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의 전쟁, ‘채권입찰제’까지 꺼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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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입키로 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주 타깃이다. 정부가 원하는대로 집값 안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과거 시행 경험이 있는 채권입찰제 등의 추가대책도 거론된다. 부동산투기와 끝장을 보겠다는 정부의 의지에도 강남은 버티는 형국이다. 정부와 시장의 힘겨루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주>

[‘강남과의 전쟁’ 선택한 정부-중] 분양가상한제 이후 다음 카드는?

정부가 결정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조치가 전체 부동산시장의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제도 시행 전 서둘러 분양에 나서려는 단지가 있는가 하면, 6개월 유예에 들면서 한시름 던 단지도 있다.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분양가상한제 이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양가상한제가 과열된 시장을 잡는 ‘최후의 무기’는 아닐 것이란 시각에서다. 그렇다면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이후 어떤 카드를 쥐고 있을까.


/사진=뉴시스 DB

◆“시장과열 계속 주시한다”

“과열이 우려되면 더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겠다.”

부동산시장을 대하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여전히 강경했다. 김 장관은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정책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아니다”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부동산 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 방안’을 발표하며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확실히 적용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시행령 개정 직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언제든지 지정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과열이 우려될 경우 안정적인 시장 관리를 위해 더 강력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서 분양가상한제 지역을 각 ‘동 단위’로 지정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일부 몇개 동만 하겠다는 취지로 오해하는 분도 있지만, 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가격상승 우려 지역은 숫자에 관계없이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부동산시장 규제에 따른 시장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 단기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게 규제의 골자다.

지난해 9·13부동산대책은 정부의 기조가 얼마나 확고한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9·13대책은 대출 규제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 등 대출·세금·공급 방안 등을 총망라해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9·13대책이 발표되자 과열 주범으로 낙인찍힌 서울 아파트값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성과를 내는 듯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첫째주부터 올 6월까지 7개월 넘게 내림세를 보였다.

조사 표본이 전국의 모든 아파트를 포함하지 않아 실제 수요자들이 아파트값 하락을 체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대책 발표 전 1년 동안 9.18%의 상승률을 보였던 아파트값이 대책 발표 이후 오름폭이 1%대로 줄어든 것을 보면 아파트값 안정 효과가 시장에 어느 정도 작용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들어 시장이 다시 꿈틀대며 상승세를 탔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7월 첫째주 34주 만에 상승 전환된 이후 10주째 오름세다. 정부가 이 같은 분위기가 더 이상 확대되기 전에 분양가상한제를 다음 카드로 꺼낸 이유다.

◆분양가상한제, 그 다음은?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계속 옥죄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이어졌지만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로또 분양만 만들 뿐 과연 분양가상한제가 시장을 통제할 수 있겠냐’는 반문도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강남 아파트는 통제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를 제한하더라도 결국 시세는 뛰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대로 분양가상한제 카드로도 강남 아파트값을 잡지 못할 경우 정부는 다른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장관의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장에선 분양가상한제 이후 ▲채권입찰제 ▲주택거래허가제 ▲재건축 연한 및 임대주택 의무 비율 조정 등을 거론한다. 이 중 가장 유력시되는 카드는 ‘채권입찰제’다. 채권입찰제는 시세 차익의 일정 부분을 국채로 환수하는 제도다. 불로소득과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정부의 다음 규제 카드로 가장 유력시된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10·29대책을 통해 법률 초안까지 만들었다가 위헌소지 문제 등 반발이 거세면서 ‘주택거래신고제’를 대안으로 내놨던 ‘주택거래허가제’도 거론된다. 주택거래는 원칙적으로 무주택자에게만 허가하되 1주택자는 6개월 이내 기존주택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구입을 허가하며 매각을 하지 않을 경우 이행 강제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강남 일대에 몰린 재건축 아파트값을 진정시키기 위해 재건축 연한 조정 등도 꺼내들 수 있는 카드다. 다만 강남권 아파트는 대체로 40년 연한이 임박해 실효성은 의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상한제 이후에 채권입찰제 도입이 가장 유력시되지만 효과의 지속성은 장담할 수 없다”며 “재산권 침해 소지 등 반발 기류가 커 전체 시장을 아우르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추가 대책 도입 여부는 분양가상한제의 시장 안착 여부에 달렸다”며 “결국 채권입찰제 도입 가능성이 높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만큼 재건축 규제 등을 풀어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4호(2019년 10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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