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제언] 김태기 “내년 외환위기 대비, 고용창출 힘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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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위협하는 먹구름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과의 수출갈등이 심화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의 수출이 더 위축될 위기다. 한국경제의 약한 고리이자 경제뇌관인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가 수조원의 예산을 풀어 경제 살리기에 나섰지만 '경제강국'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머니S>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한국경제 길을 묻다'를 주제로 국민과 기업, 경제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3가지 설문에 5000여명이 참여했고 2년간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허심탄회하게 평가했다.<편집자주>

[한국경제, 길을 묻다-④-4·끝] 한국경제 살리는 법


경제성장률 하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경기는 더 나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일본과의 수출 분쟁도 단기간 내 해소될 기미조차 안 보인다.

성장의 핵심인 소비는 정체됐고 투자와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수로 버티다 힘들어질 경우 국채를 발행한 차입재정이 대안으로 나오지만 자칫 국가신용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북한 도발에 따른 안보리스크 확대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져 자칫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시각도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먼저 평화경제를 중장기 과제로 돌리고 최저임금 동결, 근로시간 단축 시점 연장 등 노동개혁이 선행돼야 한다. 일본과의 수출 분쟁과 관련해서는 ‘경제 전쟁론’ 대신 우리가 스스로가 강해지자는 ‘자강론’으로 맞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내년 위환위기 올 수도"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초부터 올해 2%대 경제성장이 쉽지 않다고 봤다. 경제변수 외 정치변수의 가정을 두는 것이 필요해서"라며 "이런 점에서 자유로운 글로벌 경제연구 기관들은 국내 경제성장률을 1%대로 낮춰잡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에 준하는 위기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김우진 기자

그는 “소비는 제로 상태고 투자와 수출은 마이너스 상황인 만큼 결국 정부 지출로 버티는 상황”이라며 “국채를 발행한 차입재정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국가 신용등급이 흔들릴 수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다. 외환보유액이 많다지만 외인 자금이 이탈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내년 경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의 어려움이 가중될지언정 이렇다 할 반등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내년에 기업의 투자가 회복될 가능성은 낮고 민간소비는 더 위축될 개연성이 크다”며 “수출은 환율효과로 회복될 여지가 있지만 반도체 등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만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자칫 내년에는 외환위기가 올 수 있어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도 미중 분쟁 등으로 우리나라를 불안하게 보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어느 순간 태도를 바꾸면 외환위기 가능성이 없다고 확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정책이 소득격차 벌려

김 교수는 고용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최저임금 인상폭이 둔화됐지만 이미 오른 상태인 만큼 동결이 필요하고 52시간 근무제도 도입 시점을 늦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애당초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 같은 정책은 앞뒤가 맞지 않았던 방안인 만큼 최대한 빠르게 제자리로 돌려놓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를 과감히 이행하지 못하면 소득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1분위(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125만5000원, 5분위(상위 20%)는 992만5000원으로 7.9배차를 보여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김 교수는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연령대별로는 30~40대 고용률이 위축됐다”며 “정부는 고용이 안정됐다고 주장하지면 재정으로 만든 초단기 일자리만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일자리가 위축되는데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해 기업의 일자리 창출 동력을 더 약하게 만들었다”며 “경제 불황이 길어질수록 근무시간은 자연스럽게 단축되는데 이를 굳이 왜 법으로 규제했는지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기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는 일자리 창출이 우선돼야 하는데 정부 재정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것이 소득격차가 더 벌어진 배경이다. 앞뒤가 맞는 정책을 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결과적으로 내년에 디플레이션시대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경제는 후퇴하고 물가는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에 치닫는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이 오면 소비와 투자가 모두 안돼 악순환 구조에 접어들게 되는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비슷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 개혁하고 안보리스크 강화해야

김 교수는 경기 반등을 위해서는 과감한 노동 개혁과 대북 평과경제를 중장기적 과제로 미뤄둘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차원에서 최저임금 동결을 선언하고 근로시간 단축시점도 지연해야 한다”며 “이런 것들을 시장에 빨리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정 투입보다 더 큰 경제효과를 볼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기업에 대해서는 고용안정을 위한 투자 확대를 촉구하는 등의 방안으로 고용창출에 힘을 줘야한다”며 “현 정권은 노동계와 가까운 만큼 이럴 때일수록 대타협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긍정적 의지만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한일 분쟁, 북한 도발 등의 안보리스크 확대는 글로벌 투자가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자금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평화경제나 납북경협은 중장기적 과제로 미뤄두고 안보리스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과의 분쟁과 관련해서는 여당 측의 ‘일본경제침략대응특별위원회’ 명칭에 대해 ‘경제 침략론’으로 정의하고 있다며 ‘전쟁론’이 아닌 ‘자강론’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일본과의 수출분쟁의 경우 경제전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우리가 힘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보다 중요할 것”이라며 “정부나 여당 차원에서 경제보복을 경제보복으로 대응하겠다고 공표하기보다 자강론을 내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0호(2019년 9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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