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못하는 팀⑤] 값진 경험 쌓은 KT, "LG·NC 비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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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을 마지막으로 2019 KBO리그 정규시즌 대장정이 끝났다. 누군가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을잔치에 참여하지만, 누군가는 탈락의 분루를 삼키며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가을야구에 올라가지 못한 5팀의 올 시즌을 돌아보고 다음 시즌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간략히 살펴봤다.

KT 위즈 선수들이 지난달 23일 수원 KT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KT 위즈에게 있어 2019년은 창단 이후 최고의 해였다. 2015년 KBO 1군 무대에 합류한 이후 최하위권만 전전하던 KT는 올 시즌엔 마법사가 마법을 부린 것처럼 가을잔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시즌 개막 후 5월 전까지 KT는 10승22패로 단독 10위에 그쳤다. 4월 팀 타율은 0.246으로 10위 SK 와이번스(0.245)에 살짝 앞섰을 뿐이었다. 이때만 해도 이 팀이 후반기 타율 5위(0.272)에 리그 전체 팀타율 4위(0.277)의 맹타를 휘두를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KT의 가장 무서운 점은 발전 가능성이다. 베테랑과 신예들의 적절한 조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여기에 신임 이강철 감독의 리더십까지 더해진 KT의 반등은 어쩌면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 타석에선 강백호, 마운드에선 '10승 3명'
KT 위즈 타자 강백호가 지난 8월2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회말 만루 홈런을 터트린 뒤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올 시즌 강백호는 KT의 '5위 추격전'에서 가장 핵심적인 선수였다. 1999년생인 강백호는 지난해 2차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첫 해 약관의 나이로 138경기에서 153안타 29홈런 0.290 타율의 '탈신인급' 활약을 보인 강백호는 이번 시즌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강백호의 이번 시즌 성적은 117경기에서 147안타 13홈런에 타율 0.336이었다. 안타수와 홈런수가 줄었지만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오히려 뛰어났다.

일단 볼넷과 삼진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났다. 지난 시즌 강백호는 52번의 볼넷과 124회의 삼진을 당하며 삼진 당 볼넷 비율이 0.42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강백호는 지난해보다 훨씬 적은 타석에(527→438) 섰음에도 61번의 볼넷을 기록하는 동안 삼진은 87번에 그쳤다. 삼진 당 볼넷 비율도 0.70까지 올라갔다. 덩달아 출루율까지 0.356에서 0.416으로 올라, NC 다이노스 양의지(0.438)에 이어 리그 전체 2위에 올랐다.

수비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강백호는 지난해 총 6번의 실책으로, 한화 이글스 이용규와 함께 공동 1위였다. 슈비율 역시 0.952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올해는 실책이 단 3개에 그친 데다 수비율도 0.980으로 크게 끌어올렸다.

심지어 지난 시즌보다 수비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음에도 훨씬 나은 수비력을 선보였다. 강백호는 지난해 539⅓이닝을 수비에 나선 데 비해 올해는 622⅔이닝을 외야에 섰다.

강백호는 꾸준함도 증명했다. 그는 지난 6월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가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수비 도중 신본기의 파울 타구를 잡다가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과정에서 기둥에 튀어나와 있던 나사에 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 부상으로 강백호는 8월초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전반기 103안타 8홈런 0.339의 타율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던 강백호였기에 부상 회복 후 얼마나 타격감을 빠르게 찾을지가 관건이었다. 한 달이 넘는 부상 기간이 타격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강백호는 복귀전이었던 지난 8월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안타를 때려내더니 후반기를 112타수 44안타 5홈런 0.328의 변함 없는 모습으로 마무리했다.

KT의 반등에 강백호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번 시즌 KT의 핵심타선은 '다이너마이트'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강백호를 필두로 김민혁(127경기 131안타 22도루 0.281), 베테랑 유한준(139경기 159안타 14홈런 0.317), 황재균(124경기 127안타 20홈런 0.284), KT 입단 3년차였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142경기 168안타 24홈런 0.322)까지. 이 5명이 합작한 타점만 해도 354점에 달했다.

무엇보다 프로 데뷔 2년차에 불과한 신인 선수가 시즌 내내 3번 타순에서 상위 타선과 중심 타선을 이어준 공이 컸다. 2년차에 오히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강백호의 모습은 KT의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KT 위즈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라울 알칸타라, 배제성(왼쪽부터)은 이번 시즌 각각 10승을 넘기며 구단의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사진=뉴스1

그 사이 마운드에서는 투수진이 역대급 맹활약을 펼쳤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13승10패)와 라울 알칸타라(11승11패), 배제성(10승10패)이 이번 시즌 모두 10승을 넘겼다.

