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이마트, 정용진의 ‘체질개선 카드’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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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신용등급이 글로벌 국제신용평사가 정한 투자적격 기준 마지노선인 ‘BBB-’까지 떨어졌다. 그 이하로 등급이 하락하면 해외자금 조달에 압박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마트는 1조원 규모의 부동산자산을 효율화하고 채권 외의 창구를 총 동원해 자금확보에 나섰다. 또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등 주가방어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적자를 내는 등 대내외 상황이 좋지 못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채널과 상품,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개선 전략을 다각도로 추진할 방침이다.


/사진=뉴시스 박종민 기자

◆해외등급, 투자적격 마지노까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국제 신평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이달 들어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BBB-는 투자적격대상의 마지노선이다. 그 밑인 BB+부터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돼 일부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제한될 수 있다. 앞서 5월에는 무디스가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내렸고 최근에는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Baa3는 투자적격대상의 최하단으로 BBB-와 동일선상으로 볼 수 있다.

이마트는 국내보다 해외서 자금을 더 많이 조달한다.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간 해외 채권발행 규모는 1조원, 국내는 730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해외서 4500억원(400억달러)을, 국내서는 3000억원을 각각 발행했다.

해외발행 비중이 높은 이유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기관 수요가 높아서다. 이는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해외자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와 같다. 자금조달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조달 압박이 심해지면 운영자금 부족은 물론 차환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마트는 8월13일 대형마트 할인점 10개 내외, 1조원 규모를 매각키로 하는 등 부동산 자산유동화에 나섰다. 신용등급이 떨어지자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P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조달 부문에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마트가 부동산자산 유동화를 시작했다. 보유한 부동산이 충분한 만큼 채권을 발행하지 않고도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쟁 심화에 첫 분기적자

S&P가 신용등급을 내린 배경은 수익성 저하 요인이 주효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쇼핑패턴 변화와 경쟁 심화, 내수 소비 부진 등으로 내년까지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것이란 예상이다. S&P는 이마트의 어려운 영업환경이 앞으로 2~3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봤다.

또 투자확대를 위한 자금조달은 차입금 증가로 이어지고 최저가 경쟁, 배송 시간, 마케팅 활동 등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는 점 역시 부담 요소로 꼽았다.

실제 이마트는 올 2분기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2011년 신세계에서 분리된 이후 첫 분기 적자다. 창동 리뉴얼에 의한 일시적인 영업종료와 지난해 하반기 전문점 신규오픈을 위한 투자증가 여파가 크다.

S&P는 2016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상향 조정한 뒤 현재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피치는 AA- 등급을 7년째 유지 중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개별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은 해당 기업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실적 부진 요인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식품 카테고리를 대대적으로 확충한 여파”라며 “매출의 80%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출이 지난해 4분기 이후 기존 할인점은 4% 이상 역신장해 고정비 부담이 크다. 올 3월 SSG닷컴으로 통합한 이마트몰은 시장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체질개선 효과 언제쯤 나타날까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도 금리인하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투기대상 등급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부담 요소가 일부 상쇄될 수 있다.

이마트는 또 95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며 주가방어에 나섰다. 이달 14일부터 오는 11월13일까지 90만주, 949억5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일 계획이다.

하지만 본업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개선 작업이 필요하다. 이마트는 그로서리(식료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지계약재배 및 해외직소싱 강화 등 유통구조 혁신, 피코크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간편가정식 확대와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간편형 밀키트를 강화할 방침이다.

점포 효율화 차원에서는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 전문점은 출점을 확대하는 반면 부츠 등 효율개선이 필요한 전문점 일부는 영업을 종료시킬 방침이다. 동시에 상시적 초저가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기존점의 리뉴얼 작업을 진행해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마트의 상시적 초저가 대표상품은 4900원짜리 와인이다. 이 와인은 1주일 만에 11만병 이상이 팔려 기존 1만원대 인기와인의 1년 판매수량(7~8만병)을 넘어섰다. 리뉴얼 점포 매출도 평균 4%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돼 기존점의 리뉴얼 전략으로 오프라인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발행 비중은 해외가 높지만 만기도래 예정인 회사채는 국내 물량이 더 많다”며 “차환발행을 감안했을 때 해외 신용등급 하락이 당장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유통시장 환경 속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을 강화하면서도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어느 부분에서 영업이 잘됐고 어느 사업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갔는지 분석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6호(2019년 8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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