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의 그래픽저널] 마이크로금리 시대, 똑똑한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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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해도 마지막 4분기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필자는 <황금돼지해, ‘위험자산‘을 줄여라>라는 글을 남겼다. 지난해 7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 발발로 10월에는 글로벌 텐트럼이 발생하는 등 뉴욕증시가 전 저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베어마켓이 우려되던 시점이었다.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두 정상이 무역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이후 글로벌 성적표는 편차가 아주 극심했다. 올 9월20일(뉴욕시간) 기준으로 연초 이후 신흥국의 성과가 선진국 대비 10% 이상 벌어졌고 특히 한국 투자자의 상대적인 상실감은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가 석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투자자들이 시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긴장해야하는 상황임에 틀림없다. 조금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차근히 관련된 내용을 이해하고 점검해야 한다.


/사진=일러스트레이터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추세적 금리인하… 무엇을 의미하나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모든 금융가격의 출발점인 금리 변화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금리는 단순히 이자를 더 받고 덜 받는 차원으로 보기 쉽다. 하지만 금리는 경제에 대한 정보를 반영하면서 결정되고 다시 모든 금융가격 평가에 반영되며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금리가 올해 전인미답 상황에 들어가면서 경제학자와 금융정책당국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일반인들에게는 파생결합펀드(DLF) 원금손실 사태로 인지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단순히 일부 금융상품의 손실 문제를 넘어 전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8월 말 기준 전세계의 마이너스금리(네거티브금리) 국채 규모는 무려 17조달러였다. 9월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회담 전선에서 양국이 화해의 제스처를 주고받자 금리가 조금 고개를 들었지만 여전히 전세계 마이너스금리 국채 규모는 15조달러를 기록 중이다.

미 연방준비은행은 9월18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에서 0.25% 금리를 추가 인하했다. 한주 전 유럽중앙은행이 예치금리를 마이너스권에서 더 내린데 이어진 조치이기에 시장은 전세계의 금리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9월16일 국제결제은행이 발표한 국제 일평균 통화 거래 비중 1위는 미국달러(88%)다. 2위 유로(33%), 3위는 일본 엔화(17%)로 모두 마이너스 금리 혹은 금리 인하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19일 OECD가 세계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당분간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금리는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상승률의 합(피셔방정식)으로 판단되므로 성장이 둔화하면 장기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장기국채금리하락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도 마이너스 금리 통화정책을 일반화하려는 움직임까지 있다. 과거 금융상품이 재테크 성향이 강했던 데 반해 현 마이너스 금리환경에서는 마땅한 상품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대 vs 위험’ 뒤바뀐 투자 패러다임

불행히도 아직 명쾌한 답은 없는 것 같다. 필자는 네거티브금리와 초저금리 현상 모두를 한마디로 마이크로금리 시대라고 부르고 싶다. 금리는 미세하지만 경제에 영향은 더 커진다. 바이러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마이크로금리 시대에는 과거의 투자론 적용이 어려워진다. 과거 투자 상식으로는 금리가 하락하면 위험자산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하지만 지금의 금융시장 현실은 과거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성장 중심의 세계화 경제에서는 ‘기대 수익률’이 ‘위험’을 지배했었지만 100년을 넘는 거대 자본들이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것을 경험한 후에는 ‘위험’이 ‘기대 수익률’을 지배하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즉 위험이 일부 손실에 머물지 않고 전부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긴 후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경제주체들이 어지간하면 기대 수익률을 포기하고 안전한 투자를 택한다는 것이다.

선진경제와 신흥국경제 사이의 위험 프리미엄은 이전까지 신용기관의 거의 연속적인 수치 평가기준에 따라 ‘아주 위험’, ‘덜 위험’, ‘조금 위험’이라는 인식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금 투자자에게는 0과 1, ‘위험’과 ‘안전’의 2진법적 평가 인식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취약한 신흥국경제는 작은 위험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한국처럼 전쟁리스크까지 가진 신흥국경제는 제대로 평가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경제가 지금까지는 잘 버텨가고 있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완벽한 자본 이동이 보장된 금융시스템으로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가 터질 때마다 가장 먼저 자금 이탈 위협을 받을 것이어서 장담은 어려워 보인다.

◆시야 ‘넓히고’ 위험프리미엄 ‘주목’

마이크로금리는 위험에 대한 인식과 반응이 아주 미세하고 민감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그마한 돌발 변수에도 투자자, 펀드매니저, 정책당국자 등이 사색으로 반응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투자자는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할 필요가 있다.

한국시장에는 ‘올인’보다 글로벌 시각에서 ‘분산’ 전략을 취하고 경제 환경이 급변하는 시간도 짧아지고 있어 투자전략과 시점도 적절히 분산해야 한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로우볼(LowVol) 전략이 더 각광받는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험이 강조되는 반면에 요구되는 위험프리미엄을 넘는 투자기회는 더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협상과 한반도의 평화프로세스는 전세계가 주목할 수 있는 메가트랜드 투자기회로 돋보일 가능성이 있다.

장기투자의 대가 짐 로저스가 한반도를 주목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 홀로 성장하는 미국시장이 올해도 잘 나갔으나 경제전문 채널들의 ‘버블’ 워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황금돼지해는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경자년 쥐의 해에는 스마트한 금융투자를 준비해야 한다.


/사진=일러스트레이터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612호(2019년 10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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