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수제담배시장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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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른 뒤로 수제담배를 피우고 있어요. 담뱃잎과 필터가 포함된 한갑 기준으로 2500원 정도이고 맨솔은 3000원 정도예요. 담배를 사서 피우면 한달에 들어가는 담배값이 어마어마한데 이렇게 만들어 쓰면 훨씬 경제적인 것 같아요.” (흡연자 김모씨)

“미국산 천연 담뱃잎을 공급해서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맛도 본인의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냄새가 나는 것은 연초랑 비슷한데 뭔가 연초보단 건강할 것 같은 향이에요. 피고난 뒤 담배 쩐내도 덜하고요. 나름대로 건강에 조금이나마 신경을 쓰는 듯한 느낌이에요.” (흡연자 박모씨)

/사진=뉴시스
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른 후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제담배시장이 커졌다. 수제담배는 담뱃잎을 직접 말아 연초담배와 유사하게 제조한 것을 일컫는다.

◆한갑에 2500원, 유해성 없는 천연담배?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제담배는 일반 담배의 절반 가격에 서민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로 전국적으로 판매업소 500여곳이 성업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제담배 시장규모는 전체 담배시장의 약 2%(연간 9000만 갑) 이상으로 추정되며 프랜차이즈 매장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제담배가게들은 유해 화학첨가물이 첨가되지 않아 보다 안전한 흡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 고객 취향에 맞춰 배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애연가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며 “시중에서 판매하는 담배 가격이 평균 4500원~5000원인 것에 비해 반값 꼴로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것도 이 시장이 커지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제담배는 담배사업법에서 규정하는 담배가 아니라는 것. 그러다보니 관련업계에서는 수제담배에 대한 관리와 규제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제담배 유해성 여부. 니코틴, 타르 및 각종 유해물질 여부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 절차가 미비하기 때문에 일부 판매자들은 “미국 농무부 검역을 받아 정식 수입된 천연 담뱃잎”이라며 “비소나 니켈 등 일반적인 담배가 갖는 유해 화학첨가물이 첨가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 수제담배/사진=뉴시스
하지만 지난해 3월 검찰에 구속된 수제담배 판매한 제조업체 일당이 판매한 수제담배를 조사한 결과 타르를 비롯한 각종 유해성분이 일반 연초보다 최다 100배 이상 더 검출 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애매한 법 규정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현행법상 담뱃잎만 파는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니나 담배제조업 허가 없이 담뱃잎과 필터를 종이로 말아 담배를 제조하는 것은 위법이다. 이에 표면상 담뱃잎을 판매한다며 가게를 차린 후 실질적으론 수제담배를 제조해 판매하는 편법이 생겨나고 있는 것.

현행법상 담배를 제조해 판매하려면 기획재정부와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수제담배는 정식 담배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현행법상 각종 담배규제조항 적용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이를 이용해 편법 영업을 하는 가게가 있다”고 말했다.

이 뿐 아니다. 수제담배는 담배사업법에서 규제하는 ▲화재 방지 기능 ▲담뱃갑 경고 문구 ▲주요 성분·함유량 적시 ▲홍보 및 마케팅 등 각종 관리와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특히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운 부분은 더 큰 문제다. KT&G 등 정상적인 과정을 통해 제조된 담배는 여러 세금이 붙어 1갑당 가격이 4500원 수준이나 적발된 이들은 절반 수준인 2500∼3000원에 팔았다. 이로 인한 국세 누수액만 연간 3000억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제담배를 담배 영역에 포함해 규제를 하든지, 유사담배로 넓게 봐서 규제할 것인지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등 다양한 담배 대체제가 나오고 수제담배 시장 시장규모도 함께 커가는 만큼 수제담배를 관리할 제도적 보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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