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너 일가는 투자의 귀재?

 
 
기사공유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시장에 충격을 준 바이오기업 대장주들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헬릭스미스 오너일가가 악재 공시 전에 주식을 대거 처분하며 타격을 피했다.

엔젠시스 임상 실패라는 대형 악재가 터지기 직전에 오너일가가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임상 실패 사실을 사전에 알고 주가 급락으로 인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주식을 판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매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공시 의무가 있는 보유 지분도 발표 직전에 내다 팔았는데 막대한 수익이 가능한 공매도 거래에는 문제가 없었겠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투자자들의 원성이 치솟자 금융감독원은 불공정 거래가 없었는지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금감원이 모니터링을 하자 헬릭스미스는 재빨리 진화에 나섰다. ‘임상결과를 미리 알았다면 주식 대부분을 은밀히 처분했을 것’이라며 ‘우연의 일치’라는 논리였다.

헬릭스미스 오너일가의 뛰어난 투자능력은 앞서 ‘코스닥 시가총액 3위’의 영광을 자랑한 신라젠 사태와 흡사하다.

신라젠도 미국에서 펙사벡 간암 치료 3상 시험 중단 권고가 발표되기 전 회사 임원과 특수 관계자들이 지분을 팔아치웠다. 분명 펙사벡이 임상 3상을 통과하면 지분 가치가 높아질 텐데 말이다.

바이오기업 대장주들의 사탕발린 말을 믿고 투자한 이로선 날벼락이다. 투자자들은 회사 미래가치를 믿고 샀는데 회사 관계자만 피해를 교묘하게 빠져나간 꼴이 됐다.

결국 이득은 헬릭스미스 오너일가가 다 챙겼다. 이유가 어찌 됐든 헬릭스미스 오너일가의 뛰어난 투자능력에 찬물을 끼얹을 생각은 없다. 다만 꼼수를 부린 듯한 헬릭스미스의 이중적인 모습에 미간이 찡그려질 뿐이다.

헬릭스미스 오너일가의 뛰어난 투자능력이 기업의 신뢰도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시장 질서를 교란시킨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바이오가 4대 미래성장 사업인 만큼 기업들이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곱씹어볼 대목이다.

흔히 주식시장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한다. 물론 신약개발 과정은 수시로 변하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기 때문에 쏠림이 훨씬 클 것이다. 뛰어난 신약이더라도 경영진의 통찰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뢰는 필수다.

신뢰의 핵심은 결국 투명성과 공정성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의혹을 남기지 않는 것이 잃은 신뢰를 되찾는 가장 빠른 길이다. 시장 요구에 응할 때가 됐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3호(2019년 10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arhan@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기자. 제약·바이오·병원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088.86상승 24.0218:01 10/22
  • 코스닥 : 655.91상승 6.7318:01 10/22
  • 원달러 : 1169.70하락 2.318:01 10/22
  • 두바이유 : 58.96하락 0.4618:01 10/22
  • 금 : 59.38하락 0.3218:01 10/22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