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담배 '유해성' 논란… 오해와 진실은?

김도환 한국전자담배협회 회장 "시장 죽이는 행위, 세금 올리려는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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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 폐질환 530건. 이 중 사망자 8명.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으로 의심되는 폐질환 사례 및 사망사례가 보고됐다. 이들이 흡연한 것은 ‘대마’성분이 포함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미국 보건당국은 이들이 대마성분인 THC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포함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11일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 계획을 발표했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주요 담배 도·소매 업체들은 이런 향이 나는 포드에 대한 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 지난달 20일. 보건복지부는 미국 사례를 배경으로 국내에 시판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사용자제 권고조치를 내렸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유해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것. 이 뿐 아니라 정부는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 인상, 디바이스 홍보 및 마케팅 금지, 담배 광고 외부 노출 금지, 전자담배 가향 금지 등 다양한 규제를 검토하고 나서면서 업계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소매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자담배 액상/사진=머니S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하라.” 정부 발표 이후 20여일이 지났다. 액상 전자담배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현재 국내에는 지난 5월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출시된 이후 KT&G의 ‘릴 베이퍼’ 등이 판매되고 있다. 소규모 제조업체까지 포함하면 그 종류는 70여가지에 달한다. 담배업계는 현재 국내 제품 중에는 “문제가 되고 있는 대마 성분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안전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80만에 육박하는 액상형 전자담배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지는 모양새. 전국 2000개에 달하는 액상전자담배 판매점은 직격탄을 맞았다. 

◆문제는 대마성분… “시장 죽이는 행위” 

“정부 발표 이후 매출이 반토막으로 줄었어요. 미국에서 발생한 마약 사건을 정상적인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적용시키다니요. 무책임하게 이 시장을 다 죽이는 행위죠.” 

한국전자담배협회가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 권고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이 알려진 사실과 다르며 결국 증세를 위한 꼼수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도환 한국전자담배협회 회장/사진=머니S
김도환 한국전자담배협회 회장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으로 중증 폐질환에 걸렸다는 미확인 정보가 사실로 알려지면서 전자담배 산업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정상적인 액상형 전자담배와 폐질환과의 인과관계 사례 보고는 단 한건도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발표한 폐질환 사례 핵심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아닌 ‘대마성분인 THC’에 있다. 국내의 경우 THC는 마약류로 지정돼 수입 유통자체가 불가능한 물질.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물질이 포함된 제품의 경우 수입이 불가하고 ‘화학물질 사전신고제도’에 따라 수입되는 팟과 기타 액상에서 THC는 물론 THC가 함유된 제품은 통관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영국, 캐나다 보건당국 역시 액상형 전자담배가 위험이 없지 않지만, 불법 대마성분이 포함된 액상의 사용을 하지 말라는 권고에 그쳤다”며 “이러한 외신보도를 정부가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장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을 궤멸시키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제조사는 물론 판매점 매출도 반토막 이상 났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특히 중국에서 팟을 수입하고 있는 폐쇄형(CSV) 액상 전자담배 주력 제조사들은 통관 기준이 강화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제조업체 한 대표는 “정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밑도 끝도 없는 관세청과의 핑퐁게임이 몇주째 지속되면서 아직도 통관이 안 되고 있다”며 “수출필증을 이미 발행했는데 원료의 뿌리까지 달라고 하는 식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연초보다 비싼 세금? 형평성에 어긋나 

전자담배협회는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이 증세를 위한 ‘꼼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담배 관세 현황 및 세율 수준의 적정성 검토 계획’을 발표하면서 과세형평성이 문제가 될 경우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액상형 전자담배의 세율을 조정(실질적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증세 개념보다 과세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다만 과세가 되면 합리적인 과세선이 나와야하는 데 지금 정부 기준은 그렇지 않다”며 “정부는 과거 액상형 전자담배 과세 기준을 마련할 때 액상 1ml 를 12.5개비라고 정했음에도 ‘쥴’ 출시 이후 돌연 팟(0.7ml) 1개를 담배 1갑(20개비)로 정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부가 주장하는 과세형평성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체 담배 시장의 약 0.7%,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으로 범위를 좁혀도 약 15% 점유율에 불과한 CSV 전자담배를 기준으로 전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과세 기준을 정하려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디바이스/사진=머니S
만약 정부안대로 세금이 오른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현재 3만원대 중반에 판매되는 30ML 액상(10~12갑)의 경우 세금만 5만3970원이 붙는다. 이 경우 소비자 판매가는 최소 9만원대. 일반 연초담배 한 보루(4만5000원)보다 2배 가까이 비싸지는 셈이다.

김 회장은 “합리적인 증세라고 한다면 안 받아들일 이유가 없지만 이건 시장 자체를 한순간에 궤멸시키는 행위”라며 “실제 사용자 대상으로 담배 20개비에 대한 기준을 맞춰야 된다. 정부가 말하는 기준과 실제 사용자 기준 갭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협회는 2016년 실시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액상 1ml는 궐련담배 5.2개비, 담배 1갑은 3.83ml라고 주장했다. 이마저도 디바이스 출력 강화 등을 고려할 때 액상소모량이 높아져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농도 제한으로 인해 저함량 니코틴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외국에 비해 높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세계적으로 궐련담배와 전자담배를 동일한 과세를 추진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고 현재도 세계 톱 수준”이라며 “액상 전자담배에 대한 합리적인 과세 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음성시장 없애는 탈출구…대체재로 인정돼야 

협회는 전자담배 시장을 음지로 몰 것이 아니라 음성시장을 없애는 탈출구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흡연자 권리를 위해 흡연자의 권리를 억누를 것이 아니라 비흡연자와 흡연자의 권리를 양쪽다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전자담배가 ‘몸에 좋냐, 안좋냐’ 시각으로 볼 게 아니라 ‘얼마만큼 안 좋은가’에 대한 물음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식약처가 과거 내놓은 기체테스트 결과에서도 전자담배가 연초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덜 해롭다는 사실이 입증돼 있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담배에 대한 대체재로 인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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