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못하는 팀③] '잡담사·음주운전 은퇴' 삼성, 명가 DNA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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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을 마지막으로 2019 KBO리그 정규시즌 대장정이 끝났다. 누군가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을잔치에 참여하지만, 누군가는 탈락의 분루를 삼키며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가을야구에 올라가지 못한 5팀의 올 시즌을 돌아보고 다음 시즌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간략히 살펴봤다. 

한국프로야구(이하 'KBO') 원년부터 리그를 지켜온 팀이 있다. 1982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우승 8회, 페넌트레이스 1위 9회를 기록하며 '명문'의 반열에 오른 팀이다. 2011년부터 한국시리즈를 4연패하기도 했다. 페넌트 레이스 기준으론 5년 연속 리그를 재패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야기다.

'명가' 삼성은 두산 베어스에 왕좌를 내준 2015년을 끝으로 가을잔치에서 사라졌다. 2018시즌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아쉽게 6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을 빼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한수 감독 계약기간의 마지막 해였던 올해까지도 삼성은 가을야구 복귀 숙원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시즌 막판 성적이 더욱 하락세를 보이며 팬들을 실망시켰다.
삼성 라이온즈 신인 투수 원태인이 지난 8월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3회초 두산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솔로 홈런을 내준 뒤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뉴스1

◆ 들쑥날쑥 경기력, 외인 덕 보기도 힘들어

전반기까지 만해도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았다. 시즌 초반 20경기에서 8승12패로 공동 7위에 내려앉았던 삼성은 5월까지 24승32패로 5위와 5.5경기차 공동 6위에 올라있었다.

6월에 반등 기회가 있었다. 월간 팀타율 3위(0.276)를 기록한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35승45패를 기록하며 당시 5위였던 NC 다이노스와 4경기 차이만 났다. 이후 결과에 따라 지난 시즌처럼 가을야구 경쟁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5경기를 모두 패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더니, 8월 들어 월간 팀성적 꼴찌(7승15패)로 떨어져버렸다. 이 기간 실점(133점)은 가장 많이 한 반면, 가장 적은 득점(76점)을 기록하며 팀 분위기가 나빠졌다.

특히 마운드에서의 문제가 컸다. 지난 시즌 가을 경쟁에도 10승 투수가 전무했던 삼성은 시즌이 끝난 뒤 리살베르토 보니야와 팀 아델만 대신 저스틴 헤일리와 덱 맥과이어를 새롭게 영입했다. 국내 선발진으로는 베테랑 윤성환과 백정현, 최채흥과 신인 원태인이 기대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삼성의 시즌 초 선발 구상은 실패했다. 삼성은 이번 시즌 또다시 10승 투수 배출에 실패했다. 백정현과 윤성환이 각각 8승씩을 따내는 데 그쳤을 뿐이다.

전반기까지 13경기에 선발 출전, 3승5패 2.8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한 원태인은 후반기 7경기에서 1승3패 9.45의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프로 첫 해인 신인 투수가 처음부터 선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서 뒤로 갈수록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최채흥도 15경기 선발 출전해 4승6패 4.71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득점 지원이 크게 낮았던 것도 아니었다. 백정현은 경기당 평균 4.63점을 지원받았는데 이는 올 시즌 라울 알칸타라(KT 위즈) 유희관(두산 베어스) 케이시 켈리(LG 트윈스) 채드 벨, 워윅 서폴드(이상 한화 이글스)보다 높은 수치다. 이들 다섯 투수는 모두 시즌 10승을 넘겼다.

윤성환은 다소 낮은 경기당 3.78점의 득점 지원을 받았으나 이 역시 롯데 자이언츠의 브룩스 레일리(3.68점)보다는 높았다. 레일리는 그 와중에도 윤성환(145⅓이닝)보다 많은 181이닝을 소화하면서 퀄리티스타트는 19개나 달성했지만 윤성환은 10개에 그쳤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왼쪽)와 저스틴 헤일리는 모두 시즌을 온전히 치르지 못하고 짐을 싸야 했다. /사진=뉴스1

기대를 모았던 외인들의 활약도 미미했다. 맥과이어는 지난 4월 KIA, LG, 한화 등을 상대로 3승을 거뒀다. 특히 21일 한화전에서는 9이닝 13탈삼진 완벽투로 완봉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갈수록 변화구보다 속구 비율이 올라가면서 공이 밋밋해졌다. 특히 평균 구속 시속 140㎞대 후반에 달하던 속구가 평균 140㎞대 초중반에 머무르며 확실한 주무기로서 활용하기 어려웠다. 맥과이어는 결국 지난 8월1일 롯데전(2이닝 4피안타 1피홈런 7실점) 패배 이후 벤 라이블리와 교체돼 한국을 떠났다.

