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10이 16만원?… 다시 고개 드는 ‘단통법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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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휴대전화 구입 보조금을 규제하기 위해 2014년 도입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의 무용론이 또다시 제기됐다. 이달 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이 공개되면서 휴대폰 유통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갤럭시노트10 공개 시점을 전후해 휴대폰 유통업자들은 수십만원대의 불법보조금(페이백)을 지급하겠다며 소비자 유치에 나섰고 이통3사는 유통망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언팩 2019’ 행사를 열고 갤럭시노트10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약 4000명의 전세계 언론·미디어·관계자가 모여 열번째 노트의 탄생을 지켜봤다.

삼성전자는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10시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갤럭시노트10의 제품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은 갤럭시노트10을 실제로 체험했으며 새로 도입된 기능을 살펴봤다. 이어 오후에는 KT 광화문사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 갤럭시노트10 시리즈 체험존이 등장했다.

/사진=뉴스1 DB

◆“페이백 108만원 드릴게요”

잠잠하던 휴대전화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은 이때다. 며칠 전부터 숨죽이고 있던 휴대폰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갤럭시노트10에 30만~60만원에 달하는 불법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살포했다. 124만~149만원에 달하던 갤럭시노트10을 20만원 이하에 제공하겠다는 업체도 줄을 이었다. 출고가 149만원짜리 갤럭시노트10 플러스에 10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붙은 셈이다.

실제 기자가 한 유통매장에 갤럭시노트10 256기가바이트(GB)모델을 7만5000원대 요금제에 구입하고 싶다고 문의한 결과 제품가격은 16만5500원이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상세한 설명도 이어졌다. 단말기 출고가는 124만8500원인데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 48만3000원을 차감하고 페이백 60만원을 제공한다는 것. 물론 출고가에서 공시지원금을 제외한 금액을 현금으로 일시완납해야 하며 요금제는 3개월, 부가서비스는 1개월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단말기 유통매장 못지않게 이통3사의 물밑전쟁도 치열하게 진행됐다. 갤럭시노트10 시리즈가 국내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5G) 전용 단말기로 출시된 탓에 이동통신업계의 눈치싸움이 전보다 더 치열해진 것이다. 현재 이동통신업계는 5G시장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텔레콤이 약 40%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 전 유통망에 대규모 불법보조금이 살포되는 양상은 수년 전부터 계속됐다. 가장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과 LG전자의 V50에서 발생했다. 지난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10 5G에도 50만원 이상의 공시지원금과 불법보조금을 책정하면서 시장을 과열로 몰고 갔다. V50은 한술 더 떠 출시되자마자 ‘공짜폰’으로 전락했다.

경기 안양시에서 휴대전화 유통대리점을 운영하는 A씨는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난 후 첫번째 맞는 주말은 늘 ‘대란’이 일어난다”며 “유통업자들은 이 시기를 전후해 페이백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자들이 이른바 ‘좌표’를 공유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이통3사 방통위 소관법령위반 현황’ 자료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실의 자료를 종합해보면 2014년 단통법 도입 이후 올 상반기까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단통법 위반사례는 총 14건이다. 5개월에 한번 꼴로 단통법을 위반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단통법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차별을 금지하고 단말기 유통시장의 혼탁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단통법이 정작 시장을 더 음성적으로 바꿨다”며 “고객차별문제가 여전히 발생하고 이통사가 지키지도 않는 단통법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10. /사진=임한별 기자

◆시장 과열되는데… 정부 나몰라

방통위 측은 시장의 불법행위와 과열양상을 사실상 방치하는 수준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아직 불법보조금 사례는 적발되지 않았다”며 “지난 5월까지는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시장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납득하기 힘든 설명을 내놨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했다. 방통위는 최근 3년간 이동통신사의 단통법 위반에 신규영업금지 등 강력한 처벌을 한차례도 하지 않았다. 단통법 제14조에 따르면 ‘지원금 차별지급, 지원금 과다지급’ 등 중요한 법 위반행위가 3회 이상 반복되면 최대 3개월간 신규고객 모집을 금지할 수 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방통위가 신규영업금지 처분을 내린 사례는 한번도 없다. 지난 3월 열린 제14차 회의에서는 이통3사의 단통법 위반 행위에 대해 28억5100만원의 과징금만을 부과했다. 당시 이통3사가 위반한 행위는 신규영업금지 처분에 해당하는 사안이었다. 이에 방통위 측은 “5G 상용화를 앞둔 시점에서 시장활성화에 영향을 초래할 수 있고 영세유통점의 영업활동 위축을 이유로 신규영업금지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2017년 출범부터 가계통신비 인하로 대립각을 세웠던 정부와 이통사가 5G상용화를 기점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며 “정부가 5G산업을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우면서 이통사의 불법행위를 눈감아주는 모양새다. 정부의 실적주의 아래 단통법이 유명무실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6호(2019년 8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soonn@mt.co.kr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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