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 매달 골라가며 든다… 트렌드가 된 ‘구독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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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배송서비스로 불리는 ‘구독경제’는 소유보다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에는 콘텐츠스트리밍, 자동차, 면도날, 꽃, 취미 등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해 일상생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머니S>는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구독경제의 흐름을 살펴보고 정기배송이라는 소비현상을 짚어봤다. 또한 직접 정기배송서비스를 이용해 장단점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세상이 배송된다, 지금은 ‘구독’ 시대-②] 정기배송·무제한·장기렌털… 산업판도 바꾸다

기업 비즈니스의 기본은 수요층 확보다. 세계 각국의 무역분쟁 등 글로벌리스크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고객사를 비롯한 시장수요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가격경쟁력과 품질에 따라 소비도 움직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고정수요가 절실하다.

‘구독경제’는 이런 기업들의 고민이 엿보이는 신종 키워드다. 매달 혹은 매년 일정한 금액 및 물량을 소비하는 구독 수요층은 기업 입장에서 고정자산이자 확장잠재력이 높은 매력을 지녔다. 미디어·콘텐츠분야에서 시작된 구독경제가 전산업으로 확대되는 이유다.


넷플릭스. /사진=픽사베이

◆경쟁력의 시대

국내 산업에서는 월정액서비스가 보편화됐다. 이미 ‘정기배송’이나 ‘월·연간 구독’이라는 이름으로 신문, 잡지,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가 진행됐다. 연간 이용시 매달 결제하는 이용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해 소비층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2016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국내 월정액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경쟁력으로 새로운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자체 제작 ‘오리지널시리즈’를 전세계 190개국에 동시 론칭함으로써 ‘일정 가치의 재화를 지불하면 전세계 이용자와 같은 시간대에 동일한 품질로 무제한 시청 가능하다’는 인식을 확립시켰다.

넷플릭스로 시작된 구독경제는 기존 월정액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소유’에 한정했던 소비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확장성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히 매달 금액을 지불하면 그에 상응하는 재화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경쟁력을 더해 소비자를 서비스 안에 가두는 ‘록인(lock-in) 효과’가 드러난다.



현재 넷플릭스가 오리지널시리즈 론칭시 ‘금요일 태평양 표준시 0시’에 동시 공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역별로 타깃층과 수요량에 맞춰 제한적 비즈니스를 진행했던 기존 글로벌기업과 달리 철저히 소비자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실제로 넷플릭스에는 그 흔한 배너광고도 없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오리지널콘텐츠로 전세계 190개 지역 회원에게 동시 서비스하는 것이 넷플릭스 비즈니스의 원천이자 가장 큰 장점”이라며 “사용자가 내는 월 구독료가 유일한 매출인 만큼 첫달 무료, 시청 화질, 취향기반 추천 등으로 차별화를 뒀다”고 말했다.

국내 전자책업계에서 발 빠르게 영역을 넓힌 ‘밀리의 서재’도 구독경제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밀리의 서재는 e북과 전자책으로 나눠진 시장트렌드를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흡수시켰다.

가독성 때문에 전용 리더기가 필요했던 부분은 유명인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서비스 ‘리딩북’으로 채웠다. 약 5만권의 방대한 도서를 확보해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면서 7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대부분의 구독경제플랫폼은 2~5대 기기까지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효율적”이라며 “월정액 모델은 유료구매 전환률이 높고 콘텐츠에 따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책업계의 구독경제 채택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밀리의 서재. /사진제공=밀리의 서재

◆넓어진 선택지

넷플릭스의 성공적인 안착에 힘입어 국내 산업지형도 구독경제로 완만히 기울고 있다. 소유로 내 방을 가득 채웠던 소비자들은 이제 필요한 만큼만 사고 당장 써야할 물품만 구독하려 한다.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한층 탄탄해진 데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경제가 구현되면서 기업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구독경제를 채택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에 따라 속옷, 셔츠, 자동차, 영화, 드라마, 영양제, 반려동물 사료, 신문, 맥주, 커피, 명품가방 등 유무형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제품이 소비자와 만나는 중이다.

최근 구독경제는 전산업 영역 확대와 동시에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구독료를 납부하면 지정된 주소로 물품을 배달해주는 ‘정기배송 모델’ ▲무제한이나 정해진 횟수만큼 이용하는 ‘무제한 이용모델’ ▲매달 이용료를 지불하고 고가품을 바꿔가며 사용하는 ‘장기 렌털서비스’ 등으로 구분된다.

정기배송 모델은 일반 소비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신문, 계란, 면도날 등을 소비자의 집에 배송해 주면 이를 소비하는 형태다. 현재 소셜커머스기업들이 이 비즈니스모델(BM)을 활용해 소비재를 판매하고 있다.

무제한 이용모델은 넷플릭스를 비롯해 음원 스트리밍기업들이 채택 중인 이용 방식이다. 애플도 구독형 게임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사실상 구독경제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는 BM으로 디지털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언제든지 해지와 재구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높은 편이다.

장기 렌털서비스는 매달 자동차와 명품가방으로 한정된다. 고가의 물품이다 보니 한번 사면 쉽게 바꾸기 어려운 물품을 자주 교환해주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차량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현대 셀렉션’과 ‘기아 플렉스 프리미엄’을 운영 중이며 BMW 미니 등 수입차업체도 속속 구독형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구독경제를 채택한 기업의 관계자는 “구독경제는 제한된 자원과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기 위한 효용이론의 결과”라며 “소비자들은 필요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는 차원에 재미까지 추가하는 가심비효과를 보고 싶어 한다. 안정적인 수입처를 얻으려는 기업의 니즈와 부합하면서 구독경제는 산업트렌드로 입지를 굳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6호(2019년 8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cso86@mt.co.kr  |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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