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경투자 vs 지방 원정투자, 둘 다 늘어난 이유

 
 
기사공유
#1. 1967년생 진선미씨(가명)는 몇년 후 은퇴에 대비해 최근 주말마다 서울 부동산투자를 상담받기 위한 원정을 다닌다. 자녀들이 서울 대학에 다니느라 독립하고 은퇴 후엔 굳이 고향에 남을 이유가 없어진 데다 주변 동료나 친구도 하나둘 서울로 정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노년에 대형병원이나 문화 인프라가 잘된 대도시에서 생활하고싶고 지방 아파트값은 계속 내리는데 강남과 용산은 상승가치가 높아서 상경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 지난 몇년간 조선업 침체와 아파트 공급과잉으로 집값이 하락한 경남 거제와 울산 등 지방 대도시에 서울 사람의 원정투자가 늘어났다. 정부가 서울을 포함한 투기지역 부동산의 대출과 세금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큰손들이 지방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특히 집값이 더이상 내려갈 수 없을 만큼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되는 제조업 기반도시일수록 이런 원정투자 현상이 두드러진다.
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뉴스1

◆"갈 곳 잃은 부동자금 묻지마투자 위험해"

지방 사람은 서울로, 서울 사람은 지방으로 가는 부동산투자 기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서울 강남권에서는 아파트 4채 중 1채 꼴로 지방의 '현금부자'가 매입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8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7702채로 이중 서울 외 거주자가 산 집이 1806채(23.4%)에 달했다.

지방 큰손의 강남 상경투자는 지난 2년 새 계속 늘어났다. 강남은 2017년 매매가 이뤄진 아파트 7357채 중 1667채(22.6%)가 지방 사람에 의해 거래됐다. 지난해에는 이 비중이 24.3%, 올해는 8월까지 24.6%로 계속 증가했다.

서초는 2017년 18.4%→2018년 19%→올해 20.7%로 증가했다. 강동도 2017년 22.1%→2018년 24.4%→올해 24.6%로 늘었다. 송파는 2017년 21.7%→25.7%로 증가했다가 올 들어 23.1%로 약간 줄어들었다.

민 의원은 "정부의 각종 부동산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자 지방 사람들의 상경투자를 부추겼다"며 "앞으로 3기신도시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지방의 현금부자가 서울 아파트를 더 사들여 집값 상승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서울의 하향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경남과 울산 등은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 1~8월 경남에서 거래된 주택 가운데 서울 사람이 매수한 경우는 총 5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7% 급증했다. 경남 전체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는데 서울 사람의 집 쇼핑은 늘어난 것이다.

특히 거제에서 집을 산 서울 사람이 크게 늘었다. 서울 사람의 거제 주택 매입은 지난해 1~8월 24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150건으로 6배 증가했다. 울산의 경우 서울 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지난해보다 34% 증가한 114건을 기록했다.

이같은 지방 대도시들의 공통점은 기반산업인 제조업이 침체돼 부동산경기가 급격히 나빠졌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이 최근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돼 서울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으로 봤다. 경남 집값은 3년4개월째 내리며 이 기간 동안 아파트값이 17% 하락했다. 거제 아파트값은 2016년 9월~2019년 9월 3년간 30% 넘게 빠졌다. 창원과 울산도 같은 기간 아파트값이 각각 22%, 16% 하락했다.

규제가 느슨한 것도 지방 원정투자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일부, 부산 일부, 세종 등 규제지역은 대출규제뿐 아니라 세금부담이 크다. 1주택자 이상은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금지됐고 고가주택을 보유한 경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가 강화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자금이 넘쳐나자 투자수요가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전국적인 아파트 쇼핑이 극성"이라며 "지방은 투기적 수요에 의해 부풀려질 경우 변동성 커 실수요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126.88상승 4.4313:13 11/14
  • 코스닥 : 662.65상승 0.813:13 11/14
  • 원달러 : 1170.50상승 2.713:13 11/14
  • 두바이유 : 62.37상승 0.3113:13 11/14
  • 금 : 61.48하락 0.6813:13 11/14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