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쉬워지는 아이폰… 애플, '빗장' 여나

 
 
기사공유
/사진=로이터

애플이 스스로 세운 벽을 허무는 모습이 연이어 감지된다.

지난 8월29일(현지시간) 애플은 공인 서비스업체 이외의 독립수리점에도 정품 부품과 도구, 매뉴얼, 지침 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비자들은 애플의 공인 대리점이 아닌 곳에서도 정품과 같은 품질의 서비스를 받게될 전망이다. 이 수리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시작해 다른 국가로 순차 확대된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수리가 필요할 때 고객은 수리가 제대로 이뤄졌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가장 믿을 수 있는 방안은 숙련된 기술자가 정품 부품을 사용해 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그간 정품 부품의 공급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제품 분해 매뉴얼도 공개하지 않아 사용자 스스로 제품을 분해, 수리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애플 제품을 사용하다 고장이 난 경우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공식 수리점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업계는 애플의 새로운 서비스를 두고 “기존의 운영방향에서 완전히 반대로 돌아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과거 애플은 자체 생태계를 구현하고 외부에 이를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최근 다방면에서 외부 업체와 협력을 진행 중이다. 이 흐름은 올해 초부터 점차 거세지는 양상이다.

앞으로 파손된 아이폰을 더 쉽게 수리할 수 있다. /사진=로이터

◆콘텐츠 기업 변신이 원인

지난 1월 애플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제조업체에 에어플레이2 기능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에어플레이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기기에서 TV로 영상, 음악 등 콘텐츠를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그간 애플은 에어플레이 기능을 자사제품에만 허용해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애플이 에어플레이2를 외부 업체와 공유하는 것을 두고 업계는 “변화된 환경에 맞게 새로운 사업전략을 취하는 것”이라며 “콘텐츠를 기업의 주요 전략으로 설정한 만큼 앞으로 이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마디로 자신이 판매하는 콘텐츠를 더 많은 장비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남는 장사’기 때문에 빗장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 애플은 최근 사업의 무게중심을 디바이스 생산에서 콘텐츠 플랫폼으로 옮기는 모습이다. 아이클라우드, 애플뉴스, 애플 뮤직, 애플TV 등이 연재 서비스 중이며 게임 플랫폼인 애플 아케이드가 서비스를 눈앞에 뒀다.

애플의 이런 움직임 뒤에는 스마트폰시장에서의 부진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은 2억96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0만대 줄어든 수치다. 반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전년 대비 5000만대 늘어난 2억대를 판매하면서 애플을 바짝 추격했다.

애플은 갈수록 거세지는 중국 업체의 추격 속에 하드웨어 산업만 가지고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서비스·플랫폼으로 눈을 돌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서비스 사업은 이제 강력한 성장동력이 됐다”며 “2020년 서비스 매출은 2016년의 두배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존재도 애플이 스스로 쌓아올린 생태계를 허무는 역할을 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과 경쟁하기 위해 더 많은 접점을 필요로 한다”며 “이것이 애플이 자존심을 꺾은 원인”이라고 밝혔다.
 

박흥순 soonn@mt.co.kr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101.04상승 9.3415:33 09/24
  • 코스닥 : 641.85하락 3.1615:33 09/24
  • 원달러 : 1195.70상승 1.715:33 09/24
  • 두바이유 : 64.77상승 0.4915:33 09/24
  • 금 : 63.59하락 0.6915:33 09/24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