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대신 편의점 가요"… 유통업계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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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정승인 대표(가운데)가 지난달 23일 서울 한남동에 문을 연 '푸드드림' 오픈식에서 진열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 직장인 이모씨(28)는 편의점에서 장을 본다. 홀로 자취하는 탓에 식재료나 생활용품을 많이 살 필요가 없어서다. 무게가 있는 생수는 티몬이나 쿠팡에서, 고기·채소 등 신선식품은 그때그때 새벽배송으로 주문한다. 이씨는 “대형마트까지 거리가 있어 번거롭다”며 “편의점이나 온라인몰이 잘 돼 있어 굳이 갈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시장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2~3년 전부터 제기된 대형마트 위기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반면 편의점은 각종 서비스를 확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같은 지각 변동은 1~2인가구 증가, 온라인 쇼핑 성장 등 달라진 소비 패턴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온라인에 밀린 대형마트, 돌파구 모색

올 2분기 대형마트는 실적 부진을 나타낸 반면 편의점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2분기 29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1993년 창사 이래 첫 적자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영업손실이 339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홈플러스는 비상장회사여서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사정이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형마트의 실적 하락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올해 100조원 규모로 성장한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밀린 까닭이다. 마트에 가던 소비자들은 이제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장을 본다. 심지어 신선식품까지 ‘칼배송’하면서 대형마트의 장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오프라인 점포 운영 상황도 열악하다. 점포 매출이 감소하면서 인건비,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대형마트업계는 초저가 제품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오프라인 매장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늘려 하반기 실적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시중 가격 보다 30~60% 싸게 판매하는 ‘에브리데이 국민 가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달 초저가 제품 30종을 출시한 이마트는 연내 200개, 2~3년 내에 500개까지 품목을 늘릴 전망이다. 아울러 이마트는 쓱닷컴, 트레이더스, 일렉트로마트 등 온라인몰이나 전문점에 투자해 부진을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생존전략으로 ‘현장책임 경영’을 택했다. 상권에 맞춘 점포별 시그니처 상품을 만들고 비규격 상품에 대한 판매가격 조정과 가격 조정 권한을 점포에 부여한다. 또 매장 내 체험형 콘텐츠를 확충해 이커머스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이 자주 찾는 매장으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사업을 대폭 확장한다. 전국 140개 모든 점포를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 시킨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6일부터는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올인원 모바일 창고형 마트 ‘더 클럽’을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마트 잠실점은 지난 7월 판매 공간을 과감하게 줄이는 대신 그 공간에 국제 규모의 롤러장과 주니어를 위한 스포츠 파크 등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편의점 전성시대 이어갈까

편의점은 오프라인 유통업계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올 2분기 GS리테일의 편의점사업 영업이익은 8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1% 늘었다. 매출액은 1조7580억원으로 5.3% 증가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늘었다. 매출액은 2.6% 증가한 1조5165억원으로 집계됐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진 못했으나 적자 폭을 지난해 2분기 96억원에서 올 2분기 64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매출은 32.3% 늘었다.

편의점업계 성장에는 1~2인가구가 한몫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가구는 2000년 222만가구에서 2017년 561만 가구로 증가했다. 통계청은 2045년에는 1인가구가 809만 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편의점은 급증하는 1인 가구를 등에 업고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편의점들은 1인가구 맞춤형 서비스를 늘려나가고 있다. 택배 대리수령 및 송부, 심부름, 세탁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CU는 세탁스타트업 ‘오드리세탁소’와 함께 세탁 서비스를 선보였다. 365일 24시간 CU에서 접수만 하면 세탁물이 집앞으로 배달된다. 세븐일레븐은 1~2인가구 맞춤형 식품을 강화한 특화매장 ‘푸드드림’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인, 배달, 택배, 세탁 등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충분해서다. 반면 대형마트의 하락세 역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마트사별로 초저가 전략을 마련했지만 연일 가격 경쟁을 펼치는 이커머스 업체를 당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위기설은 현실화되고 있다. 이커머스와 경쟁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반면 편의점의 전망은 밝다. 매장이 생활권에 밀착해 있기 때문에 충성고객이 확실하다. 이커머스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은 silver@mt.co.kr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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