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의 역설, 혼돈의 전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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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세시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규제가 공급을 위축시키며 전세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가장 큰 원인은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현재 토지보상을 준비 중인 수도권 3기신도시다. 분양가상한제는 서울 등 재건축사업의 수익성을 줄여 상당수 조합이 사업을 연기하거나 포기, 공급난을 야기한다. 반면 1·2기신도시 등 노후화가 진행된 일부지역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역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사진=머니투데이

◆내집 마련 포기 후 전세 선택하는 실수요자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성남 분당, 광명 등은 앞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어 전세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새 아파트 분양가는 정부 규제로 인해 낮아지겠지만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준공 10년 이내 신축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올라 전세시장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새 아파트 청약을 대기하는 무주택자의 경우 내집 마련을 미루고 전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져 전세 공급난이 우려된다. 실제로 입지가 좋은 곳의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되며 신축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초 14억1000만원에 거래돼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공론화하기 전인 올 4~5월 시세 12억~13억원보다 1억원 이상 뛰었다. 최근에는 호가 15억원대 매물이 나왔다.

지난해 말 1만세대 규모 입주로 일대 역전세난을 일으켰던 송파구 ‘헬리오시티’도 지난달 중순 84㎡ 입주권이 17억5000만원에 팔려 두달 전인 5월 같은 면적 13억5000만~15억2000만원 대비 3억~4억원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심 업무지구가 가깝거나 학군이 좋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의 입주 5~10년차 신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필명 빠숑)은 “새 아파트 품귀현상이 입주 10년 이하 신축아파트 수요를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청약 당첨확률이 높은 무주택자일 경우 낮은 분양가의 새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면서 전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전세시장 수요쏠림 현상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서울 수요분산을 위해 3기신도시를 건설하기로 발표했지만 직장과 학군 문제로 강남이나 마용성을 벗어나지 않는 수요가 절대적으로 많으므로 전세난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역전세난 가속화하는 노후신도시

하지만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건설된 1·2기신도시 중 일부는 재건축아파트와 공공택지 공급이 늘어나 전셋값이 하락하는 추세다.

평촌신도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하철 4호선이 연결돼 서울 출퇴근이 한시간 이내로 소요되는 대표 1기신도시라 지난 수십년간 이렇게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적이 없었다"면서 "최근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수천만원 내리는 추세"라고 밝혔다.

평촌 인근 산본신도시도 역전세난이 심각하다. 대규모 택지지구인 군포송정지구가 들어선 것이 원인이다.

산본신도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보통 전세계약이 만료되기 한달 전쯤 매물을 내놓는데 요즘은 세달 전에 내놓아도 안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역전세난은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주거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회다. 다만 이미 전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일 경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세입자의 경매신청이 늘어날 위험이 커졌다. 법원경매정보기업 ‘지지옥션’ 조사 결과 올 4월 전국 경매건수는 총 1만1327건으로 2016년 5월 이후 3년여 만에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인천과 부산을 제외한 전국 시·도가 모두 증가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경매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시설에서 역전세난이 발생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의 경매신청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집주인 대부분이 전세금을 현금으로 보유하지 않고 주택담보대출을 갚는 데 쓰거나 새 부동산에 투자해 반환능력을 상실한다”면서 “무주택자 대다수가 전세시스템을 의존하는 만큼 전세시장 불안이 주거불안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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