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 닫힌 진에어, 아직도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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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컵갑질 여파에 반일감정·노사교섭 등 파고 넘어야

국내 2위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부터 시작된 반일운동 심화로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데 국토교통부의 제재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이달부터는 노사 임금협상도 본격화된다. 최근까지 고공성장을 해온 LCC들이 한두곳 정도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말이 나올 만큼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 진에어는 올해 두가지 숙제를 모두 풀어내고 다시 한번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사진제공=진에어

◆1년 넘게 소식 없는 제재 해제

진에어는 지난해 8월 국토부로부터 ‘신규 취항 및 기재 도입 금지’라는 제재를 받았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전 진에어 부사장)가 6년여간 등기임원으로 불법 등재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는 항공법상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면허 취소는 피했지만 기약 없는 제재에 발이 묶인 상태다. 기재 도입 계획은 올스톱됐고 몽골, 싱가포르, 중국 등 주요 노선의 운수권 배분과정에서도 배제됐다.

국토부가 진에어에 제재를 내린 지 1년2개월여가 지났다. 이 기간 진에어는 수차례 독립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재정립하고 이사회 역할을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 자격 검증 절차를 체계화하고 준법지원조직도 신설했다.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및 사회공헌 확대 등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진에어는 국토부와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 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 사이 시장에 위기가 찾아왔다. 항공사들은 사실상 모두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이미 경쟁심화, 공급증가에 따른 수급 불균형, 환율 상승 등으로 성장세가 꺾였고 2분기 적자에 빠졌다.

올 2분기 진에어는 매출액 2140억원, 영업손실 266억원, 당기순손실 244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3분기 전망도 어둡다는 것. 지난 7월부터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되면서 LCC들의 돈줄인 일본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국적 항공사들은 모두 일본노선을 감편 및 운휴하고 동남아, 중국 등 새로운 노선 찾기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3분기는 항공업계의 성수기로 불리며 부진했던 상반기 실적을 어느 정도 만회하는 기간이다. 올해가 정말 위기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성수기가 사라졌다. 일본노선의 몰락이 치명적이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일본으로 출국한 한국인 여객수는 30만87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 줄었다.

결국 진에어는 칼을 빼들었다. 지난달 9일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와 경영문화 개선 이행 등이 포함된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이사회 역할 강화, 준법지원조직 신설 등 총 17개 항목과 독립 경영구조, 외부 전문가 평가 및 임직원 설문조사 등 국토부 추가 요구사항도 담겼다.

할 수 있는 것은 다한 상태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부분은 국토부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진에어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토부로부터 별다른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진에어가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생각보다 더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정감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현재 국토부도 정신이 없을 것”이라며 “국감 이후 검토를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빨라야 연말쯤 추가 수정사항이나 해제 유무 등의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사 임금협상 스타트

진에어가 올해 풀어야 할 또 다른 숙제는 노사 간 임금협상이다. 지난달 30일 진에어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협상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이달 둘째주(10월7~11일)부터 상견례 등 노사 간 교섭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번이 진에어 창립 이후 두번째 노사 간 협상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조현민 전 부사장의 물컵갑질 논란 이후 공식적으로 노조가 생겼다. 2008년 진에어 창립 이후 10년 만이다.

진에어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크게 세가지로 ▲특별 격려금 기본급 200% 지급 ▲총액임금기준 4.2% 인상 ▲성과급 체계 개선 및 안전장려금 신설을 위한 노사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이다.

특별 격려금과 관련해 진에어 노조는 “지난 1년간 직원들의 고통과 좌절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며 “제재기간 동안 죄 없는 직원들의 경제적, 심리적 피해를 회사는 모른 척하면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임금 4.2% 인상이다. 지난해 진에어 노사는 총액기준 3.5% 인상에 합의한 바 있는데 이보다 더 높은 수치다.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 적자까지 기록한 회사와 가장 큰 마찰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박상모 진에어 노조위원장은 “지난해에도 타결은 3.5%였으나 요구안은 7%대였다”며 “4.2%는 말 그대로 요구안일 뿐이며 지난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임금인상보다 복지 등에 초점을 맞춰 교섭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최근에도 노사협의회를 통해 복지 관련 부분들을 많이 이야기했다”며 “4.2%라는 수치가 현 상황에서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외의 무형의 이익들이 많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3호(2019년 10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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