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타지 않겠다"… '보잉737맥스'는 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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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잉은 유럽의 에어버스와 함께 전세계 항공시장을 주름잡는 항공기 전문업체지만 올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차세대 주력기종으로 주목받은 보잉 B737-MAX 8(이하 MAX) 기종이 연이은 추락사고로 대규모 인명피해를 불러왔기 때문. 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였고 MAX를 주문한 항공사들은 고심에 빠졌다. 지난 3월 전세계 국가들은 “우리의 영공에 MAX가 들어올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약 5개월이 흘렀지만 MAX의 하늘길은 여전히 막힌 상태다.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로 수많은 국내외 항공사의 러브콜을 받았던 이 항공기는 다시 하늘 위로 날아오를 수 있을까.


국내 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보잉 737 MAX 기종. /사진=이지완 기자

◆날지 못하는 비행기 MAX

보잉 MAX는 차세대 주력기종으로 평가받으며 주요 항공사들의 구매 리스트에 올랐다. 이 기종은 연료효율이 기존의 B737-NG와 비교해 약 14% 개선됐고 항속거리가 1000㎞ 이상 늘어난 것이 특징. 최대 항속거리가 6570㎞에 달해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등 중장거리노선 운항도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해외뿐 아니라 국내 항공사들은 MAX의 도입을 위해 보잉에 손을 뻗었다. 국내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말 최초로 2대를 도입했다. 이어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등이 올해 도입을, 제주항공이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었다.

연료효율과 중장거리노선 활용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MAX. 하지만 두차례 대형 참사로 일순간 전세계가 기피하는 항공기로 전락했다. 지난 3월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볼레국제공항을 출발해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던 에티오피아항공의 MAX가 추락했다. 이륙한 지 불과 6분여 만의 사고였으며 이로 인해 157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지난해 10월에도 해당 기종의 유사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충격이었다. 인도네시아 항공사 라이온에어의 MAX는 이륙 10분여 만에 추락, 189명이 목숨을 잃었다. 결국 전세계에서 이 항공기가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거부했다. 사실상 운항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지난 7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서한을 보내 MCAS 문제 외에도 새로운 소프트웨어 결함을 발견했으니 해결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뮬레이터 훈련 중 발견된 이 문제는 여객기에 장착된 컴퓨터가 과부하되면서 정상적인 작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잉은 전세계 항공시장의 양대산맥답게 사고원인으로 지목된 조종특성증강시스템(MCAS) 결함을 인정하고 신속한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MAX의 운항재개에 대한 가능성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FAA가 MAX의 안전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해당 기종을 조종해본 적 없는 파일럿을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 등에서 흘러나왔다. 대형 참사가 있은 지 1년여도 지나지 않았지만 MAX는 다시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보잉 측은 날지 못하는 MAX에 대한 문제해결에 자신이 있는 모습이다. 뮐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MAX가 오는 9월 FAA의 테스트를 거쳐 빠르면 10월부터 재운항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FAA 테스트로 안전성이 입증된다고 해도 곧장 비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적항공사 관계자는 “MAX의 소프트웨어 문제가 해결되고 FAA가 안전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낸다고 해도 즉각 비행재개가 될지 미지수”라며 “미국, 중국 등이 MAX에 대한 운항에 나서야 다른 국가들도 MAX 운항금지 제재를 풀 것으로 보인다. 연내 이 같은 움직임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사들은 일단 기다릴 수밖에 없다. 문제가 해결되면 항공사들은 MAX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우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보잉은 대규모 소송 가능성도 염두해둬야 한다. 이미 러시아의 항공기 리스회사인 아비아는 미국 시카고 항소법원에 “보잉이 의도적으로 정보를 은폐했다”며 14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MAX의 운항금지 이후 첫번째 피해보상 소송이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

항공업계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안전’이다. 비행 중 사고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륙 전부터 항공기 점검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 과정에서 사소한 문제라도 발견되면 비행이 불가능하다. FAA가 안전성 테스트에 나서고 보잉 CEO가 문제해결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여전히 MAX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좋지 않아 보인다.

지난 8월23일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인터넷 설문조사업체인 패널나우를 통해 보잉 737MAX 기종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인식을 살펴봤다. 패널나우에 따르면 ‘보잉 737MAX의 문제가 개선될 경우 흔쾌히 탈 의향이 있냐’는 물음에 1만8290명이 응답했고 70.5%인 1만2895명이 ‘그래도 불안하다. 못 탄다’고 답했다. ‘문제가 없으면 타겠다’는 응답자는 전체 25.5%로 4646명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안전이다. 비행 중 발생하는 사고는 경미한 것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소 문제 하나만 발생해도 예정대로 비행기가 뜨지 못한다”며 “같은 기종에서 짧은 시간 두차례나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면 소비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운항재개의 뜻은 기체결함이 해결됐다는 얘기지만 이 기체에 대한 사고이력을 알고 있다면 해당 기종을 피해서 타려는 움직임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고객들은 자신이 어떤 기재에 탑승하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608호·6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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