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제언] 전현경 “알파고와 대결후 IT강국 떠오른 중국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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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위협하는 먹구름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과의 수출갈등이 심화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의 수출이 더 위축될 위기다. 한국경제의 약한 고리이자 경제뇌관인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가 수조원의 예산을 풀어 경제 살리기에 나섰지만 '경제강국'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머니S>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한국경제 길을 묻다'를 주제로 국민과 기업, 경제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3가지 설문에 5000여명이 참여했고 2년간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허심탄회하게 평가했다.<편집자주>

[한국경제, 길을 묻다-④-3] 한국경제 살리는 법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정보기술(IT) 강국이라 불렸던 대한민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차세대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분야에서 약진하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전현경 IT여성기업협회장은 최근 <머니S>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IT교육 확대와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해 IT벤처기업과 대기업 간 성장사다리를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을 다수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초·중·고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IT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수한 인력이 임금수준이 높은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가는 美·中… 韓 현주소는?

전현경 IT여성기업인협회장은 “4차 산업시대에 접어들면서 IT가 모든 산업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등 새로 등장한 글로벌 IT기업이 미국 경제를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현경 IT여성기업인협회장. /사진=장우진 기자

그는 “한국은 대기업 몇곳을 제외하곤 글로벌 IT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 아직 없다”며 “한국은 과거 IT강국으로 불렸지만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 시점이 미래 IT강국으로 재도약하느냐 여부를 결정하는 기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회장은 4차 산업시대에 대응하는 우리 입장이 미국이나 중국보다 한발 늦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6년 이세돌 프로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꼽았다.

전 회장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은 인간과 AI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흥미를 끄는데 성공했지만 그 이상의 분위기를 타지 못했다”며 “당시 구글은 기업인수 등의 준비를 끝내놓고 테스트 단계에 들어갔던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당시 상황을 지켜보면서 국가 차원에서 AI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시장을 육성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며 “국가 재정을 지원해 인재 교육을 강화한 결과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을 배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우수인재 확보 ‘최우선 과제’

전 회장은 우리나라의 IT산업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우수 인력이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 스타트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은 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먼저 소프트웨어 등 인재 발굴을 위한 교육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에 대한 인재가 부족하다”며 “우수 인재는 대부분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 연구소 등에서 자기 역량을 발휘하고 있지만 스타트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은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부 대학이 우수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인터십이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며 “소수 몇%에 불과해 교육저변 자체가 넓지 않다. 지방대나 전문대, 미취업자 교육을 전반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대학교생뿐 아니라 초·중·고 학생으로 확대해 어릴 때부터 많은 학생이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사나 교육기관이 부족하다면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회장은 “중국은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간 대결 이후 정부 차원에서 AI 교육을 대폭 강화한 것이 현재 IT강국으로 떠오른 밑거름이 됐다”며 “당시 중국도 지금의 한국처럼 부족한 교육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양질의 AI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도 강조했다. 이들은 현실적으로 대기업 수준의 임금을 감당하기가 어렵다. 정부 지원으로 임금격차가 좁혀진다면 인력확보가 더 수월해질 것이란 얘기다.

전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임극 격차가 큰 것이 현실”이라며 “경력이 쌓이고 성과를 내면 인정받을 수 있지만 입사 단계부터 배제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저변을 확대해 우수 인력이 늘어난다고 이들이 반드시 중소·중견기업으로 유입되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에서 진행한 교육을 이수한 인재를 영입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를 줄이는 것이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기’는 곧 ‘기회’… 재무장 필요

IT산업은 성별에 상관없이 키워나가야 할 분야다. 이에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서는 여성인력을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있지만 IT업종은 여전히 남성 비중이 높은 분야다.

전 회장은 “여성 IT 인력이 부족한 이유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롤모델이 부족해서다”며 “IT전문가를 꿈꾸는 인력들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멘토가 필요한 데 IT 분야에서 성공한 여성 인력풀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이나 육아 등 벽이 있는 현실에서 아이돌봄센터를 늘려 육아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회분위기가 변해가고 IT업종에 진출하는 여성도 늘고 있어 성별 균형은 점차 안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은 IT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대기업이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획가 될 것으로 본다”며 “변화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반대로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 자체를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거대한 흐름의 변화 속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등 신기술로 기업들이 재무장을 해야 한다”며 “고통이 따르겠지만 4차 산업시대를 맞아들이는 준비가 충분하다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0호(2019년 9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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