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문턱은 높고… ‘제로금리’가 두려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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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제로금리’ 시대가 코 앞에 와 있다. 쥐꼬리만큼도 안되는 예금이자에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며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금융권에 의존해야하는 서민들은 여전히 고금리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고 심사마저 까다로워져 금리인하 체감을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다. <머니S>가 금리정책 방향과 저금리시대에서의 대처법 등을 짚어봤다.【편집자주】

[‘제로금리 시대’-⑤·끝] 저금리의 또 다른 그늘


은행문턱은 높고 사금융 '노크'
저금리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

저금리 여파로 대출이자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달 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 대출금리 역시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낮은 대출금리 탓에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은행들이 새로운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중)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것이란 의견이다.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자부담이 줄고 있지만 반기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은 여전히 2·3금융권 문을 두드려야 한다. 특히 최고금리 인하 후 대부업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져 이조차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린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스1 민경석 기자

◆기준금리 내리니 대출 증가세

지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50%로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금리 하락과 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8월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 평균 금리는 3.19%로 1996년 1월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이 모두 최저치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대출 금리는 2.29%,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2.47%로 전월대비 각각 0.20%포인트, 0.17%포인트 내렸다. 7월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당국의 가산금리 통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월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89조794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용대출 잔액이 105조2660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6479억원 급증했다.


다만 지난 9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한달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휴가철 요인으로 급등한 7~8월에 비해 신용대출이 줄었다. 분양물량이 줄어들면서 주담대 잔액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일시적 요인이 반영됐지만 금융권에선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는 예대율 규제가 개편된다. 가계대출 가중치는 115%, 기업대출 가중치는 85% 적용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공급 억제에 나선다. 예금-대출 간 비율인 예대율이 100%를 넘으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을 제한받게 된다. 따라서 은행이 예대율을 관리하려면 예금을 확대하거나 대출을 축소해야 한다. 대출 중에도 가중치가 큰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대출은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 규제를 앞두고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여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리하락’ 남 얘기… 저신용자의 절규

대출금리 하락에도 개인 신용등급이 7~10등급(최하 10등급)인 저신용자의 경우 시중은행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부업체 문을 두드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이들도 있다. 서민대출의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체에서 마저 대출을 거절당하면 불법 사금융까지 손을 댈 수 있다.

서민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대부업과 사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저신용자(신용등급 6등급 이하) 3792명 중 대부업체로부터 대출 신청을 거부당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4.9%였다.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업체들은 사업 규모를 줄이거나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 대부업체인 산와머니는 올 3월부터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지난해 대부업 신용대출 100건 중 88건은 거절됐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대부업 신용대출 이용자 수는 2017년 104만5000명에서 지난해 81만4000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추정치는 55만5000명이다. 대출 승인율은 2017년 13.3%에서 지난해 12.6%로 떨어졌다. 2002년 66%였던 대부업 최고금리는 2016년 27.9%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4%까지 낮아졌다. 업계에선 최고금리가 1%포인트 인하될 때마다 신규차주가 12만6000명씩 감소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저신용 이용자가 대부분인 대부업 특성상 최고금리가 20%까지 인하되면 대출이용자 50만명이 배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승보 한국대부금융협회장은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에게 긴급 생활자금을 공급해온 대부금융의 순기능이 소멸돼 불법사금융 이용이 증가될 것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서민금융상품 역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해당 상품을 이용하는 저신용자의 절반 가까이는 고금리 시장을 함께 이용하고 있었다. 햇살론 같은 서민금융 상품 공급이 재원 부족 탓에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많은 저신용자들은 고금리 업체에 추가 대출을 받고 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5월 말 기준 서민금융상품을 받은 채무자 164만3381명 중 77만4966명(47.2%)이 최소 1건 이상 추가로 고금리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서민금융상품은 고금리를 저금리 대출로 대환해주는 바꿔드림론을 비롯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저금리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 햇살론, 미소금융 등이다. 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대부업 등 고금리 시장에 다시 진입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제윤경 의원은 “고금리 시장의 대출을 갚기 위해 정책금융상품의 대출금을 돌려막기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서민들의 고질적인 생활비 등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악순환에 빠진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4호(2019년 10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혁주 simhj0930@mt.co.kr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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