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집주인, 강남으로 착각 안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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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상계역 센트럴 푸르지오. /사진=김창성 기자

부동산시장에는 시세가 비슷하거나 이른바 핫한 곳끼리 묶어 하나의 지역으로 부르는 관례가 있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방의 ‘대·대·광’(대전·대구·광주)처럼 말이다.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역시 같은 맥락이다.

노·도·강은 인기지역인 서울에 있지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서울 외곽지역에 있는 데다 베드타운이기 때문. 하지만 최근 들어 잇단 개발 호재가 이어지며 온기가 감도는 모습이다. 당장 강남3구에 비할 만큼 비약적인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지만 기대감은 충만하다. 노·도·강은 현재 어떤 분위기일까.


개발이 한창인 창동역 인근에 위치한 동아청솔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노원] 학원가에 경전철 호재까지

중계동 학원가가 있는 노원구는 강북을 대표하는 맹모들의 성지다. 자녀의 교육을 뒷받침하려는 맹모들의 열성에 입시철이나 방학철이면 사설학원가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목동 등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이사 인기지역으로 꼽힌다.

이처럼 때 되면 집값이 들썩이는 노원구는 최근 교통 호재 소식까지 더해지며 가치상승 기대감에 들떴다. 서울 왕십리에서 미아사거리역, 상계역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이 사업 추진 12년 만에 첫삽을 뜬 것.

동북선은 왕십리역-제기동역-미아사거리역-월계역-하계역-상계역 등 총 13.4㎞ 지하 구간을 16개 정류장으로 잇는 노선이며 모든 구간이 지하에 건설된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상계에서 왕십리까지 환승 없이 25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져 교통 접근성이 떨어졌던 노원구 지역주민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중계동 학원가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중계동 학원가 일대는 교육열 높은 학부모들의 열성에 항상 주목받는 곳”이라며 “여기에 학원가를 관통하는 동북선 호재가 더해져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뿐만 아니라 노후아파트 관련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학원가와 맞닿은 구축 단지인 청구아파트(전용면적 115㎡)가 최근 6개월 새 1억원이나 올라 거래됐다”며 “동북선 출발점인 상계역 인근의 새 아파트인 상계역 센트럴 푸르지오(2020년 1월 입주예정) 84㎡의 경우 최근 입주권이 약 8억원에 거래돼 2년 전 분양가보다 2억원 넘게 뛰었다”고 강조했다.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 /사진제공=김창성 기자


◆[도봉] 창업·문화단지 개발로 기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제는 동네가 좀 세련돼지지 않을까요.”

도봉구 창동에 사는 정기석씨(47·남)는 최근 전해진 창동역 일대 개발 소식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후아파트단지를 빼고는 별 볼 일 없던 동네에 한꺼번에 대형 개발 소식이 전해져 믿기지 않지만 그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곳곳에 전해져 오래살고 볼 일이라며 웃어보였다.

정씨는 “도봉구는 지하철 1·4·7호선이 지나도 그동안 집값 상승은커녕 항상 비인기지역이라는 설움에 갇힌 동네였다”며 “개발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30년 넘게 산 보람이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최근 전해진 서울시의 창동역 일대 개발계획인 ‘창업·문화산업단지’(가칭) 사업 소식은 지역민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사업 성공여부를 떠나 노후아파트가 밀집돼 ‘베드타운’ 이미지가 각인된 도봉구 일대에 한꺼번에 대형 개발 소식이 전해진 건 처음이어서다.

창동역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도봉구 일대는 원래 거래가 활발한 지역이 아니다. 아직까지 다들 개발 소식을 실감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개발 완료 시까지 적잖은 시간이 남아 문의도 많지 않다”며 “다만 최근의 개발 소식과 정부 규제에 따른 기존 아파트 수요 급증이 맞물려 창동역 주변을 중심으로 몇달 새 3000만~4000만원가량 시세가 뛰었다”고 설명했다.

◆[강북] “집주인 헛바람 들지 않길”

“그래도 강북은 강북이죠. 집주인들이 강남으로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수유동에 사는 주부 윤진경씨(44·여)는 노·도·강 일대에 각종 개발 호재가 맞물려 아파트값 상승 기대감이 팽배한 가운데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개발 호재가 가득해도 “이곳은 강북”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그는 “강북 일대를 노·도·강이라 묶어 부르지만 이건 강남3구를 이르는 말과는 결이 다르다”며 “세입자 입장에서는 개발 호재에 휩쓸린 집주인들이 배짱을 부리며 집값을 올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집주인들이 괜한 헛바람 들어서 이곳이 강남인 줄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실제로 최근 강북 아파트값은 주간 0.05%(한국감정원, 9월9일 기준) 올라 강남구(0.03%)의 상승폭을 소폭 앞섰지만 이후 다시 떨어졌다. 강북 일대는 개발 기대감이 있지만 아직은 먼 얘기인 데다 노후아파트의 경우 최근 정부의 재건축 규제로 미래 불확실성도 공존한다.

미아동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북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지만 우이신설선이 뚫리는 등 교통환경이 개선되며 최근 몇년 동안 계속 시세가 올랐다”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지만 낙후 이지미를 벗고 환경이 개선되는 점은 시장이 인정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3호(2019년 10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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