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 글로벌 톱 브랜드로 도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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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 글로벌 모델이 된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 브랜드 휠라가 글로벌 톱 브랜드로 도약한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2일 물적분할 방식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휠라는 휠라코리아(분할 신설회사)를 설립하고 분할회사는 휠라홀딩스(분할 후 존속회사)로 상호를 변경한다. 앞으로 휠라홀딩스는 상장법인으로 글로벌 업무를 총괄하고 비상장법인이 되는 휠라코리아는 국내 사업을 맡는다.

◆휠라,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그간 휠라코리아는 글로벌 휠라사업을 총괄해왔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사업부와 2011년 인수한 골프용품 브랜드 ‘아쿠쉬네트’ 등이 휠라코리아의 업무에 포함됐다. 하지만 휠라는 이번 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 회사와 사업 회사를 분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휠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모델로 선정한 것도 이런 계획의 일환이다. 휠라는 최근 방탄소년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진출국을 중심으로 방탄소년단과 함께 브랜드 위상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방탄소년단은 내년 초 브랜드 광고를 시작으로 휠라와 글로벌 행보를 같이할 전망이다.

휠라는 이미 글로벌기업의 모양새를 갖췄다. 휠라는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전개 중이며 해외부문 매출이 국내부문을 웃도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2조9550억원 중 국내 매출은 17% 수준(5000억원)에 불과하다. 아쿠쉬네트가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1조7976억원을 기록했고 미국 법인 휠라 USA도 5000억원을 벌어들였다.

글로벌시장에서 휠라의 입지는 더욱 더 탄탄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패션행사인 밀라노패션위크에 참석해 2020년 봄·여름(S/S) 시즌 컬렉션을 선보였다. 스포츠 브랜드가 밀라노패션위크에 단독으로 참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휠라는 지난해 9월에 이어 2년 연속 참가했으며 올해 패션쇼 규모는 지난해 2배 수준인 1500석으로 커졌다.

지난해 2월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FENDI)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펜디 로고의 ‘F’를 휠라의 ‘F’로 바꾸는 방식이었다. 펜디가 이런 협업을 먼저 제안한 것은 휠라의 브랜드 파워를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휠라 SS 2020 멘즈 앤드 우먼스 패션쇼. /사진=휠라코리아 제공

◆한국 법인에서 글로벌 본사로

1911년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휠라는 태생이 ‘해외파’다. 하지만 휠라가 다시 해외시장에서 기를 편 건 휠라코리아의 영향이 컸다. 1970년부터 스포츠웨어를 내놓기 시작한 휠라는 1980~1990년대 나이키, 아디다스와 견줄 만큼 성장했다. 하지만 유럽시장이 주춤하며 점차 뒤처지다가 2000년대 초반 파산 위기까지 몰렸다. 당시 한국법인에 불과했던 휠라코리아는 2007년 글로벌 휠라 본사를 인수했다.

하락세에 있던 휠라는 한국에 온 뒤 성장세로 돌아섰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휠라는 2013년부터 매출이 뒷걸음질 치다 2016년 국내 기준 310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같은 해 하반기부터 대대적인 리뉴얼에 나서면서 상황이 급반전 됐다.

당시 윤윤수 휠라그룹 회장은 아들 윤근창 대표에게 브랜드 개편을 주문했다. 휠라의 100년 역사를 내세운 헤리티지 상품으로 승부를 보자는 것. 이후 휠라는 자사 옛 디자인을 참고하거나 개편한 제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유행했던 큰 로고 티셔츠, 1970년대 휠라의 테니스화 등을 본뜬 제품들이 속속 출시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휠라 고유의 헤리티지와 현대적 감성을 결합한 제품은 ‘뉴트로’(new+retro·새로운 복고)에 열광하는 1020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기존 중장년층이 사던 구닥다리 브랜드에서 밀레니얼세대(1980~2000년대 출생한 인구)가 찾는 젊은 브랜드로 부활한 것.

가장 큰 히트작은 ‘디스럽터2’다. 이 제품은 1997년 출시된 디스럽터의 후속 버전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어글리 슈즈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게 바로 이 제품이다. 디스럽터2는 2017년 7월 출시 이후 2년간 국내외에서 1200만켤레 이상 팔렸다. 지난해 미국 신발 전문 매체인 풋웨어뉴스는 ‘2018 올해의 슈즈’에 휠라 디스럽터2를 선정하기도 했다.

가격을 낮춘 것도 주효했다. 윤 회장은 중국 푸젠성 진장 지역에 ‘휠라 글로벌 소싱센터’를 건립하면서 생산 단가를 대폭 낮췄다. 휠라의 주 타깃층이 1020세대인 점을 고려해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과거 휠라코리아의 기능성 운동화가 20만원을 웃돈 것과 달리 ‘디스럽터2’, ‘코트디럭스’ 등 히트 상품들은 6만9000원에 출시됐다. 

유통 전략도 전환했다. 백화점이나 가맹점 위주였던 유통 채널을 대형 신발 편집숍과 온라인으로 다변화했다. 온라인 편집숍 무신사를 통해 단독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임대 수수료나 창고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디스럽터2. /사진=휠라코리아 제공

휠라는 브랜드 이미지 리뉴얼과 획기적인 경영 전략, 과감한 투자 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휠라의 매출 규모는 2016년 9671억원에서 2017년 2조5303억원, 2018년 2조9546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다. 특히 패션업계 불황 속에서 3조원 가까운 매출을 낸 것은 드라마틱한 정도라는 평가다. 

2016년 브랜드 리뉴얼 당시 일각에서는 휠라의 인기가 단기적인 유행에 그칠 거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약진을 보면 휠라가 안정적 성장세에 돌입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이번 지주사 전환으로 글로벌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휠라코리아 국내사업부문은 글로벌사업 지주와 합쳐져 있어 비용 쪽에서 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물적분할에 따라 경영 효율성과 비용부문의 투명성을 함께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은 silver@mt.co.kr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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