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작심삼일’ 넘겼지만 “중독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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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어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출석체크하면 쿠폰을 주는 경험치 보상 등의 게임이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Game’(게임)과 ‘~fication’(~化)라는 단어를 합친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이 아닌 영역을 ‘게임화’한다는 의미. 서비스에 재미를 더하니 이용자가 좋아하고 이용자가 좋아하니 기업 매출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다. 하지만 ‘게임은 질병’이라는 경각심이 사라지고 과몰입,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머니S>가 게이미피케이션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봤다.【편집자 주】

[“세상을 플레이하다” 게이미피케이션-③] 작은 도전, 큰 변화


최근 게임적 사고와 기법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를 몰입시키는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이 인기다.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생활에 밀접해진 만큼 앱 형태로 출시된 게이미피케이션 서비스도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실패하기 쉬운 생활습관이나 목표를 게임 속 미션처럼 수행하고 인증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일상생활에서 간단히 해볼 수 있는 임무수행 방식의 게이미피케이션 앱을 체험해봤다.

◆작심삼일 극복할 ‘챌린저스’

‘챌린저스’라는 앱을 내려 받았다. 챌린저스는 자신에게 적합한 목표(임무)를 골라 사진으로 인증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을 받는 서비스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를 거치면 여러 테마로 구성된 목표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다.

마침 인기 챌린지에 ‘주3일 이상 헬스장 가기’가 있어 선택했다. 올 초부터 헬스장을 꾸준히 다녔는데 최근 2~3개월 전부터는 일주일에 한번도 가지 않을 정도로 게을러졌던 터라 이 앱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졌다.


챌린저스 어플 ‘주 3일 이상 헬스장가기’ 미션수행을 위해 운동하는 기자. /사진=홍승우 기자

9월23일부터 10월6일까지 2주간 미션에 도전했다. 먼저 일정금액을 참가비 형식으로 내야 한다. 1만원부터 20만원까지 참가비를 선택할 수 있는 100% 달성하면 전액이 환급되고 상금(참가비용별 차등)을 탈 수도 있다. 85% 이상 달성하면 참가비만 전액 환급받는다. 만약 달성률이 85% 미만이면 비율 만큼만 돌려받게 된다.

시작일부터 이틀이 지난 시점에 ‘바로 참가하기’를 통해 참가비를 내고 도전했다. 2일 정도 여유시간이 줄었지만 인증이나 상금에 관한 패널티는 없었다. 미션수행을 인증하기 위해 일주일(월~일)동안 3일 이상 헬스장에 가서 헬스기구 3가지 이상(아령, 덤벨 이외)이 나오도록 사진을 찍었다. 찍는 방법도 앱에 들어가 인증하기를 누르면 곧바로 카메라와 연동돼 간편하다.

도전 첫날 헬스장에서 전신거울로 인증사진을 찍어 올렸다. 어색했지만 일상생활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둘째날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미션을 수요일(9월25일)부터 시작했는데 도전에 성공하려면 일요일(9월29일)까지 무조건 이틀은 헬스장에 가야했다. 하지만 목요일과 금요일(9월26~27일)에는 업무차 미리 잡아놓은 저녁 미팅이 있었다. 토요일(9월28일)에는 사촌동생 결혼식에도 가야했다. 격주 일요일마다 쉬는 헬스장 스케줄도 예상 외의 변수였다.

헬스장에 전화해 휴무여부를 물었고 다행히 정상 운영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머지 하루는 사촌동생 결혼식 당일 가려고 했지만 거리나 시간적으로 무리가 있어 금요일 저녁자리 지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헬스장을 다녀온 후 합류하기로 했다.

당시 지인들이 “무슨 헬스장을 그렇게 열심히 다니냐”고 물었다. 만약 평소였거나 별도 비용이 없는 도전이었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포기했을 것이다. 돈을 걸어두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보다도 이처럼 사소한 도전조차 이뤄내지 못한다는 것을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2주차(9월30일~10월6일)부터는 아예 불필요한 저녁 미팅을 피하고 헬스장에서 운동할 일정을 먼저 정했다.

또 주변 지인의 추천을 받은 ‘하루 한번 하늘보기’ 미션(2주)도 도전했다. 인증은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 사이 하늘이 배경(절반 이상)인 사진을 한번만 올리면 됐다. 다른 미션에 비해 인증 방법이 간단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헬스장 출석보다 더 지키기 어려웠다. 궁여지책으로 휴대폰에 알람을 설정해두고 매일 같은 시간에 하늘사진을 찍었다.

주로 올바른 생활습관이나 학업성취를 위한 도전이 대부분이지만 하늘보기 미션과 비슷한 ▲아침 5분 명상 ▲하루 두 번 셀프칭찬하기 ▲감정일기 쓰기 등 일상에 지쳤거나 마음에 힐링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한 ‘마음관리 챌린지’도 흥미를 끌었다.

미션을 추천했던 지인도 “취업준비를 하며 비슷한 앱에서 ‘하늘보기’ 미션을 수행했는데 위로받는 느낌을 받았다”며 “당시에는 생각날 때마다 인증을 해서 미션달성은 실패했지만 그 때 찍은 사진을 보면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챌린저스 어플 ‘하루 한 번 이상 하늘보기’ 미션수행. /사진=홍승우 기자

◆푼돈 벌이 재미 솔솔… 중독 우려도

다만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앱 중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으로 분류한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가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출석체크와 퀘스트 등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이뤄진 안드로이드 앱 ‘겜과장’은 게임사가 출시한 스마트폰 게임과 연동된 게 특징이다. 겜과장에 접속해 계정을 생성하고 직급에 맞는 업무를 진행하면 매월 말일 평가를 거쳐 다음달 1일 계급이 승급한다.

미션으로 주어진 게임을 클리어 하면 보상으로 월급이 주어지는데 이 돈을 모아 실제로 현금화할 수도 있다. 평소 다양한 게임을 접하는 걸 좋아해서 별 무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밑에서 5번째 직급인 주임까지 진급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취준생부터 수습까지는 별 제약 없이 빠르게 승진했지만 주임부터는 좀처럼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이 기간 동안 겜과장 업무를 완료하느라 이른 아침까지 게임을 한 경우도 있다. 특히 게임마다 인증 난이도가 달랐는데 스테이지를 돌파해야 하는 퍼즐 등 캐주얼 게임은 인증이 가능한 스테이지 달성을 위해 게임에 계속 매달려야 했다.

단순히 레벨을 올려 인증할 수 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경우에는 자동플레이 기능이 있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겜과장은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스마트폰을 켜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들여다봐야 했다. 이럴 때마다 기자는 친구들로부터 ‘게임중독자“라는 핀잔을 받아야 했다.

게이미피케이션 앱은 올바른 생활습관 형성과 게임중독 우려 등 사용자의 활용방법에 따라 명암이 분명하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고자하는 동기부여는 평소보다 확실히 강했고 상금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도 있었다. 작심삼일을 없앨 수단으로써 게이미피케이션 앱의 가능성은 충분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3호(2019년 10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승우 hongkey86@mt.co.kr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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