM엔터는 매출을 비롯해 영업이익, 순현금, 시가총액 모두 1위 기업”이라며 “연간 영업이익이 500억원 내외이기에 시가배당률 1%만 투자를 고려해도 재무적인 부담이 없”고 설명했다.

이어 “배당과 관련해 JYP나 YG보다도 훨씬 더 많은 현금을 보유했으며 사옥에 대한 투자도 마무리된 만큼 금번 서한에 대한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 배당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도 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에널리스트은 “F&B 관련 사업이 3년째 연간 50억원이 넘는 적자가 나는데, 이에 대한 개선방안은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부재하다”며 “요구사항에도 없는 코엑스아티움의 운영 중단을 한달 넘게 검토한 것은 다소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라이크기획 문제에 관해서도 그는 “라이크기획이 법률적으로 충분히 검토됐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 라이크기획 문제는 경쟁사에 없는, 그리고 음반·음원도 아닌 별도 매출의 6%를 인세로 지급하는 것의 근거와 공정함에 대해 지속적으로 묻고 있는 것”이라며 “상호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합병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이 애널리스트는 “SM이 주장한 바가 맞다고 하더라도 가장 속상한 점은 향후 쉽게 회복할 수 없는 투자자의 신뢰도”라며 “충분한 검토 시간을 거쳤음에도 주요 투자자들의 요구들에 대해 모두 반박하며 하나의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내놓지 않은 것은 지분이 20% 내외에 불과한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위해 운영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클럽 버닝썬 사태’와 ‘일본발 수출 규제 영향’ 등으로 엔터 산업에서 악재가 계속되면서 엔터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다. 여기에 SM엔터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SM엔터 2분기 예상 매출액은 1454억원, 영업이익 95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가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5.6% 감소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5만6000원에서 5만원으로 10.7% 하향 조정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레드벨벳을 비롯한 아티스트들의 신곡 효과 및 NCT127의 월드투어로 별도부문은 양호할 것”이라면서도 “자회사들의 적자가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5호(2019년 8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류은혁 ehryu@mt.co.kr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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