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화국’에 쏠린 매수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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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DB.

삼성그룹 계열사 8곳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리포트 10개 중 9개 이상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모두 시가총액 50위 안에 들어간다.

8곳 중 6곳의 2분기 실적은 전년보다 나빠졌고 삼성전자를 포함한 4곳은 반토막,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적자로 돌아서는 등 어닝 쇼크를 입었다.

실적 악화에 더해 일부 업종은 업황 전망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도 증권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매수 의견을 쏟아냈다. 시총 상위 기업으로 거래량이 많은 만큼 증권사들이 섣불리 매도의견을 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매수의견 92%… 3곳은 100% ‘사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총 50위(8월16일 기준) 안에 포함된 삼성그룹 계열사 8곳이 실적을 발표한 후 증권사가 발표한 83개 리포트 중 76개(91.6%)가 매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10개 중 9개가 넘는 수치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올 7월 말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17개 증권사가 리포트를 제출했다. 그리고 17개 증권사 모두 ‘매수’ 의견을 냈다.

삼성물산은 8개, 삼성전기는 11개의 리포트가 모두 매수 의견이어서 삼성전자와 함께 100%의 비중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매수 리포트 비중은 93.8%(15개)로 그 다음이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85.7%), 삼성화재 81.8%(9개), 삼성생명 77.8%(7개), 삼성에스디에스 75.0%(3개)가 그 다음이었다.

이들은 삼성 브랜드를 달고 있다는 점, 시총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우량주로 꼽히는 종목이다. 즉각 업종을 이끄는 대장주 역할을 하는 종목이 대부분으로 업황을 이겨낼 만한 힘이 있다고 여겨지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 매수 의견 일색은 다소 의아하다. 투자의견이 앞으로 기대감을 반영할 것이란 점을 고려해도 대부분 업권 전망이 그리 좋지 못하다. 매수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리포트는 7개에 불과했는데 홀드·유지·마켓퍼폼(중립)이 3개, 트레이딩바이(단기매매)가 1개였고 3개는 아예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고꾸라진 실적… 주가도 부진

삼성계열사의 2분기 실적은 8곳 중 6곳이 악화됐다. 매수의견 100%인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6조5971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55.6% 급감했다. 삼성생명은 62.5%(1조6137억원), 삼성화재 45.5%(2320억원), 삼성물산은 41.6%(1574억원)가 각각 줄어 삼성전자와 함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4억원 영업손실을 입어 지난해 237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이 29.8%(616억원) 감소한 삼성전기가 오히려 선방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실적이 호전된 삼성에스디에스(8.9%, 210억원)와 삼성SDI(2.9%, 45억원)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10% 미만에 그쳐 그룹 차원에서 어려움을 겪은 2분기가 됐다.

실적은 회사의 성장성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인 동시에 배당에도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어서 투자심리에 민감히 반응한다. 증권사들은 삼성생명 등 일부 기업에 대한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지만 매수 의견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삼성 계열사의 실적발표는 지난 7월24일부터 8월 초까지 이어졌다. 8개사의 7월24일 종가 대비 20일 종가를 비교해면 6곳이 하락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수의견 100%였던 삼성전자(-4.2%), 삼성물산(-5.6%), 삼성전기(-2.7%)는 모두 하락했다. 삼성생명(-15.7%)과 삼성화재(-11.5%)는 10% 이상 떨어졌고 삼성에스디에스(-9.1%)도 10% 가까이 빠졌다. 삼성SDI(6.3%)와 삼성바이오로직스(0.9%)가 상승한 정도다.

◆애매한 업황… 왜 매도리포트 못내나

업황 전망을 좋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낸드 시장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이보다 비중이 큰 디램은 하반기에도 가격 하락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중 분쟁은 물론 일본의 수출규제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만한 요소다.

보험주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더하다. 생보사는 금리 하락과 보장성보험 시장 포화, 손보사는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악화 등이 고민인 가운데 회계기준 변경이라는 이벤트까지 앞두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리포트 9개 중 7개(77.8%)가 매수 의견이었지만 경쟁사인 한화생명은 8개 리포트 중 매수의견은 고작 2개(25%), 동양생명은 5개 중 1개(20%)에 각각 그쳤다. 손보업종 역시 현대해상(6개, 66.7%), DB손보(70.0%, 7개)로 삼성화재(81.8%, 9개)보다 낮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거래규모가 크기 때문에 리포트 발간 시 회사 눈치를 안볼 수 없다.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기업탐방 등에도 제한을 받을 수도 있다”며 “매도는 물론 중립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리포트 발간 시 신규 상장사나 중소형사는 회사소개에 중점을 두지만 대형사는 이미 정보가 충분해 애널리스트의 의견 제시가 중요하다”며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중립을 지켜야겠지만 현실적 측면에서 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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