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에도 오르는 롯데손보 주가, '새 주주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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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 주가가 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큰 폭으로 올랐다. 업황 부진으로 상장 손해보험사 주가가 좋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새 주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손보는 이달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본건전성을 개선했다. 유상증자는 통상 주가에 악재로 작용해 투자심리를 흔들기 마련인데 이번 사례는 달랐다. 투자자들은 주식가치보다 회사가치에 더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대주주가 롯데에서 사모펀드로 바뀌었지만 롯데 계열사 물량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배당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통상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경우 배당성향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보험사들은 회계기준 변경을 앞두고 배당 억제 등 자본관리에 나서는 추세여서 연말까지 주가 흐름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롯데손해보험. /사진제공=롯데손해보험

◆대주주 변경 앞두고 주가 ‘껑충’

롯데손보는 올 9월30일 2120원에 거래를 마쳐 9월1일 대비 16.8% 급등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10.7%)을 제외하면 한자릿수 상승을 보였거나 하락해 롯데손보의 주가가 상승세가 확연히 눈에 띈다.

같은 기간 DB손보(7.1%), 메리츠화재(5.2%), 흥국화재(0.8%) 등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한화손보(-7.7%)와 삼성화재(-1.8%)는 코스피 반등에도 하락했다.

롯데손보는 이달 1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지분율 58.5%를 확보한 JKL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변경된다. 경영진도 싹 물갈이 돼 최원진 JKL파트너스 전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최 전무는 재정경제부 출신으로 롯데손보 인수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변경은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때문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5월 JKL파트너스로 인수가 결정됐고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우리금융지주 컨소시엄, 롯데캐피탈은 일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으로 팔렸다.

롯데손보의 최대 고민거리는 건전성 확보로 이를 자본확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롯데손보의 RBC 비율은 140.8%로 당국 권고 수준(150%)에도 미치지 못했다. JKL파트너스는 이달 37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RBC비율을 190%대까지 올려놓을 계획이다.



◆롯데 물량 유지 기대감 팽배

유상증자를 결정해도 주가가 오르는 현상은 이례적이다. 통상 증자를 단행하면 유통주식수가 늘어 주가하락의 배경이 된다.

하지만 투자자 사이에는 건전성 해소에 더해 대주주 변경에도 롯데 측과 관계가 유지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호텔롯데는 지분율 5% 유지를 위해 180억원을 출자해 롯데손보와 퇴직연금 사업을 유지해나갈 계획이다.

퇴직연금은 롯데손보의 주력 사업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4조3000원 중 퇴직연금 물량이 6조7000억원으로 47%를 차지했다. 롯데 계열사 물량이 40%에 달한다.

롯데그룹은 금융계열사 매각 전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에 포함됐는데 롯데손보와 롯데카드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내부거래 규제에서 자유로워졌고 동시에 기존 물량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 투자 기대감이 높아졌다.

퇴직연금은 수익성 자체가 그리 높지 않지만 장기간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푸본현대생명 등 일부 보험사들이 주력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 역시 현대차그룹이 대주주일 당시엔 내부거래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최대주주가 대만 푸본생명으로 바뀐 뒤에는 이런 부담이 해소돼 현시점까지 퇴직연금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손보업계의 경우 장기 위험손해율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유지한다는 점은 투자 심리를 높이기에 충분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채권 발행 대신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본을 확충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쳤다.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늘리며 매년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유상증자는 대주주 지원이 필요해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부담이 크지만 롯데손보는 이러한 두 가지 리스크를 모두 해소한 상황이다.

◆배당 전략 촉각… 변수는

배당 부분은 지켜볼 대목이다. 사모펀드가 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롯데손보의 전신은 대한화재로 2008년 롯데그룹이 인수했으며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3번의 배당을 실시했다. 2010년 배당 후 5년간 명맥이 끊겼지만 2016년 1주당 10원, 2017년 1주당 20원의 배당을 진행했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하면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공격적인 배당을 펼치는 게 일반적이다. 한 예로 오렌지라이프가 2014년 MBK파트너스로 인수된 후 매년 50~60%대의 고배당 전략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까지 배당으로만 7700억원을 지급했다. 오렌지라이프는 생보주 부진에도 주가가 오르는 등 배당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실적은 나름 선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9.5% 감소했는데 롯데손보는 2.7%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배당재원이 당기순이익을 기반으로 쌓이는 잉여현금흐름(FCF)인 점을 고려하면 배당 재원도 무난히 확보한 셈이다.

다만 회계기준 변경을 앞뒀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자본관리가 더 중요해지는데 유상증자 단행에도 200% 내외의 RBC비율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치다. 올 6월 말 RBC비율 산출 시부터는 퇴직연금 리스크도 반영해야 하므로 롯데손보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험업종은 실손보험 등 장기 위험손해율의 급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생존담보 중심의 판매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며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전략 방향과 주주 간 우려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배당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업황은 좋지 못하지만 RBC비율 개선 등의 이유로 주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3호(2019년 10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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