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못하는 팀②] '추락'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 운명의 시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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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을 마지막으로 2019 KBO리그 정규시즌 대장정이 끝났다. 누군가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을잔치에 참여하지만, 누군가는 탈락의 분루를 삼키며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가을야구에 올라가지 못한 5팀의 올 시즌을 돌아보고 다음 시즌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간략히 살펴봤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지난 4월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화 이글스의 이번 시즌은 유독 다사다난했다. 지난 시즌 3위를 기록하며 2007년(3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 올해도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안에서는 시즌 시작 전 권혁·이용규 등 베테랑들의 이적 요구 파문과 이탈로 팀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경기장에서는 지난 시즌 가을야구를 이끌었던 불펜진이 무너진 가운데 타선이 잇따라 침묵하며 성적이 서서히 떨어졌다. 백업 자원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일부 선수들은 과도한 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3위까지 올라갔던 팀이 이번 시즌은 너무나 큰 추락을 경험했다. 한화는 어느 정도까지 나빠진 것일까. 그리고 다가오는 시즌, 한화가 다시 지난 시즌의 저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 투수 박상원(왼쪽)과 이태양은 지난 시즌의 활약과 정반대로 이번 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뉴스1

◆ 불펜은 저하, 선발은 그대로, 백업은 부진

한화의 지난 시즌 스탯을 보면 다른 팀과 두드러지게 다른 점이 하나 눈에 띈다. 투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탑5에 든 선수 중 키버스 샘슨(2.99)을 제외한 나머지 4명(송은범, 이태양, 박상원, 정우람)이 모두 불펜 투수다.

타팀에서는 적어도 선발 투수 2명 이상이 이름을 올린 것을 생각해볼 때 불펜진이 한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실제 이 시즌 한화의 구원진 전체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기여)는 5.12에 달했다.

그러나 든든하기만 하던 한화 불펜진은 이번 시즌 약속이나 한 듯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박상원(1승4패 12홀드 ERA 3.97), 이태양(1승6패 ERA 5.81)은 모두 지난 시즌의 활약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송은범도 0승3패 4홀드만을 기록한 채 시즌 중반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됐다. 정우람만이 57경기에서 4승3패 26세이브 1.54의 평균자책점을 보였지만 세이브 상황이 줄어들면서 출전 횟수를 많이 가져가지 못했다.

불펜이 동반 부진에 빠진 가운데 선발진은 지난해와 똑같이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한화 최다승 투수 5위 중 선발로 고정 출전한 선수는 샘슨(29경기 13승)과 김재영(21경기 6승) 뿐이었다.

올해는 워윅 서폴드(31경기 12승)와 채드 벨(29경기 11승)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투수 동반 10승에 성공했지만, 국내 선발들이 지난 시즌보다 더 부진하면서 빛이 바랬다. 

한화 이글스 투수 장민재. /사진=뉴스1

지난 시즌 34경기 중 단 3경기만 선발 출전했던 장민재는 올해 선발요원으로 이동하며 기대가 모아졌다. 그러나 선발로 22경기 출전해 지난해와 똑같은 6승에 머물렀다. 김범수(16경기 5승9패)와 김민우(12경기 2승7패)도 선발로 중용됐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후반기 선발투수로 변신한 신인 김이환이 11경기에서 4승3패 4.26의 평균자책점의 준수한 활약을 보인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그 사이 야수진에서는 백업 멤버들의 기량 저하가 문제로 대두됐다. 지난 시즌 한화는 내야와 외야 가릴 것 없이 로테이션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일례로 유격수 하주석은 지난해 141경기를 뛰었지만 선발 출전 경기는 132경기였다. 2루수와 유격수 백업으로 활약한 강경학 덕분이었다.

강경학은 지난해 74경기에서 528⅔이닝을 소화하며 수비율 0.993에 실책은 단 2개만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준 강경학 덕분에 한화는 하주석을 계속 활용하면서도 체력을 안배할 수 있었고, 더불어 신인이었던 정은원에게도 지속적으로 기회를 부여하며 성장시킬 수 있었다.

