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떡소떡’ 먹으며 “BTS 넘버원”… 신한류에 홀린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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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코리아 푸드.” 푸른 눈의 미국인들이 한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에 부는 한식 열기는 영화나 K-팝 같은 콘텐츠만큼이나 뜨겁다. 이른바 ‘K-푸드’로 인정받은 한국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결과다. 세계 넘버원, 미국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며 뛰어든 지 어느덧 10년. 성장세를 이어가는 시장에서 큰손이 돼버린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로 미국 투자와 한식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미국에 부는 한식 열풍은 어느 정도일까. <머니S>가 창간 12주년 특별기획으로 미국 현지를 찾아가 한국기업들의 브랜드 활약상과 미래, 문화 한류 등 K-푸드의 위상을 집중 점검해봤다.<편집자주>

[K-푸드, 미국을 홀리다-
⑥] 미국에 부는 FOOD·문화 ‘신한류’

# ‘제2의 한인타운’이라 불리는 부에나파크의 소스몰. 지난 8월4일(현지시간) 오전 11시쯤 찾은 소스몰 3층에 위치한 CGV 안은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국에서 유행한다는 ‘소떡소떡’을 판매하는 매점 앞엔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소떡소떡을 앞에 두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며 음식을 먹던 대학생 사바나씨(18)는 “주말을 맞아 두시간 정도 차를 타고 왔다”며 “부에나파크는 처음인데 인스타그램에서 소떡소떡이 유명하다고 해서 영화도 볼 겸 찾아왔다”고 말했다.

# 지난 8월8일(현지시간). 피코 리베라 지역에 사는 고등학생 테일러 스미스씨(19)는 코리아타운에 위치한 프라자몰을 자주 찾는다. 한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DVD숍과 한식을 즐길 수 있는 푸드존이 이곳에 있기 때문. 그는 “방탄소년단 멤버 중 지민이를 좋아한다”며 “1년에 10번은 오는 것 같다”고 했다. 함께 온 그의 어머니 모니크 티아나씨(48)도 한류 팬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배우 공유를 좋아해 그가 출연한 드라마 DVD를 대여해 보는 게 취미”라며 “딸보다 더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왼쪽부터) 애디킴, 사만다, 앤드류, 네이든. /사진=김설아 기자

미국에 신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K-팝이 주도하는 신한류는 도전과 소통을 즐기는 미국 10~20대 젊은층이 주도한다. K-팝과 드라마뿐 아니라 한국음식과 뷰티, 패션 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어니언·불닭 팝콘… 트렌디 메뉴 론칭

K-팝 문화를 체험하려는 이들도 증가했다. 8월4일(현지시간) 부에나파크 소스몰에 있는 영화관 ‘CGV’에선 배우 조정석과 임윤아 주연의 영화 <엑시트>가 개봉됐다. 미국인 관람객 중 대부분은 10~20대 고등학생과 대학생. 한국인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온 마리아씨(19)는 “중학교 3학년 때 방탄소년단을 알고 난 뒤 K-팝에 빠져들었고 지금은 한국영화나 음식까지 자주 즐기게 됐다”며 “영화도 영화지만 이곳에서 파는 음식들이 별미”라고 말했다.

실제 CGV부에나파크 팝콘팩토리(매점)에선 다양한 한국형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 CGV는 고소(버터) 팝콘과 콜라가 대세인 미국에 한국 CGV의 인기 메뉴인 캐러멜, 어니언, 체다맛 팝콘과 버터구이 오징어를 판매 중이다.

한국의 맛을 살린 김스낵과 소떡소떡(소시지를 두른 떡)은 단품으로 맛볼 수 있다. 여기에 튀긴 비비고 물만두는 1인용 콤보인 ‘싱글팩’의 사이드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팝콘팩토리에서 메뉴 주문을 마친 로제도씨(22)는 어니언팝콘과 버터구이 오징어를 주문했다. 로제도씨는 “2년 전 처음 한국음식을 먹어봤다. 미국음식과 다른 설명하기 힘든 다양한 맛에 반했다”며 “이곳에 오면 늘 냄새가 좋고 맛도 좋아 영화보고 음식도 먹고 두가지를 한번에 즐기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주류와 음료를 맛볼 수 있는 바도 있다. 바 역시 다양한 한국형 메뉴를 선보이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생맥주와 슬러시 ‘아이시’(ICEE)에 ‘소주 샷’을 결들인 히든 메뉴를 극장 론칭 시부터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이슬톡톡’(복숭아맛, 파인애플맛)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잘 팔리는 메뉴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소떡소떡. CGV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론칭한 소떡소떡은 올 1분기 대비 2분기 매출이 10.72% 올라 비팝콘 메뉴 중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애디킴 CGV 부에나파크 매니저는 “미국인들이 놀랍게도 자극적인 소스와 매운맛을 좋아해 어니언팝콘이나 소떡소떡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한국문화 자체를 좋아하는 외국인이 많아졌다. 새로운 메뉴나 한국주류를 추천하면 거부감 없이 맛보겠다는 외국인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CGV 부에나파크 미국 2호점 내부 모습. /사진제공=CGV

CGV 부에나파크는 또 최근 한국 대표메뉴인 불닭맛을 가미한 ‘불닭 팝콘’을 론칭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홍성혜 CGV아메리카 마케팅팀장은 “CGV아메리카는 한국문화와 K-푸드를 알리기 위해 한국에서 인기를 끌거나 트렌디한 메뉴를 계속해서 리서치하고 있다”며 “미국 본사 내 매점 담당자를 별도로 두고 현지 입맛에 맞는 한국형 메뉴를 개발하면서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CGV부에나파크는 미국 내 한국영화뿐 아니라 미국인들에게 음식을 전파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BTS 영화다. CGV부에나파크에서는 지난해 11월 BTS가 출연한 영화 상영 시 ‘인기가요 아이돌 샌드위치’를 선보이면서 K-팝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또 지난 1월 을 삼면 스크린으로 관람할 수 있는 스크린X(ScreenX)로 상영해 콘서트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 미국인들의 마음을 훔쳤다.

