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매일 퀴즈 풀던 정대리… “중독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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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어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출석체크하면 쿠폰을 주는 경험치 보상 등의 게임이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Game’(게임)과 ‘~fication’(~化)라는 단어를 합친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이 아닌 영역을 ‘게임화’한다는 의미. 서비스에 재미를 더하니 이용자가 좋아하고 이용자가 좋아하니 기업 매출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다. 하지만 ‘게임은 질병’이라는 경각심이 사라지고 과몰입,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머니S>가 게이미피케이션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봤다.【편집자 주】

[“세상을 플레이하다” 게이미피케이션-④·끝] 일상이 된 게임, 진짜 문제는?

#직장인 정모씨는 점심시간 후 ‘토스 행운퀴즈’ 정답을 맞히기 위해 카카오톡 채팅방을 찾는다. 토스 행운퀴즈는 정답을 맞힌 이용자에게 당첨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로 문제 하나당 적게는 1원, 많게는 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푼돈이지만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채팅방에선 퀴즈 링크와 정답이 오가는데, 링크만 클릭하고 정답만 쓰면 된다. 정씨는 “적은 돈이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란 생각으로 소일거리를 하고 있다”며 “매일 퀴즈 2~3개씩 풀면 하루에 300원에서 많으면 2000~3000원씩 받는다. 한달간 토스 행운퀴즈를 풀며 받은 적립금으로 커피 한잔과 문화상품권 5000원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사소한 일에도 보람을 얻는 직장인. 적은 돈이지만 한푼 두푼 모으는 재미에 사는 주부. 혼자 운동하면 미루기 십상인 의지박약의 학생.

/사진=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마케팅이 있다. 게임 방식을 다양한 실생활에 접목시키는 ‘게이미피케이션’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이용자의 성취욕을 자극하고 참여율을 높여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게임은 질병’이란 사회풍토적 경각심이 사라지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트로피 스티커에 열광하는 사람들

게이미피케이션은 이미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토스처럼 기업홍보·마케팅에 게임기법을 활용하는가하면 교육·헬스케어·공공 등의 분야에서도 몰입을 끌어내는 핵심적 방법론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론적으로 정립되지 않았을 뿐, 게임의 매커니즘과 사고방식을 접목시켜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자리잡았다. 토스의 행운퀴즈뿐 아니라 카카오·나이키의 운동 어플리케이션 ‘조이런 마블’도 이에 속한다. 조이런 마블은 GPS(위성항법시스템)를 기반으로 이동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 기본 기능에 보상요소를 결합했다. 이용자 기록에 대한 통계를 내 신기록을 달성할 때마다 축하 메시지나 트로피와 같은 보상이 주어진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게이미피케이션은 재미와 성취감을 주다 보니 호응이 좋아 직원교육, 건강관리, 재정 서비스 등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경쟁의 재미, 보상, 성취감과 같은 게임 요소들을 우리 일상에 녹이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망고헬스 알림에 약을 복용하면 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사진=망고헬스 화면 캡처

해외에서도 게이미피케이션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미국 홍보마케팅업체 데브헙(DevHub)은 기업홍보·마케팅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자 이용자 수가 10%에서 80%로 늘어났으며 헬스케어업체 망고헬스(Mango Health)는 게임 캐릭터를 육성하듯 다이어트 등 자신의 목표를 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용자들 간에 하루 운동량을 비교해 경쟁시키기도 한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는 미국 게이미피케이션시장 규모를 2018년 55억달러에서 2024년 269달러로 예상했다.

◆과몰입에 사행성 조장까지… 신중히 접근해야


하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우려와 함께 불만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규정하며 게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만큼 게이미피케이션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료진들은 일부 게이미피케이션이 ‘게임 과몰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교육용 게이미피케이션이 학습 능력과 동기 부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엔 동의하면서도 ‘게임의 일상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게이미피케이션이 이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게임중독에 취약한 소인을 가진 환자의 경우 과몰입과 중독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이키 조이라이드, 토스 행운퀴즈. /사진=각 사 화면 캡처

퀴즈를 풀 때마다 랜덤으로 당첨금액이 달라지는 서비스 등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뽑기가 사행성 성립 요소 중 하나인 ‘우연적 방법’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퀴즈 정답을 공유하는 각종 커뮤니티에선 ‘친한 사람한테만 높은 당첨금액을 몰아주는 느낌이다’, ‘이전보다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당첨금액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 등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토스 이용자 김모씨는 “퀴즈를 풀고 당첨금액 2000원을 획득해서 기뻤는데 뒤늦게 상금이 모두 소진됐다며 결국 받지 못했다. 이후에 오기가 생겨 정답을 빨리 맞히기 위해 혈안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스 관계자는 “회사 정책상 상금이 소진된 상황에서 퀴즈를 풀면 당첨금액이 표시되더라도 받을 수 없다”며 “랜덤한 당첨금액에 사행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3호(2019년 10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arhan@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기자. 제약·바이오·병원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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