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의 전쟁, ‘공급난→집값폭등’ 프레임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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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입키로 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주 타깃이다. 정부가 원하는대로 집값 안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과거 시행 경험이 있는 채권입찰제 등의 추가대책도 거론된다. 부동산투기와 끝장을 보겠다는 정부의 의지에도 강남은 버티는 형국이다. 정부와 시장의 힘겨루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편집자 주>

[‘강남과의 전쟁’ 선택한 정부-상]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잡을 무기?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강행키로 하면서 집값 향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시장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1977년 분양가상한제 최초 시행 이후 민간이 분양가를 통제받지 않은 시기는 1981년 6월~1982년 12월, 1999년 1월~2007년 9월 등이다. 이번 민간 분양가상한제의 주 타깃은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약발이 먹힐지, 본질은 해결하지 못한 채 풍선효과만 발생할지 정부나 시장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핀셋 타깃은 ‘반포·개포·잠원·대치’?

정부가 지난 8월12일 발표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민간택지 아파트의 분양가상한제 적용요건을 ▲투기과열지구 ▲재개발·재건축 입주자 모집공고 시점 이후 등으로 정했다.

통상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조합설립인가→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계획인가→이주 및 철거→입주자 모집공고’ 등의 절차를 밟는다. 즉 입주자 모집공고 이후 분양가상한제가 의미하는 것은 분양이 진행 중인 단지도 인근 집값 상승률 등에 따라 규제를 적용할 수 있는 사실상 ‘소급적용’인 셈이다.

현재 서울시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거나 신청한 단지는 61개 단지에 6만8000가구다. 40일간의 입법예고 기간 동안 총 4949명이 218건의 의견을 제출했다. 대부분 관리처분계획인가단계의 사업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제외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시행령을 보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 지침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거나 신청한 단지 중 시행령 개정 후 6개월 내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배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주 및 철거가 진행 중인 단지는 27곳으로 절반 이하가 유예기간 중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달 말 시행령이 개정되면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곧바로 심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과 경기 과천·분당·판교·하남·광명, 세종, 대구 수성 등 가운데 분양가 상승률, 주택거래량, 청약경쟁 과열이 발생한 지역은 심사 후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가 결정된다. 서울 61개 단지 중 28개 단지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몰려 있다. 정부는 이어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동’ 단위로 지정하는 이른바 ‘핀셋 규제’를 택했다. 같은 강남 안에서도 테남·테북(테헤란로 남쪽과 북쪽)으로 빈부격차를 나누는 게 강남 부동산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 한강변의 대단지 중 인근 신축아파트 시세가 비싸고 최근 청약경쟁률이 높은 반포동, 개포동, 잠원동, 대치동 등이 대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서초구 신동아1·2차, 강남구 대치쌍용1차 등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가 힘들 전망이다.



◆강남 타깃? 강북이 더 올랐는데?

일각에선 이 같은 핀셋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지난 4년간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분양가 상승을 주도한 지역은 비강남권인 만큼 오히려 ‘강북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재개발·재건축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5년 2056만원에서 2019년 3153만원으로 약 1100만원(53.3%) 상승했다. 특히 분양가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동대문(69%) 노원(41%) 서대문(33%) 마포·동작(32%) 등 비강남이었다. 강남(22%) 서초(18%) 송파(3%) 등은 상대적으로 분양가 상승률이 낮았다.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 등에 따라 강남 분양가 통제가 상대적으로 깐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강남 분양가 관리에 골몰하는 사이 강북이 조용히 올랐는데 민간 분양가상한제도 강남4구에 핀셋 적용하면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난→집값폭등’ 프레임의 진실은?

실수요자 입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공급난에 따른 기존 아파트값 상승이다. 1977년 분양가상한제 시행 당시에도 공급난과 집값 대란이 발생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분양가상한제가 분양물량에 의미있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기 전인 2004~2006년 사이 연평균 11만여가구였던 수도권 민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제도 도입을 앞둔 2007년(9월 이후 민간택지 적용) 19만4000가구로 대폭 늘었다. 규제를 피해 분양을 앞당긴 소위 ‘밀어내기’ 효과였다.

이후 2007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이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어지면서 2009년까지 연간 분양물량은 12만가구 안팎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책과 공급 확대정책을 쓰면서 2011~2012년 사이 연간 공급물량은 20만가구를 넘어섰다. 2014년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요건을 강화했지만 실제 적용된 사례는 없었고 2015년 분양물량은 35만7000가구까지 급증했다.

결론적으로 공급물량은 분양가상한제 영향보다 당시 부동산정책과 경기 상황에 더 민감했던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양 일정이 다소 지연될 수는 있어도 적용지역 지정에 따른 소수 사업장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게 돼 공급부족은 과장된 논리”라며 “다만 공급난 규모가 전방위 규제에 비해 덜할 뿐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재건축 3대 규제인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는 사업 초기 단계를 가로막는 요인이며 초과이익환수제가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양가상한제는 일반분양에 따른 수입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일반분양을 안할 경우 수익성에 타격도 없다. 반면 초과이익환수제는 분양수익과 관계없이 개발이익을 산정해 부담금을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4호(2019년 10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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