◆외신들도 한식 조명… 음식 장벽 허물어져

영화관에서 벗어나도 음식을 기반으로 한 문화한류가 미국사회에서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유명 미국인 셰프 앤서니 부르댕이 가장 핫한 음식으로 한국의 부대찌개를 꼽으며 ‘굉장한 음식’이라고 추켜세우는가 하면 외신들도 앞다퉈 한식을 조명하고 있다. 단순히 한식메뉴를 소개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가장 ‘오리지널한’ 한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나 요리법, 식품영양학적 의의, 한국 음식문화의 배경 등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인식이 깊어졌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한식 바람을 타고 순두부찌개, 육개장, 무한리필 고깃집 등 미국 곳곳에 한국식당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식당을 찾는 미국인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코리아타운과 부에나파크 일원의 쇼핑몰, 프라자 등 한국을 상징하는 장소에서는 한국음식을 맛보기 위해 방문하는 미국인 고객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코리아타운 프라자에서 만난 제니씨(24)는 “여러 채소와 고추장을 넣고 비빈 비빔밥은 신기하게 맛있다”면서 “비빔밥 외에도 김치찌개와 칼국수도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한식이 미국사회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건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정보화 시대라는 변화의 물결에 크게 기인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인 고객들이 60%가량 된다는 한 한식당 업주는 “종전에는 미국인 고객들이 비빔밥이나 불고기 같은 단골메뉴만 찾았는데 요즘은 육개장이나 설렁탕 같은 다양한 한식메뉴를 찾는 추세”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을 통해 요리나 음식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한 데다 특색 있는 음식을 경험하려는 1020세대들의 욕구가 음식에 대한 장벽을 허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K-팝이나 한국 영화와 문화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에도 한식이 있다. CGV 관계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가 좋으면 그 배우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과 같은 맥락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 확산 등 미디어 환경 변화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새로운 유행을 갈구하는 밀레니얼 소비자들에게 한식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코리아타운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서양식은 구식에 해당한다”며 “중화요리도 지겹고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음식도 식상한 소비자들에게 한식은 새롭게 접해본 신선한 메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학생 3명 현지 인터뷰

“삼각김밥·순두부찌개 맛있어요”

우리와 입맛이 다른 미국인. 과연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음식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CGV부에나파크’에서 만난 현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과 이유에 대해 물었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인이 가장 많이 즐겨 먹는 한식 메뉴는 불고기와 갈비다. 고기에 스며든 달콤한 간장양념맛이 육류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기호와 식성에 잘 맞아떨어진 것. 눈길을 끄는 건 순두부찌개나 떡볶이, 라면 등이다. 최근 젊은 미국인들 사이에선 더 한국적이고 이색적인 메뉴들이 ‘핫’하게 떠오르고 있다.

▶사만다 “한식이 주는 식감을 잊을 수 없어요”
한국인 친구를 통해 한국음식을 처음 접했다는 사만다씨(19)는 한식의 맵고 건강한 맛을 즐긴다. 그는 삼각김밥을 처음 먹었을 때 독특한 생김새 속에 각종 야채와 재료가 섞인 맛이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식감이라 좋았다고 했다. 겉은 바삭하지만 안은 부드러운 소떡소떡이나 튀긴 만두도 그가 좋아하는 한식메뉴다. 사만다는 “최근 매콤하면서도 달달함이 배어 있는 고추장소스에 빠져 있다”며 “한식하면 왠지 신선하고 건강식이라는 느낌이 있어 자주 먹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든 “입안을 화끈거리게 하는 묘미가 있어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교포 네이든씨(19)는 한식 베스트메뉴로 주저 없이 순두부찌개를 꼽았다. “순두부가 주는 부들부들한 식감과 국물에서 나오는 매운맛은 마치 탄산음료처럼 입안을 화끈거리게 하는 묘미가 있어요.” 그의 입맛을 사로잡은 순두부찌개는 요즘 젊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뜨는 대표메뉴다. 네이든씨는 “코리아타운 근처에 있는 순두부 식당에 가면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을 정도”라며 “나 역시 마찬가지지만 땀 흘리면서 매운 음식을 먹는 외국인들을 보면 재밌기도 하다”고 말했다.

▶앤드류 “떡볶이는 오뎅국물과 곁들여 먹어야 일품이죠”
한국이 좋아 한국어공부를 하고 한국친구들과 어울리며 한국문화를 많이 접했다는 앤드류씨(20)는 떡볶이, 순두부, 호떡 등 맛있는 한식이 너무 많다며 베스트메뉴 선정을 주저했다. 그는 한식의 매력을 그동안 먹어보지 못한 맛,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없는 요리이기 때문에 좋다고 했다. 고려대학교 교환학생으로 6개월간 한국에 머물 예정인 그는 한국에서 가장 먹어보고 싶은 음식으로 길거리음식을 꼽았다. 지난해 한국 방문 당시 매운 소스가 어우러진 떡볶이맛에 반했다는 그는 오뎅 국물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일품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608호·6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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