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물 만난 ‘가리봉 흙수저’

CEO In & Out /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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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국내 렌털업계 1위 웅진코웨이의 유력한 새 주인으로 떠올랐다. 방 의장은 2015년 엔씨소프트에 4000억원을 투자하고 2017년 캐나다 모바일 게임사 카밤을 9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게임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지난 상반기 넥슨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뒤 시선을 이종산업으로 돌렸다. 이어 최근에는 웅진코웨이 지분 인수에 뛰어들면서 ‘구독경제’ 진출과 ‘현금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사진=임한별 기자

◆2017년 이후 실적 줄곧 내리막

넷마블은 지난 14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설 것을 공식화했다. 인수 대상이 되는 웅진코웨이의 지분은 25.08%이며 거래대금은 1조8300억원이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의 1대 주주로 경영권을 확보한다. 넷마블은 “현재까지 다양한 산업에 투자를 진행해왔지만 비게임사 대상 투자는 소규모이고 수익창출 규모도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이에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웅진코웨이 인수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웅진코웨이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넷마블은 이르면 이달 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선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거래는 원만하게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5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넷마블은 시가총액 13조원으로 ‘게임대장주’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해 연간 매출 2조4248억원, 영업이익 5096억원, 당기순이익 3627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넥슨을 누르고 1위 게임업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히트작을 내지 못한 채 연간 매출 2조213억원, 영업이익 2417억원, 당기순이익 2149억원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 넘게 줄어든 처참한 결과였다.

방 의장은 추락하는 넷마블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백약이 무효했다. 이 시기 그가 2년에 걸쳐 준비한 ‘방탄소년단’과의 컬래버레이션 게임 ‘BTS월드’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또 방 의장이 “넥슨의 유무형 가치는 한국의 자산이다. 해외 매각 시 대한민국 게임업계의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며 지난 1월 출사표를 던진 넥슨 인수전도 무위에 그치며 넷마블의 앞날을 어둡게 했다.



◆이미 예견된 이종산업 진출

이 와중에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소식이 전해졌고 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을 내놨다. 넷마블이 그간 카밤, 잼시티를 인수하는 등 게임산업에 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고 10조원 규모의 넥슨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던 만큼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실적부진의 해결책도 게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 의장이 걸어온 길과 그의 성격을 감안하면 웅진코웨이 인수 참여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는 남들이 예상하지 못한 결정을 내리고 시장트렌드에 대응해 선제 전략을 펼치는 인물이다. 특히 2011년 5년간의 야인생활을 마치고 넷마블에 복귀한 방 의장이 모바일사업에 전념해 기업 위상을 업계 2위로 수직 상승시킨 사례는 유명하다. 당시 게임업계는 모바일게임을 두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형편없어 돈이 되지 않는 시장’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방 의장은 2012년말 ‘다함께 차차차’의 성공을 시작으로 2013년 ‘모두의 마블’, 2014년 ‘세븐나이츠’, 2016년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모바일게임의 선두주자가 됐다.

방 의장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산업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줄곧 밝혔다. 그는 지난해 2월 열린 제4회 NTP에서 “우리는 모든 신사업에 관심이 많다”며 “다양한 회사를 만나고 협의과정도 거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3월30일 주주총회에서도 “인공지능(AI)과 문화콘텐츠 등 미래사업을 준비하겠다”며 사업다각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넷마블, “잠재력있는 기업 계속 인수할 것”

방 의장이 이번 인수로 노리는 효과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구독경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게임산업의 부진에 상관없는 안정적인 수입원의 구축이다. 넷마블 측은 “글로벌 구독경제가 2020년 5300억달러(약 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생태계와 충돌도 발생하지 않고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하다. 코웨이의 경우 2018년 매출 2조7000억원, 영업이익 5200억원, 고객 계정수 701만개로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넷마블은 스마트홈 구독경제시장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이 축적한 AI·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과 웅진코웨이의 구독경제 모델을 더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그들의 분석이다.

웅진코웨이 인수 후에도 방 의장과 넷마블의 다각화 행보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서장원 넷마블 부사장은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스마트홈 구독경제시장에서 잠재력 있는 기업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웅진코웨이 인수 후에도) 차입금이 사실상 없어 인수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아직 우선협상자 지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안은 이번 인수를 마무리한 후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프로필
▲1968년 서울 출생 ▲1999년 아이팝소프트 사외이사 ▲2000년 넷마블 최고경영자(CEO) ▲2004년 CJ인터넷 CEO ▲2011년 CJ E&M 총괄상임고문 ▲2014년 넷마블게임즈 의장 ▲2018년 넷마블 의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615호(2019년 10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soonn@mt.co.kr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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