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보험업계, '저금리 늪'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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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졌던 2010년 이전에는 산업화에 필요한 자금수요가 많아 자산운용이 비교적 수월했지만 최근에는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보험업에 있어 자산운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보험업은 고객에게 보험료를 받고 사고나 리스크 발생 시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가입자 10명으로부터 1만원의 보험료를 받으면 10만원의 재정이 마련되지만 이중 5명 이상이 2만원씩만 보험금을 타가도 보험사 재정은 제로(0) 혹은 마이너스가 된다. 이에 보유 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불리는 자산운용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 수익률 갉아먹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보험사들이 운용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국내 보험사의 경우 보험료를 국고채 및 회사채에 투자한 운용수익률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로 국고채 금리가 꾸준히 하락해 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최근 1.5%대까지 상승했지만 추석연휴 기간 글로벌 금리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어 추후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최소 2% 수준은 돼야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9년 10년물 국고채 금리 최고치는 2.051%였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반등 분위기지만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다시 2%대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저금리가 이어지며 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은 정체됐다. 2000년대 초 6.9%까지 올라갔던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은 2010년 5%대로 떨어진 후 2016년부터 3%대로 떨어졌다. 2019년 5월까지 3.6%를 기록하던 운용자산이익률은 6월에 다시 3.4%로 0.2% 하락했다. 손보사도 2014년 이후부터 꾸준히 하락해 3.4%의 운용자산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저금리 기조가 보험사에 부담을 주는 또 다른 이유는 역마진 때문이다. 과거에 판매되던 저축성보험의 경우 연 5% 이상의 고금리가 보장됐다. 이 가입자들이 현재의 1%대 금리 상황에서 보험금을 타가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역마진이 발생한다. 특히 6~12%의 확정금리 상품을 대거 판매했던 생명보험사 입장에서 현재의 초저금리기조는 부담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2000년대 전후로 일본에서 일어난 ‘보험사 연쇄도산’과 같은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후반부터 저금리기조, 경기침체까지 더해지며 보험사 역마진이 심화됐다. 결국 주요 생‧손보사들이 연쇄적으로 파산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일본과 현재 국내의 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저금리 기조, 경제 침체라는 측면은 유사하다”며 “당장 보험사들이 파산할 일은 없겠지만 대응이 부실하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저금리기조는 보험사의 평가성 준비금 적립부담도 키운다. 보험사는 기본적으로 보험금 지급 시에 대비해 일정 준비금을 마련해둬야 한다. 이때 평가성 준비금의 경우 금리 하락 시 할인율이 낮아져 준비금 적립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시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위한 할인율도 떨어져 부채 부담이 증가한다. 금리 하락은 여러모로 보험사 입장에서 어려운 상황을 초래하는 악재다.

보험영업도 문제다. 하반기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보험사는 보장성보험에 적용되는 예정이율 인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예정이율은 보험료 운용으로 얻는 예상수익률을 말한다. 예정이율을 낮춘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사가 얻을 수익이 적다는 것으로 결국 보험료 인상요인이 된다.

현재 주요 보험사의 예정이율은 2.5~2.7%대로 이미 최저 수준을 찍고 있다. 예정이율 인하로 보험료가 인상되면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보험시장에서 가입자를 유치할 요인이 더 적어질 수밖에 없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꾸준히 이어질 것을 감안해 부채 구조조정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저금리시대에 맞는 보험상품 개발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해외로 시선 돌려도 ‘우울’

결국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에 투자처를 해외로 돌리고 있지만 환헤지 비용과 국내 규제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투자 규모는 2009년 25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41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21% 늘었다. 하지만 환위험을 제거하는 데 지불하는 환헤지 비용은 만기 3개월 통화선도를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 말 기준 1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환헤지 비용은 해외투자 수익률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이 비용이 증가하면 보험사의 공격적인 해외투자가 어려워진다.

보험사 해외자산 투자 시 일반계정에서 총자산 대비 30%를, 특별계정에서 각 특별계정자산 대비 20%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한 보험업법 규제도 문제다. 보험사들은 현재의 총자산 규제가 금융환경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8월, 보험사의 해외자산 소유 비율을 50%로 완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발의된 해외투자 30% 비중 폐지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여전히 계류 중임을 감안하면 개정 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1호(2019년 9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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