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라는 풍수학자 "청와대, 세종으로 이전해야"

인터뷰 /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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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미신이나 종교라고 믿는 풍수지리는 알고보면 수천년의 세월 동안 일상생활의 중요한 가치로 발전해왔다.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도 집이나 사옥의 터를 고를 때 풍수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하나의 학문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기업들도 터를 고를 때 풍수학자의 조언을 듣는가 하면 안 좋은 기운을 털어내려고 사옥에 특이한 조형물을 세우기도 한다. <머니S>는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풍수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사옥과 풍수, ‘터’ 놓고 말하다-하] 전문가에게서 듣는다


기업경영의 성패는 최고경영자(CEO)의 능력과 인재 운용, 사업전략의 적절성, 경기흐름 등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한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성공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대우그룹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기업도 있다. 과학적인 근거는 적지만 국내 재벌가 대부분은 기업의 운명을 풍수와 연관 짓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업의 ‘집’인 사옥을 지을 때 풍수학자의 조언을 듣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재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풍수 종합학파를 이끄는 양만열 전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청운풍수지리학회 학술원장)는 “풍수는 하나의 학문이며 지구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이치의 물리학이자 과학”이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풍수지리설이나 음양오행설이라고 부르는 것은 틀린 말이며 풍수지리학이나 음양오행학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학교에서 풍수지리학을 가르치며 전문 풍수지리사 양성에 힘쓰는 국내 최고 권위의 풍수학자다. <머니S>는 풍수학계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양 교수를 만나 사옥과 풍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양만열 교수. / 사진=김노향 기자


◆풍수는 미신 아니야

양 교수가 풍수에 관심을 갖고 배우기 시작한 건 아주 우연한 기회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타고난 감각으로 오선의 악보를 잘 읽었다.

“음악시험을 보면 베토벤이 몇년도에 출생·사망했는지 암기하는 문제는 0점을 맞았지만 ‘오선 안에 악보를 그리시오’라는 문제는 쉽게 맞혔다.”

전남 나주의 시골에서 태어난 양 교수는 담임선생님께 음악에 재능이 있다는 칭찬을 곧잘 들었지만 정식으로 공부할 기회를 놓쳤다. 이후 외갓집에 갔다가 외증조부의 풍수서적을 발견하면서 음악 대신 풍수에 몰두했다. 그는 “글자 하나하나를 옥편으로 찾아가며 공부했고 진학 후엔 이공을 전공했는데 신기하게도 음악과 풍수, 이공 전부 다 마치 수학문제를 푸는 듯 똑같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풍수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설’에 불과하다고 믿지만 양 교수는 이런 주장에 반박했다.

“사무실에 출근해서 맑은 햇살을 받고 일하면 몸이 가뿐하다. 여기서 알 수 있듯 건물의 방향이나 층수 등은 전통적인 풍수고 우리 삶에서 중요한 가치다.”

양 교수는 대다수의 사람이 알고 있는 ‘수맥’에 대한 상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구에 물 반과 땅 반이 있는데 수맥이 나쁘다면 사람이 있을 곳이 없다”면서 “땅속에서 나오는 마그마 가스가 수맥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에서 나무가 이유 없이 말라죽는 것은 이런 마그마 가스 때문인데 어린이나 노약자가 직접적으로 맞으면 치명적”이라면서 “모든 명당은 물이 마그마 가스를 보호한다. 따라서 수맥 대신 ‘자기장 기운’이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터만큼 중요한 방향과 층수

그렇다면 풍수에서 좋은 ‘터’라고 여기는 ‘배산임수’ 지형에 사옥을 지으면 모두가 성공할 수 있을까.

과거 기업들의 역사를 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우그룹이나 STX그룹처럼 전형적인 명당인 용산에 사옥을 두고도 경영난을 막지 못해 해제된 비운의 기업이 있다.

양 교수는 “용산은 득수지역으로 터가 좋지만 오랜 세월 외국군대가 있어 발전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남산에서 흘러나오는 좋은 기운을 막는 장애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서울스퀘어로 바뀐 대우센터빌딩은 바로 위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이 들어서 남산의 맥을 막았다. 또 예전 서울역사의 정문이 대우빌딩 정문을 마주보고 있었는데 이는 빌딩의 방향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전국의 철도가 멈춰서고 많은 사연을 가진 사람과 화물이 내리는 문과 정면 대치했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용산의 정기가 아무리 좋아도 방향이 잘못되면 소용이 없다”면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는 말과 서울의 상징 대우빌딩의 위상이 많은 젊은이의 가슴을 뛰게 했는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2007년 이후 서울스퀘어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진행되던 당시 양 교수도 설계 의뢰를 받았다. 비록 공모에서 탈락해 반영되지 않았지만 당시 양 교수는 “빌딩 층수를 24층이 아닌 27층으로 바꿔야 하고 양택에서 가장 꺼리는 관공서나 종교시설이 연결돼 있는 것은 부정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서울스퀘어는 서울남대문경찰서와 한 빌딩으로 이뤄졌는데 지운에 따르면 1996년부터 나쁜 운이 도래해 물적·인적 손해를 예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용산은 2017년 이후 27년 동안 남산과 남쪽의 좋은 기운이 일치해 서울의 중심부로 발전할 것이라는 게 양 교수의 말이다.

“완전한 철거 후 재건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경찰서를 이전하거나 힐튼호텔과 같은 업종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1층 로비 벽에 소리가 안나는 물분수를 설치하면 양의 기운을 만들 수 있다. 구(球) 모양의 대형 조형물을 회전문 밖에 놓으면 주변 빌딩의 나쁜 기운을 모아 가둘 수 있다.”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 /사진=김노향 기자

◆“청와대 세종으로 이전해야”


양 교수는 청와대의 이전에도 국가의 명운이 달렸다고 주장했다. 현 청와대 자리는 일제강점기 제7대 조선총독 미나미지로가 명당을 찾아 관저를 옮긴 곳이다. 이후 1945~1948년 미군정 관저로 사용하다가 1948년 이승만 정권 이후 12년간 경무대로 사용했다.

“일부 풍수학자는 청와대 자리를 무당이나 산신당 등 나쁜 터로 비유하는데 그렇지 않다. 청와대는 일반사람이나 대통령을 수반하는 관료의 관사로선 손색없는 땅이지만 국왕의 거처로는 격이 떨어진다고 본다. 경복궁이나 청와대에서 볼 때 북악산의 좌우대칭이 현저히 다른데 북악의 왼쪽 결점을 보완해야 더 좋은 기운을 받는다.”

양 교수는 “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매카시즘으로 북악을 보완 공사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어려울 것”이라면서 “풍수를 공부한 학자로서 욕심을 내본다면 오늘날 경제부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청와대를 계룡대가 있는 충남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풍수학자는 터가 아무리 좋아도 어떤 사람이 살고 어떤 사업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양 교수는 이런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좋은 땅에서 좋은 사람이 난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은 맞지만 근본적으로는 태어난 곳이 좋아야 올바른 생각이 깃드는 게 사실이다. 풍수는 우리 삶의 중요한 가치이므로 반드시 알아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608호·6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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