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마일리지 할인특약’을 줄이지 마오

 
 
기사공유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많게는 수십만원을 돌려줬던 마일리지 할인특약이 손해보험사 실적 하락의 희생양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보사들이 올 상반기 큰 손해를 내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 한 자동차보험의 적자를 줄여야해서다. 올해 이미 자동차 보험료를 두번이나 인상한 손보사가 연내 추가로 보험료를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할인특약 줄여 손해 줄이나

대부분의 손보사가 판매 중인 마일리지 할인특약상품은 보험기간 동안 일정거리(2000~2만㎞) 이하를 운전하면 운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최대 42% 할인해준다. 운행거리가 짧을수록 할인율이 커져 평소 운행량이 적은 가입자에게 유리하다.


/사진=뉴스1 DB

2017년부터 마일리지 할인특약이 자동차보험 가입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손보사들은 경쟁적으로 할인 구간을 대폭 확대하는 등 서비스 경쟁에 나섰다. 마일리지 할인특약 할인율에 따라 타사 자동차보험 가입자를 뺏을 수도, 현재의 고객을 지킬 수도 있어서다.

마일리지 할인특약은 1년의 보험기간 동안 2000㎞ 이하를 운행하면 최대 42%(보험사별 상이) 할인을 받는다. 거의 보험료 절반을 할인받는 최고의 혜택인 셈이다. 다만 손보사 실적이 하락세를 면치 못해 자동차보험 할인특약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손보사들은 올해만 벌써 자동차 보험료를 두번이나 인상했다. 손해율이 평균 85% 이상으로 치솟아 마련한 긴급대책이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0~80%다. 지난해 7000억원에 달했던 자동차보험 적자가 올해는 1조원을 넘길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손보사들은 지난해 폭염으로 손해율이 오르자 올해 초 보험료를 3~4%가량 인상했다. 올 6월에도 평균 약 1.5%를 또 올렸다. 하지만 보험료 인상도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42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56억원)에 비해 36% 감소했고 DB손해보험도 순이익이 20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01억원)에 비해 31.3% 줄었다. 미리 실적을 발표한 KB손해보험 역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6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떨어졌다.

지난 13일 잇따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해상과 한화손해보험도 부진했다. 현대해상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269억33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0.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2.5% 떨어진 865억600만원을 기록했다. 한화손보는 2분기 영업이익이 33억6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4%나 줄었다.

빅6 중 메리츠화재만이 상반기 1361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장기 인보장 신계약 매출이 전년 대비 32.9% 성장한 것이 컸다. 하지만 메리츠화재 역시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을 감안하면 대책 마련이 필요한 분위기다.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손보사가 하반기에 또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할지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올해 이미 두번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이뤄져 또 한번의 인상은 가입자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지나친 보험료 인상은 당국과의 마찰도 일으킬 수 있어 부담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개선이 더뎌 하반기에도 자동차보험료 추가인상 가능성이 있긴 하다”면서 “연내 3번의 인상은 아무래도 손보사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내년 초 인상이 유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결국 손보사들이 할인특약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식으로 하반기 실적 감소분을 메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보험료 납부 시 할인받는 특약부터 손을 볼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DB손해보험은 지난 3월 블랙박스 설치 할인율을 3%에서 1.5%로 낮췄다. 김일평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전략팀장 역시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보험료 인상이 아닌 각종 할인특약의 할인율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없앨까 줄일까’… 눈치 보는 보험사

손보사들은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마일리지 할인특약의 경우 보험사 재정에 영향을 주지만 축소나 폐지 시 자동차보험시장에서 상품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A손보사 관계자는 “마일리지 할인특약은 수십만원의 보험료를 돌려줘야 해 회사 부담이 적지 않다”며 “상품경쟁력을 감안해 모든 손보사가 동시에 할인특약을 없애는 것이 아니면 현재로서는 축소나 폐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B손보사 관계자는 “현재는 마일리지 할인특약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가입자와 시장 눈치를 보고는 있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손보사들은 가입자들이 마일리지 할인특약에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기대와 만족도가 높은 상품을 축소하거나 폐지시키면 반발도 거셀 것이란 우려다. B손보사 관계자는 “마일리지 할인특약은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의 보험료를 현금으로 돌려받는다”며 “적지 않은 돈을 돌려준다는 부분에 가입자 만족도가 높다. 축소나 폐지를 고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DB손해보험처럼 다른 할인 특약의 할인율을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손보사들은 마일리지 할인 특약 외에도 ‘차선이탈 경고장치 할인특약’, ‘대중교통 할인특약’, ‘블랙박스 장착 할인특약’ 등 다양한 특약을 판매 중이다. C손보사 관계자는 “가입자 수요가 적은 할인 특약을 효율화 차원에서 축소할 수는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은 경쟁적인 마일리지 할인특약 프로모션을 전개해 가입자를 대거 유치했다”며 “잇따른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함께 할인특약 축소까지 이어지면 대규모 가입자 이탈과 함께 비난여론까지 나올 수 있다. 결국 자보료 인상이나 특약 축소없이 내년 초까지 버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6호(2019년 8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070.73상승 8.423:59 09/18
  • 코스닥 : 645.12상승 0.8423:59 09/18
  • 원달러 : 1191.30상승 0.623:59 09/18
  • 두바이유 : 63.60하락 0.9523:59 09/18
  • 금 : 63.30하락 4.2323:59 09/18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