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반포주공1단지', 어디로 흘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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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사업이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총 사업비가 10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지만 조합 간 소송으로 이주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며 전체 사업 추진에 먹구름이 꼈다. 게다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규제에도 둘러싸여 주민들의 금전적 피해도 커졌다. 먹구름이 낀 반포주공1단지의 재건축사업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사진=김창성 기자

◆기대 한 몸→소송에 한 숨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은 기존 2120가구를 5388가구로 다시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 2조7000억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가 1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2017년 9월 수주전에서 ‘100년 주거명작’을 다짐하며 시공권을 따낸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에 프리미엄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한 ‘디에이치 클래스트’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반포주공1단지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불릴 만큼 시장의 관심이 컸지만 본격적인 이주를 코앞에 두고 사업 추진에 먹구름이 꼈다. 조합원 간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져 관리처분계획이 취소돼서다. 조합은 당초 10월1일부터 재건축을 위한 이주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관리처분계획 취소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8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원 267명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의 이 같은 판단은 관리처분계획을 가결시킨 조합의 총회 결의가 효력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이주 안내 현수막. /사진=김창성 기자

판결을 담당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안종화)는 “특정 소유자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정도로 토지 등 소유자들 사이에 불균형이 초래된다면 그 관리처분계획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소송을 낸 267명의 조합원들은 조합이 그동안 적법한 분양절차를 밟지 않았으며 가구 면적 배정도 형평성에 어긋났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조합이 전용면적 107㎡ 주택을 가진 조합원의 분양 신청을 59㎡+115㎡로 제한해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강조한다. 또 이와 달리 일부는 59㎡+135㎡의 신청을 받아줘 형평성에 어긋나는 점을 문제 삼았다.

관리처분 인가 취소로 반포주공1단지 조합은 당분간 재건축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항소를 진행하거나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수립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서다.

특히 재산권 침해라는 민감한 사안을 두고 소송까지 간 마당에 이해당사자 간 갈등이 원만히 봉합되길 기대하는 것도 힘든 상황.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관련 안내문. /사진=김창성 기자

◆변수는 초과이익환수제?

현재 조합 측은 항소를 진행 중이다.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전체를 무효라고 한 1심 판결에 과도한 부분이 있어 2심에서 충분히 소명해 바로잡겠다는 방침이다.

조합의 항소로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예정됐던 이주는 부득이 2심 고등법원 재판결과와 2건의 관리처분 무효소송(시공사 현대건설, 복층감정평가) 뒤로 연기됐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사업취소까지 갈 수 있다며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금전적 손해도 우려한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은 착공 전이라 금전적 손해가 없다”며 “조합원 간 갈등이어서 시공사가 개입할 사안이 아닌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소송전이 조합과 조합원, 시공사 모두에게 멘붕으로 다가오며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았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라는 변수가 생겼다.

일부 조합원이 제기한 분양조건을 변경하려면 관할 서초구청에서 별도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경우 현재와 달리 재초환을 적용받는다.

반포주공1단지는 2017년 말까지 서초구청에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을 접수해 재초환을 면제받았지만 소송결과에 따라 분양조건 등이 변경되면 앞선 결정은 무효가 돼 재건축 부담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의 관리처분인가 효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고 측에서 소송을 취하하거나 항소를 결정한 조합이 고등법원에서 승소해야 한다. 10월 이주를 계획했던 조합원들은 일정에 차질이 생긴 데다 분담금이 치솟을 가능성까지 생기자 갈등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재건축 부담금을 8억4000만원으로 추정한다. 이를 토대로 사업성이 더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1·2·4주구의 부담금은 조합원 1인당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부담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자 소송 취하에 나선 조합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소송에 참여했던 267명의 조합원 중 현재 30여명의 조합원이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업이 계속 지연될 경우 금전적 손해가 막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소송을 취하하는 조합원들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 조합원은 “소송에 따른 금전적 불이익 등의 파장이 생각보다 커질 수 있어 소송 참여 조합원들의 고민이 깊다”며 “결과를 속단할 순 없지만 예상보다 빨리 소송전이 마무리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3호(2019년 10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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