헤일리는 더 심해서 19경기 5승8패로 전반기 종료와 함께 일찌감치 짐을 쌌다. 특히 이닝은 87⅔에 머물렀고 퀄리티스타트는 단 6차례(31.6%)회만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선발출전시 평균이닝도 4.61이닝에 그치며 낙제 수준의 성적을 보였다.

후반기 팀에 합류한 라이블리는 2016년 이후 삼성 유니폼을 입은 11번째 외국인 투수다. 4년 동안 10명의 외국인 투수가 삼성 소속으로 KBO 마운드에 올랐지만 성공한 사례는 거의 드물다.

라이블리는 9경기에서 4승4패 3.95의 평균자책점으로 기본 이상을 했다. 9경기 동안 5이닝 이하로 기록한 경기는 지난 8월13일 SK전(5이닝 5피안타 4실점)과 8월25일 키움전(2이닝 7피안타 9실점) 뿐이었다.

특히 8월20일 한화전(9이닝 12탈삼진 완봉승)과 9월10일 KT전(8이닝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에서의 피칭은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하기 충분했다. 과연 라이블리는 릭 벤덴헐크와 알프레도 피가로 이후 지긋지긋하게 이어져 온 삼성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 레전드 박한이는 이번 시즌 중반 음주운전 사실이 밝혀지며 갑작스럽게 은퇴했다. /사진=뉴스1

◆ 음주운전, 잡담사… '명가' 자존심 찾을 때

이번 시즌 삼성과 관련된 논란은 엉뚱한 곳에서 터져나왔다.

먼저 지난 5월 팀 레전드 박한이의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한이는 5월27일 오전 8시35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도초등학교 주변에서 자신의 마세라티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우회전 과정에서 앞에 정차된 그랜저 승용차와 추돌하는 사고를 냈다.

당시 박한이는 전날 대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이후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술을 마셨다. 이후 다음날 운전대를 잡았다가 숙취로 인해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박한이는 현장에서 경찰이 실시한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65%가 나왔다.

그는 음주운전 사실이 밝혀진 후 도의적 책임을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 올해 40살로 KBO 현역 최고령 선수이자 2001년부터 삼성 유니폼만을 입고 통산 2127경기에 출전한 레전드의 마지막으로는 너무나 허무한 결말이었다.

박한이의 갑작스런 은퇴 충격이 사그라들때 쯤 이번엔 주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는 이번 시즌 이른바 '잡담사' 논란을 겪었다. /사진=뉴스1

강민호는 지난달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8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팀이 3-1로 이기고 있던 6회초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이성규의 진루타로 2루까지 나갔으나 맥 윌리엄슨의 타석에서 투수 김건국의 견제에 아웃당했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견제사를 당한 것도 아쉬웠지만 문제는 당하는 과정에 있었다. 2루에 있던 강민호가 투수가 투구 자세를 잡는 동안 롯데 유격수 신본기와 대화를 나눴고 그 사이 김건국이 재빨리 2루에 공을 뿌려 강민호를 아웃시키는 장면이 TV 중계에 그대로 송출됐다.

이닝은 그대로 종료됐고 삼성은 다음 이닝에서 롯데에게 3점을 내주며 3-4로 리드를 뺐겼다. 9회초 삼성이 2점을 내며 재역전을 성공하지 않았더라면 패배의 멍에를 강민호가 고스란히 뒤덮어 써야 할 상황이었다. 팀의 기강과 중심을 잡아야 할 베테랑들이 오히려 팀 분위기와 이름에 흠집을 냈다.

삼성은 9월에 10승13패를 기록하며 최악의 시즌은 피했다곤 하지만 여전히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자로 새로 부임한 허삼영 감독에겐 외국인 자원과 타선을 재정비할 숙제가 주어졌다. 3할 타자가 단 1명도 없는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음은 물론, 현재 투수 1명(라이블리)ㅡ타자 2명(윌리엄슨, 다린 러프) 체제인 외국인 선수 구성을 어떻게 할지도 문제다. 현재까지는 3명의 선수 그대로 내년 시즌을 맞을 가능성이 높지만 허 감독이 기존 타 팀의 운영 방식처럼 2투수·1타자 체제를 원할 경우 또다시 외국인 선수를 구해야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주전 투수인 윤성환이 1981년생으로 마땅한 국내 선발 대체 자원을 못찾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다. 백정현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채운다는 가정 하에 최채흥, 원태인 등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시즌을 온전히 보낼 수 있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삼성 전력분석팀장 출신인 허 감독의 무경험이 불안 요소일 수 있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팀을 다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조건도 된다. 더 이상 떨어지기 어려운 곳까지 떨어진 삼성이 내년에 명가 부활의 기치를 다시 내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경달 gunners92@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기자 안경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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