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유니폼 강매, 안 하는 곳 있나요?"

 
 
기사공유
/사진제공=신성통상

국내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탑텐’이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강매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매장 근무시 자사 브랜드의 옷을 입도록 규정하면서 구매 비용은 직원들에게 전가했다는 것이다. 이후 지오다노, 무인양품 등에도 유사 증언이 이어지며 패션업계 전반으로 ‘갑질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SPA부터 스포츠 브랜드까지

지난 14일 트위터에는 ‘탑텐강매피해자’라는 이름의 계정이 등장했다. 계정주는 지난달 부산의 한 탑텐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강제로 탑텐 상의 2벌을 구매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면접에 합격한 뒤 점장에게 복장 규정을 물어보니 ‘우리 유니폼을 구매해야 한다. 2~3벌 정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벌을 골랐더니 ‘그걸로 되겠냐’고 물었다”며 “지점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사에서 내려오는 공지사항엔 ‘유니폼 미구매’를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게시글이 논란이 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유사 폭로가 이어졌다. 스파오, 지오다노,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 직원들의 피해 사례가 주를 이뤘다. 또한 리복, 아디다스 등 일부 스포츠 브랜드 사례도 등장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스파오’에서도 사비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며 “50% 할인을 해주지만 스파오 옷이 아닌 날에는 점장이 하루 종일 눈치를 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무인양품의 강매를 고발했다. 그는 “무인양품에서는 상·하의뿐 아니라 양말까지 무인양품 제품으로 착용해야 했다”며 “친구는 유니폼 구매에만 2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무인양품 매장. /사진=김경은 기자

◆패션업계 악습 안 바뀌나

패션업계의 유니폼 강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2013년부터 여러차례 강매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결국 유니클로는 지난해 1월부터 신입 직원 및 아르바이트생에게 유니폼 1벌을 지급하거나 자유 복장을 허용하는 식으로 규정을 바꿨다.

스파오는 2017년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했다. 스파오 관계자는 “강매는 아예 없다”며 “일부 점장들이 개인적으로 직원들에게 눈치를 주는 경우도 모니터링을 통해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이랜드 계열의 신발 편집숍 ‘슈펜’의 경우에도 브랜드 로고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면 타사 신발 착용이 가능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직원 및 아르바이트생에게 시즌별로 상의 2벌을 무료로 지급하며 하의는 타 브랜드를 입어도 무방하다.

탑텐도 이번 논란을 계기로 복장 규정을 수정한다. 탑텐은 오는 2020년부터 직원들에게 시즌별로 유니폼 3벌을 증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오다노는 유니폼 구매를 선택사항으로 둔다는 입장이다. 지오다노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채용 시 유니폼 구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자사 제품 구매 의사가 없을 경우 타사 제품을 입을 수 있다”며 “복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옵션일 뿐 강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류업계에서 유니폼 강매가 악습처럼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법규는 없다. 2013년 김상민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복장을 갖추도록 하는 경우에 그 비용을 부담하도록 명시하고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 SPA 브랜드에서 직원들에게 유니폼 구매를 강요하거나 이를 어길 시 눈치를 주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며 “유니클로가 이 문제로 한번 홍역을 치른 뒤 많은 SPA 브랜드가 복장 문제를 정리했다. 왜 아직까지 유니폼을 강매하는 관례가 남아있는 건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김경은 silver@mt.co.kr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100%
  • 0%
  • 코스피 : 2069.54상승 24.9310:50 10/14
  • 코스닥 : 640.33상승 7.3810:50 10/14
  • 원달러 : 1184.40하락 4.410:50 10/14
  • 두바이유 : 60.51상승 1.4110:50 10/14
  • 금 : 60.44상승 2.6710:50 10/14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