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초상집인데… 남몰래 웃는 ‘ELS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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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000선이 붕괴되는 등 극심한 부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의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와 달리 그동안 글로벌 증시가 호조를 보인 덕에 조기상환 규모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덜 비둘기파적인 금리정책, 미중 무역분쟁 확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글로벌 이슈가 잔존하고 일본과의 무역마찰로 코스피는 물론 일본 닛케이225도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도 혼돈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해외투자 비중이 절대적인 ELS도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높아 추이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본관 로비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29.48포인트(1.51%) 내린 1917.50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 DB

◆7월 조기상환액 3개월 새 최고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ELS 조기상환액은 8조4139억원으로 최근 3개월 중 가장 많았다.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무려 394.7%나 급증했다.

ELS는 3년 만기상품이 대부분으로 수익률이 상환조건에 부합할 경우 6개월 단위로 조기에 상환할 수 있다.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조기상환이 이뤄지고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높여가는 게 일반적인 대표적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다.

만약 상환조건에 부합하지 못해 조기상환이 지연되면 재투자가 어려워지고 자금이 묶인다는 얘기여서 좋은 뉴스가 아니다. 경우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조기상환 지연이 ELS 발행 규모 축소로 이어져 수익성 차원에서도 부정적이다.

국내외 증시는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더해 유럽의 브렉시트 등으로 예측이 어렵다. 게다가 한일 무역마찰로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명단)에서 제외돼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000선이 붕괴된 후 이렇다 할 반등 포인트를 찾지 못하는 있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속은 타들어가지만 ELS 투자자는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ELS는 통상 2~3개의 기초자산으로 구성되는데 해외증시 투자 규모가 절대적으로 많다.

올 들어 기초자산별 발행액은 유로스톡스50이 40조926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37조6442억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32조7499억원, 닛케이225 20조1712억원 순이었다. 반면 코스피200은 9조6440억원 발행돼 상대적으로 적었다. ELS 조기상환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보다 글로벌 증시 상황이 더 중요하다.



◆코스피 부진… 글로벌 증시는 선방

유로스톡스50의 경우 지난달 말 3466.85에 거래를 마쳐 올 1월 말 대비 9.7% 올랐고 S&P500(10.2%), 닛케이225(3.6%)도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S&P500은 7월 들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반면 홍콩H지수는 같은 기간 3.3% 하락했고 코스피200은 무려 6.8%나 떨어졌다. 8월 이후에는 미중 무역분쟁,ㄹ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으로 코스피200이 낙폭은 더 커지고 있다.

조기상환 수익률도 국내외 증시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기초자산별로 7월 한달간 조기상환 금액 상위 10개 중 코스피200이 포함된 경우는 고작 2개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2015년 ELS 부문에서 대규모 운용손실이 발생하자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하는 ELS 발행 감축 자율규제를 도입했으며 2017년 말 해제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은 다시 ELS 발행을 늘리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ELS 발행액은 4922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소폭 늘어난 데 반해 조기상환 규모는 42조2193억원으로 44.9% 급증했다. 앞으로 ELS 발행이 더 늘어날 만한 개연성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는 얘기다.

다만 글로벌 상황이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지만 추가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 못해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달 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키로 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이 확산됐다.

또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킨 이후 코스피지수는 물론 닛케이225지수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유로스톡스50도 심상치 않다. 브렉시트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유로스톡스50은 지난 2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리스크 관리 나선 증권사

증권사들도 ELS 운용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만큼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전략을 바꾸는 추세다. 자체발행보다 백투백 헤지 비중을 높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ELS는 발행 구조는 자체발행과 백투백 헤지로 나뉜다. 자체발행은 국내 증권사가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고 백투백은 외국계 운용사에 운용을 맡기고 국내 증권사가 수수료 수익을 얻는 구조를 말한다. 2016년 대규모 손실은 대부분 자체발행에서 발생한 것이다. 백투백은 기대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운용 손실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시가 양호한 상황에서 ELS에 투자했을 경우 상대적으로 조기상환 조건에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가 좋을 경우 상대적으로 고배리어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 그만큼 리스크도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 국내외 증시가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지만 올 들어 반등세를 보여 당시 투자한 투자가들은 조기상환 조건에 충족할 개연성이 높아졌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 등으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만큼 중위험 중수익 상품인 ELS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5호(2019년 8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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