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 당하는 쿠팡… 유통공룡 '싹' 자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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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쿠팡 잠실 본사. 쿠팡 이미지. /사진제공=쿠팡

쿠팡이 또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당했다. 이번에는 생활용품 브랜드 ‘크린랲’이다. 올해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한 업체는 이제 4곳이다. 쿠팡은 왜 '동네북'이 됐을까.

◆‘집중난타’ 당하는 쿠팡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린랲은 지난달 31일 쿠팡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쿠팡이 자사의 한 대리점과 4억5000만원 규모의 납품계약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부당한 거래거절과 부당한 거래강제 금지 등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크린랲 측은 주장한다.

공정위 신고는 이번이 네번째다. 앞서 경쟁사인 위메프와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LG생활건강 등도 쿠팡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를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협력업체 뺏기’, LG생건은 ‘반품요구 거절에 따른 계약중단’, 위메프는 ‘협력업체에 판촉비용 전가’를 이유로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쿠팡은 신고를 당할 때마다 해당 업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해왔다. 이번 크린랲의 신고에 쿠팡은 대리점 거래가 아닌 크린랲 본사와 거래를 원했지만 거절당해왔다고 설명했다. 대리점 거래를 통하면 납품업자 수수료가 포함돼 제품가격이 높아진다. 이에 쿠팡은 본사 직거래를 원했지만 크린랲은 대형유통사와 거래하면서 쿠팡만 배제시켰다고 주장했다.

LG생건과의 갈등도 유사하다. LG생건은 쿠팡이 올 들어 경쟁업체에 제공하는 코카콜라 등 제품 납품가를 공개하고 합당한 근거 없이 반품을 받아줄 것을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5월부터 계약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LG생건이 대형유통사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며 “더이상 바가지를 쓰지 않기 위해 거래 중단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크린랲과 LG생건은 모두 대형유통사와의 돈독한 관계가 필수인 소비재 판매업체로 이들이 신생 온라인유통사에 차별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주장이다.

공정위에 쿠팡을 신고한 업체들의 공통된 지적사항은 쿠팡이 시장 지위적 ‘갑’의 위치를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쿠팡은 갑의 위치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자신들을 ‘갑’으로 둔갑시켜 시장에서 배제시키려 한다고 반박했다.

쿠팡은 “LG생건은 영업이익만 1조원이 넘는 거대회사”라며 “이미 해당 업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갑질을 당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갑의 위치가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업체가 약 3개월간 4곳의 업체에게서 이처럼 집중다발적으로 신고를 당한 경우는 매우 드문 케이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타다’도 개인택시조합을 공정위에 신고했다”며 “‘신고행위’ 자체는 꾸준하나 한 업체가 잇따라 신고를 당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쿠팡, 유통업계 왕따된 이유

업계에서는 잇따른 공정위 신고를 이커머스업계에서 몸집을 키우는 쿠팡에 대한 견제로 본다. 쿠팡은 2014년 전자상거래 업계 최초로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빠른 배송을 위해 전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직매입과 직배송 방식을 선택했다. 최근 롯데나 신세계 등 유통업체들이 집중투자하고 있는 물류사업을 쿠팡은 이미 5년 전 시행했고 현재 시장 선도자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음식배달사업 ‘쿠팡이츠’를 선보이는 등 사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은 4조4228억원으로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는 가히 독보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올해도 6조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이미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딱지를 뗀 쿠팡은 롯데나 신세계처럼 ‘유통 공룡’을 꿈꾼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유통업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기업은 쿠팡이다. 결국 대형유통사부터 동종 이커머스업계까지 쿠팡을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고 있는 일본기업 논란과 관련해 일부 증권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쿠팡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모 유통사의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며 “실제로 유통업계에서 쿠팡에 대한 견제는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정위 신고 사안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각각의 사안별로 결과가 빠르게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양측의 입장이 다르고 사실 확인이 어려운 내용도 있어서다.

현재 쿠팡은 공정위 신고 결과보다 시장에서 ‘갑질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을 더 우려하는 눈치다. 특히 최근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해 쿠팡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업체들의 견제까지 더해지면 고객이탈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각각의 신고건에 대해 쿠팡은 적극적인 반박을 진행했지만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로켓배송과 물류사업, 상품직매입 등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 쿠팡 입장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확 거두기에 나서야 한다”며 “수년째 영업손실을 보는 상황에서 사업 탄력을 받기는커녕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어 고달픈 상황”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5호(2019년 8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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