반면 이번 시즌은 주전급 선수들만 대거 수비를 소화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정은원이 137경기에 선발 출전(총 142경기 출장)하면서 해당 부문 리그 최고 출장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선발로 100경기를 넘게 출전한 선수가 최재훈, 제라드 호잉, 오선진, 송광민 등 5명에 달했다. 지난 시즌 4명보다 1명이 늘어났다.

백업자원 강경학은 지난 시즌 0.278이었던 타율이 올해 0.239로 급락했다. 다른 백업자원들의 성적도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99경기에 나와 57안타 7홈런 0.275의 타율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백업포수 지성준은 이번 시즌 58경기에서 26안타 2홈런 0.250의 타율로 기록이 떨어졌다. WAA가 0.241에서 0.096으로 떨어지는 등 수비 안정감이 따라오지 못하는 가운데 타격감도 이전에 미치지 못하며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이외에도 양성우, 백창수, 김태연 등 백업 선수들이 성적 부진을 겪으며 수비에서 선발 자원 고착화가 나타났다. 이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이어졌고 다시 타격에서 부진을 겪는 악순환으로 연결돼 결과적으로 팀 성적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오른쪽 두번째)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육성과 성적의 기로에 놓였다. /사진=뉴스1

◆ 한용덕 감독 3년차, 결실? 실패?

박종훈 단장은 지난 2017시즌이 끝난 뒤 당시 두산에 있던 한용덕 코치를 감독으로 불러왔다. 박 단장과 한 감독이 추구한 제1가치는 '육성'이었다. 그 기조 속에 한화는 지난 2년 동안 여러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이 중 성과를 본 선수는 몇 명 되지 않는다. 야수진에서는 정은원과 장진혁이 성장세를 보이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지성준과 김태연, 이동훈 등은 오히려 폼이 떨어지며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대형급 신인들로 기대를 모았던 유장혁, 노시환, 변우혁도 시즌 초반 안타를 생산해냈지만 그뿐이었다.

마운드에서는 더욱 심했다. 서균, 김종수, 김재영, 김범수, 김성훈 등 성장 가능성이 점쳐졌던 선수들 대부분이 이번 시즌 무너졌다. 이번 시즌 막판 등장한 김진영(6경기 0승4패 4.05 평균자책점), 김이환, 박윤철(15경기 0승1패 5.10) 등이 그나마 희망을 보였을 뿐이다. 다만 시즌 중반 송은범과 트레이드돼 LG에서 건너온 신정락은 21경기 4승무패 3.16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음 시즌 전망을 밝혔다.

야심차게 내세운 영건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의 '육성' 기조는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시즌 막판 한화는 12승9패로 9월 성적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원동력은 외국인 투수들의 역투와 더불어 이 기간 좋은 모습을 보인 최진행(0.367), 정근우(0.324), 이성열(0.310), 김태균(0.298), 송광민(0.293) 등 베테랑들에게 있었다.

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트레이드 요구 파동으로 징계를 받았다가 해제된 한화 이용규가 지난달 1일 오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한용덕 감독을 만나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용덕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시즌 막판 베테랑들을 지속적으로 출전시키고 '탕아' 이용규를 다시 1군에 복귀시킨 것은 한 감독이 누구보다 작금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 2018년 부임한 한용덕 감독은 부임 후 한 인터뷰에서 '육성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고 싶다'고 밝혔다. 당장의 성적에는 베테랑들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팀 개편을 위해서는 육성이 필요한 지금, 한 감독에게는 이 두 부문을 잘 조화시킬 능력이 필요하다. 내년은 한용덕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 해다. 육성과 성적의 갈림길에서, 한 감독은 적절한 조합점을 찾아야 한다.
 

안경달 gunners92@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기자 안경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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