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싼 아파트'가 품질도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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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진=이미지투데이


국토교통부가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9·13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값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다 최근 들어 서울 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 등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라는 카드를 들고 나와 시장 단속에 나섰다.

국토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해도 좋은 품질의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서울 강남의 대치·논현·서초동 등의 주요 민간택지에도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아파트가 공급된 바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70~80%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건설업계는 ‘건축비 통제에 따른 시공품질 저하’를 우려한다.

최근 분양시장은 고급화 열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급 자재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각종 첨단 기술을 적용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 강남뿐만 아니라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가 갈수록 내외적으로 진화하는 분양시장에서 인위적인 건축비 통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낮은 분양가로 아파트를 공급하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금액 부담을 줄일 수는 있지만 최신 시공 기술을 적용하지 못해 품질은 역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면 사업성 악화를 우려한 조합이 계획을 중단하거나 보류하는 사례가 늘어 주택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수급 불균형에 따라 아파트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와 달리 비싼 아파트값에 허리가 휜 소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비용 부담이 낮아져 분양시장 진입 장벽도 덩달아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

특히 소비자들은 내집 마련 욕구만큼 건설사에 대한 불신도 가득하다. 아무리 대형건설사의 브랜드아파트라도 비싼 값에 분양해놓고 자재 바꿔치기로 논란을 일으키거나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해 입주민들의 거주 불만이 폭발한 경우가 많아서다.

영화계에서는 가끔 저예산 영화가 흥행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고 비싼 제작비를 들여도 시나리오가 형편없으면 관객은 외면한다. 하지만 적은 제작비를 들여도 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가 뒷받침되면 금방 입소문이 퍼져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

분양시장의 소비자도 이제는 겉만 번지르르한 아파트를 원하지 않는다. 속이 꽉 찬 내구성 좋은 아파트를 원한다. ‘돈=시공품질’이라는 공식은 소비자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비싼 돈을 들여도 제 값어치를 하지 못한다면 누가 그 아파트에 살고 싶을까.

☞ 본 기사는 <머니S> 제606호(2019년 8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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