올 시즌 선발투수 3명 이상이 10승을 넘긴 팀은 상위권 팀인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등이다. 상대적으로 선발 마운드에 고민을 안고 있던 NC 다이노스는 이재학과 구창모만 10승에 턱걸이했다. 상대적으로 강타선을 보유한 NC에게 KT가 끝까지 도전할 수 있었던 건 마운드 위에 있던 '믿을 맨'들의 활약이 컸다.

세 선수는 KT 자체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전까지 KT에서 10승 이상을 올렸던 선수는 2015년 12승10패를 기록한 크리스 옥스프링 뿐이었다. 토종 선발투수 10승 달성을 비롯해 두자릿수 승수 투수 2명, 외국인 투수 동반 10승 달성 모두 구단 역사상 처음이었다. 

이들에 더해 김민(6승11패 5.03 평균자책점)과 김민수(4승2패 5.91) 등 젊은 투수들도 좋은 투구 내용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김민은 승수에서 배제성에게 밀렸지만 퀄리티스타트(10회)는 오히려 배제성(7회)보다 높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김민수도 선발로 11경기 등판해 4승을 챙겼다. 여기에 25홀드를 기록한 주권과 17세이브를 달성한 이대은까지, KT의 약진은 투타에서 젊은 선수들의 든든한 활약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 중요 순간 약점 노출… 같은 기회 두 번 걷어차선 안된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오른쪽)이 지난 6월18일 서울 고척돔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황재균이 득점하자 함께 축하하고 있다. /사진=뉴스1

투타의 역대급 맹활약에 KT는 한 때 공동 5위에 올라섰다. 지난 8월31일 경기에서 KT는 한화를 6-1로 제압하며 같은 날 키움에게 3-9로 진 NC와 승률 5할로 동일 선상에 서는 데 성공했다.

분위기도 KT에게 유리했다. NC가 8월 한 달 간 12승12패로 불안정한 경기력을 보인 데 반해 KT는 14승10패로 월간 성적 2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탔다. 남은 경기에서도 KT는 상대전적 우세인 팀들을 더 많이 만나는 데다 가장 중요한 일전이었던 NC와의 마지막 2연전이 수원에서 잡혀 있었다.

하지만 KT는 주어진 기회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KT는 지난달 12일 잡혀있던 NC와의 맞대결 전까지 열린 9월에 2승4패로 불안감을 노출했다. NC전 직전에 가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원정 2연패가 결정타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에게 상대 전적에서 8승3패로 크게 우세했기 때문에 더욱 뼈아픈 패배였다.

반면 NC는 KT와의 경기 전까지 치러진 7경기에서 4승3패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특히 KT와의 지난달 12일 맞대결 직전 가졌던 두산과의 일전에서 리그 다승 1위 조쉬 린드블럼을 맞아 귀중한 1승을 챙긴 게 컸다.

KT는 분위기를 탄 NC에게 결국 가장 중요한 홈 2연전을 모두 내주며 가을 경쟁에서 탈락했다. 젊은 선수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흔들리며 패해선 안되는 상대에게 패한 것이 팀 사기와 추진력을 저하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NC는 이 시리즈 후 파죽지세로 내달려 9월 승률 공동 1위(12승7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창단 이후 단 2시즌(2013년, 2018년)을 제외하고 모두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경험'의 힘이었다.

그럼에도 KT 역시 그동안 쌓지 못했던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경쟁권에서 다툰 저력은 다음 시즌 같은 상황이 찾아올 경우 선수들에게 약이 될 것이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올해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은 이강철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강철 감독은 시즌 일정이 모두 마무리한 후 "승률 5할(시즌 71승71패2무)을 달성한 데 의미가 있다"라며 "내년 시즌에 더욱 좋은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의 경험을 이어가려면 지금의 상승세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특히 내년이면 39살이 되는 유한준의 대체자원과 주전-백업 간의 기량 차이는 이강철 감독이 반드시 넘어야 할 숙제다. 창단 이후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KT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까지 완만하지만 분명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KT 위즈의 마법이 내년 시즌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안경달 gunners92@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기자 안경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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