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낮춰라”… 빨라지는 ‘제로금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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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제로금리’ 시대가 코 앞에 와 있다. 쥐꼬리만큼도 안되는 예금이자에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며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금융권에 의존해야하는 서민들은 여전히 고금리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고 심사마저 까다로워져 금리인하 체감을 느끼기 어렵다. <머니S>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리정책 방향과 저금리시대에서의 대처법 등을 짚어봤다.【편집자주】

[‘제로금리 시대’-①] 해 넘기면 예금금리는 ‘0%대’


글로벌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우리나라 시중은행 금리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인하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는 여전히 불확실성에 쌓여 있어 당분간 금리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에 수출 위축까지 더해져 경기하방 리스크는 더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는 ‘제로금리’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외국인 자금이탈이 우려된다. 하지만 환율 덕에 외국인 자금 수급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세적 금리인하의 조건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스1 DB

◆경기하방에 위축된 기업들

한국은행은 올 7월 기준금리를 1.50%로 25bp(1bp=0.01%포인트) 내렸다. 시장에서는 오는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1.25%로 종전보다 25bp 인하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호주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75%로 낮춰 1%대 벽이 무너졌고 미국도 올 들어 금리인하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 초중반대로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 반영됐다.

금리하락 배경은 경기전망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올 7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수정해 제시하며 종전보다 0.3%포인트 낮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말 이마저도 달성하기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보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버팀목인 수출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 규모는 447억달러로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경영여건이 어려워지자 기업들도 몸을 움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현대차 등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올 6월 말 사내유보금은 556조원으로 1년 전보다 25조4000억원(4.8%) 늘었다. 반면 설비투자 등을 의미하는 유형자산 취득액은 올 상반기 30조300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7조5500억원(19.9%)이나 쪼그라들었다.

사내유보금은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합한 수치로 배당이나 투자 등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유보금이 늘었음에도 투자가 대폭 줄었다는 것은 사업확장에 소극적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와 투자의 개선강도가 더디고 수출은 두자릿수 이상의 감소세가 계속돼 생산부진도 불가피하다”며 “현재의 경기와 물가 여건을 고려하면 이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언급했다.



◆“금리 여전히 높아… 더 낮춰야”

금리인하 정책은 경기부양책의 일환이다. 기업들은 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를 낮춰 조달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금조달 목적에는 운영자금과 함께 차환발행이 포함되는데 수출 등 버팀목이 약해진 상황에서 금리마저 높아지면 차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소득이 위축된 상황(경기하방)에서 비용이 증가하는(금리인상) 부담을 던다는 게 금리인하 정책의 핵심이다.

금리하락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글로벌 주요국의 통화정책과도 연관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1.75~2.00%로 낮췄다. 우리나라보다 50bp 높은 수준인데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금리차는 75bp로 벌어지게 된다. 시장에서는 인내할 수 있는 한미 금리차를 100bp 이내로 보고 있으며 한은은 올 들어 75bp선을 유지해 왔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나 한은은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 다소 모호한 입장을 보이지만 글로벌 주요국의 금리 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현 수준은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기준금리에 반영하면 실제금리는 1.9%로 볼 수 있다. 이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정도를 제외하면 신흥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달 기준금리를 낮추더라도 1.5%를 상회해 기준금리 인하 정책이 희석될 수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물가상승률은 감안한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일부 선진국들이 마이너스금리 정책까지 펴는 상황이어서 금리를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제로금리 시대 오나

추가로 금리를 낮출 경우 우려되는 부분은 외국인 자금이탈이다. 이머징마켓(신흥국시장) 금리가 선진국보다 낮으면 신흥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을 동기가 떨어진다. 시장에서 인내할 수 있는 한미 금리차를 100bp 이내로 보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채권시장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지난해 20조원 이상의 채권을 순투자해 연간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14조원 규모를 순투자해 수급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채권을 투자할 때는 금리와 환율을 더한 금리재정수익을 따지게 되는데 환율 영향으로 투자가치는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1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재정수익은 60bp, 7년 만기는 100bp를 넘어가는데 통상 50bp를 넘어서면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외국인 자금 수급에 관한 우려가 해소된 만큼 금리를 더 낮출만한 조건은 마련된 셈이다.

오창섭 애널리스트는 “현재 단기 국고채의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금리를 올리던지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정상화를 위해 확실한 기대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은은 명확한 금리인하의 시그널을 보여주기보다 시장에 맞춰가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국내경제 경기하강 및 디플레이션(물가하락) 논란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하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4호(2019년 10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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