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노후, 100점 만점에 ‘6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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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금융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다. 국내증시는 금융위기 수준으로 고꾸라졌고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돈을 쏟아넣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침체를 넘어 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내며 분양시장을 조이자 내집 마련에 나선 사람들이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노후는 늘 불안하다. 대표 노후자산인 ‘3층연금’으로 넉넉한 노후를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머니S>는 변화무쌍한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을 진단하고 분야별 고수들이 제안하는 ‘재테크 전략’을 알아봤다.<편집자주>


[든든한 노후설계, 고수의 비법노트-④·끝] 퇴직연금 제대로 굴리는 법


“누구나 은퇴 후 풍족한 삶을 꿈꾼다. 하지만 누구나 그러한 삶을 살 수는 없다.”

‘노후재테크’에 대한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연구소장의 대답이다. 박 연구소장은 1994년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시작해 2002년 NH투자증권 전신인 LG증권에서 유통·미디어 업종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이후 2015년 글로벌주식부장을 맡아오다가 2017년부터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25년 넘게 금융투자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그는 노후재테크를 위해 철저하게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노후대책 점수 “100점 만점에 62점”

박진 연구소장은 “30년 넘게 치열한 사회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정작 노후대비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며 “안정된 노후를 위해 본인의 자산비중을 어떤 상품에 분배하고 운용할지 철저히 금융공부하고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2025년 우리나라 65세 고령인구가 1050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령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가 되면 초고령화 사회로 구분된다. 은퇴 후 삶이 더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작 노후준비를 위해 금융투자에 대한 공부를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박진 연구소장에 따르면 연구소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노후대책 점수가 100점 만점에 62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박 소장은 “주위에서 노후준비나 투자를 할 때 가장 영향을 주는 말이 ‘이 상품 좋은 거예요’라고 한다”고 말했다. 결국 금융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으니 막연하게 ‘좋다’는 말만 듣고 무모하게 투자하거나 자신의 노후를 담보 맡기는 셈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노후준비를 10명 중 6명만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다른 나라에 비해 노인 빈곤도 높은 수준”이라며 “노후 대책점수가 최소 90점은 돼야 하는데 노후 준비지수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산층 기준 은퇴 후 생활비로 한달에 약 23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만약 60세에 은퇴한 사람의 경우 80세까지 약 5억~6억원(부동산 제외)의 자산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연구소장. /사진=장동규 기자

◆퇴직연금, 제대로 운용하려면

이에 자산비중을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노후대책으로 퇴직연금에 매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그마저도 제대로 운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퇴직연금제는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회사가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를 회사가 아닌 금융회사(퇴직연금사업자)에 맡겨 운용하는 제도다. 퇴직급여를 맡은 금융회사는 기업이나 근로자 지시에 따라 운용해야 하며 근로자가 퇴직할 때 퇴직급여를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한다.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가 은퇴 후에도 노후자금을 매달 받아 생계에 도움이 되도록 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근로자가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퇴직급여를 한 번에 중도인출하는 비중이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퇴직연금을 연금형태로 지급받기로 한 가입자(55세 이상)는 1.9%에 불과했다.

박진 연구소장은 “생각보다 큰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한꺼번에 타서 쓰는 경우가 많다”며 “노후자산은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지속적으로 쌓아간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퇴직연금은 은퇴하기 전까지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대신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대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퇴직연금은 약 90%가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운용 수익률이 절대적으로 낮은 구조다. 박 연구소장은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개설과 개인책임(DC)형 전환을 대안으로 꼽았다.

IRP 계좌를 개설하면 일시금으로 받은 퇴직급여를 적립하거나 직장을 옮길 때 퇴직연금을 유지할 수 있다. IRP를 통해 매년 납입액의 700만원(연금저축 400만원 포함)까지 세액공제 해택도 받을 수 있다.

박 연구소장은 “물가는 계속 오르기 때문에 원금보장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마이너스나 다름없다”며 “선진국에서는 실적배당형 퇴직연금으로 수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C형은 회사가 근로자 퇴직 때까지 일정 수준의 금액을 보장해주는 회사책임(DB)형이 아닌 회사가 직원 퇴직연금 계좌로 월급을 넣어주면 근로자 스스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에 근로자 스스로 금융투자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 한다.

박진 연구소장은 “DC형은 개인의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요구된다”며 “노후재무설계는 금융전문가가 아닌 본인에게 달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 시장 주목하라”

또한 퇴직연금에 대해서는 좀더 공격적인 투자전략과 국내보다는 해외투자로 시야를 확대하라는 의견이다. 저금리시대에 투자금액 대비 유의미한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국내증시가 하락하는 상황 속에서 투자범위를 국내 기업에 한정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박진 연구소장은 “1% 금리로 투자금액의 2배를 거두려면 69년이 걸리지만 목표수익률이 4%인 펀드 등은 똑같은 금액을 17년이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며 “무조건 오래 보유하고 있다고 수익이 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은 선진국보다는 성장하고 있는 이머징마켓(EM)을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중국 성장에 주목했다.

박 연구소장은 “10년 전 중국은 위험한 시장이었다”면서 “현재 중국은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많이 안정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소비재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화장품, 음식료, 엔터테인먼트 관련주가 대표적”이라며 “미국과 무역분쟁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주인 전기자동차, 산업용로봇, 반도체 관련주도 향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기간 수익이 아닌 30~40년 장기간 보유하고 있어도 될 만한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투자업계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리츠(REITs)도 노후준비를 위한 대표적인 금융상품이라고 언급했다. 리츠는 아직 국내 투자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2001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상품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되는 리츠상품은 지난 5년 사이 103개 늘어난 228개로 도입 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리츠의 총 자산규모는 26억원 늘어난 44조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해외시장에 비교해 혜택이 적다.

박진 연구소장은 “캐나다의 경우 운용사가 일정수익만 받고 나머지를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면 세금이 면제된다”며 “국내투자자도 해외에 상장된 리츠상품을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인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0호(2019년 9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승우 hongkey86@mt.co.kr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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