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크리에이티브의 조건 ‘생각 근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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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

“대충 살자.”, “열심히 살 뻔했다.”

이런 말이 유행하는 시대에 ‘단련’이라는 말은 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광고계에서 시시때때로 2루타 심심하면 홈런을 치는 크리에이터 이채훈은 단련을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더 크리에이티브하게 ‘남들보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기획이든 콘셉트든 디자인이든 매번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는 일이기에 매일이 막막하다. 막막함의 이유는 단 하나.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더 좋아할지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신입사원 시절부터 광고를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기까지 오직 이 고민에만 몰두했다. 15초였던 광고 시간이 6초로 줄어들고 예산마저 1억원 이하로 줄어드는 동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관한 고민과 그 밀도는 한결 높아졌다. 그는 최고의 아웃풋을 만들기 위해 특별한 방법을 동원하는 대신 하루 한장씩 흑백사진을 찍고, 세줄씩 일기를 쓰고, 한시간씩 달리는 습관으로 생각 근육을 단련했다.

오랜 시간 꾸준히 달리다 보면 러너스 하이라는 황홀경을 마주하게 된다. 좋은 아이디어가 뿜어져 나오는 시기인 ‘크리에이티브 하이’도 계속된 생각의 뜀박질 중에 찾아온다. 생각이 달릴 수 있도록 ‘생각 근육’을 만드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상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순수한 시선과 생각, 남들보다 집요하게 또는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관찰력, 그 결과물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부지런한 손, 기록한 내용을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보는 편집력 등이 필요하다. 스쳐 지나가는 노래, 종이신문의 배열, 서점에서 발견한 책 제목 등 아날로그 감성도 그에겐 새로운 무기가 된다. 생각 근육을 온몸으로 단련하는 이 같은 습관들이 쌓이면 누구나 크리에이티브해질 수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달릴 준비가 됐다면 속도를 얼마나 낼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딱 반걸음만 앞서 달리는 노하우가 중요하다. 그런 다음 사람들이 공감하는 선에서 살짝만 비틀면 홈런이다. 소위 대박 광고들이 모두 그렇게 만들어졌다. 한가지 유의사항이 있다. ‘대박’ 아웃풋은 정답을 만들기 위해 몸을 사리는 과정이 아니라 있는 힘껏 틀리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것. 실패를 두려워하면 오히려 정답에 다가서는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 역시 실패가 두려워 돌다리를 여러번 두드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돌다리를 두드리면 깨지기만 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위험한 돌다리를 두드리는 대신 튼튼한 다리를 만들기로 했다.

물에 휩쓸리지 않는 돌을 하나씩 가져다 빽빽한 다리를 만들어가듯 작은 습관들을 단련하자. 그러다 보면 강 건너에서 반짝이는 탁월한 아이디어를 누구나 매일같이 만날 수 있다. 멈추지 않는 한 모든 걸음은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저자 본인이 그 성공의 증거다.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 / 이채훈 저 / 더퀘스트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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